1997년 11월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외환보유고는 20억 달러에 불과했다. 더이상 버틸 수 없게 된 김영삼 정부는 11월 22일, 국가부도 즉 디폴트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30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했다.6·25 전쟁후 한국인이 가장 큰 고통을 겪은 IMF사태였다.IMF는 대한민국에 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가혹한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재계 1, 2위를 다투던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됐고, 많은 직장인들이 해고됐다. IMF의 권고로 은행 대출이자가 30%까지 치솟자 빚더미에 몰린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1997년 연말, 대한민국을 강타한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는 한국인들에게 6·25 전쟁 다음으로 큰 고통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그해 11월22일, 정부는 외환 부족에 따른 국가부도, 디폴트를 선언하고 IMF에 300억 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했다.연초부터 기업들의 방만한 빛더미, 차입경영으로 그해 한보철강과 기아자동차가 부도를 내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당시 주요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00%가 보통이었다. 여름에는 동남아 일부 국가들이 외환부족 사태가 벌어졌다.김영삼 정부는 1995년 대한민국이 선진국 모임으로 불리는 OE
1942년 발표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異邦人)’은 20세기 프랑스 지성을 대표하는 문학이다.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1천만권 가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방인’은 인간이라는 존재, 삶이 얼마나 우연하며, 규범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조리한 것인지를 역설하는 실존주의 철학을 담고 있다.‘이방인’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은 주인공 뫼르소가 해변에서 사람을 권총으로 쏘아 죽인 살인자가 돼서 재판을 받으며 범행 동기를 “태양 때문에”라고 한 것이다. “내일을 향해 쐬라”(1969) 같은 영화 등 온갖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딸 결혼식 문제가 큰 파문을 일으키자 “영자역학 공부를 하느라 (딸 결혼식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결혼식장을 국회로 잡고 청첩장에 카드결재 기능을 넣은 것을 둘러싼 비판에 대한 해명이었다.양자역학은 어렵다. 양자역학 연구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물리학을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최민희 의원이 양자역학 책을 보면서 공부를 했던 것은 맞는 이야기 같다. 최 의원이 문제의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골치가...” 운운하면서 심하게 인상을
지난 21일 일본의 총리대신, 수상(首相)으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는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지도자가 됐다.1885년 일본에서 내각제가 시작돼 이토 히로부미가 첫 총리가 된 뒤, 104대 총리, 무려 140년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총리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전통에 충실한 나라, 일본의 보수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일본은 우리나라나 미국과는 달리, 입헌 군주제(立憲 君主制) 국가다. 영국처럼 왕이 통치구조의 정점(頂点)에 있는 천황제(天皇制) 국가인 것이다.1945년 태평양 전쟁에서 승리, 일본에 진주해 군정 통치에 나선 미
1980년대 초반 운동권 대학생들은 조용필을 몹시 싫어했다.자신들은 전투경찰에 맞아가며 전두환 정권에 맞서 시위를 하다가 군대와 감옥으로 끌려가는데,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조용필의 노래들은 거슬리기만 했다.‘아침이슬’, ‘임을 위한 행진곡’과 ‘창밖의 여자’, ‘고추잠자리’는 상극이 아닐 수 없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나 ‘여행을 떠나요’ 같은 노래는 전두환 정권의 문화적 방패로 치부됐다.역대급으로 길었던 2025년 추석 연휴의 주인공은 조용필이었다.KBS가 추석인 지난 6일 저녁에 방송한 광복 80주년 기념 조용필 공연 녹화방
지난 1일 제77주년 국군의날 행사는 역대 국군의날 중 가장 조용하게 치러졌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야기한 이재명 대통령의 군에 대한 태도, 경계심 때문으로 보인다.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은 2025년 국군의날의 상징했다. 윤석열 정권 붕괴에 큰 공을 세운 박 대령은 헌법가치를 수호한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그는 대통령을 향해 거수경례하며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이 북한 GDP의 1.
2025년판 한류의 중심에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헌터스’, ‘케데헌’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는 한국 호랑이 ‘더피’다.호랑이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몸집이 크고 사나운 맹수다. 한반도에 서석했던 호랑이, 즉 시베리아 호랑이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케데헌의 호랑이 더피는 작고 귀여운 애완동물로 그려졌다. 우리나라 전통 민화(民畵)속에 묘사된 해학적인 모습 그대로 케데헌에 등장했고, 하는 행동도 그렇다.더피의 인기로 요즘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문관 기념품 샵에서 토종 호랑이 캐릭터는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고 한다.
공자(孔子, BC 551~BC 479)는 인류의 큰 스승이자 신의 반열에 오른 사람이다.우리 선조들은 유교의 시조인 그를 숭배했다. 세상의 진리, 옳은 이야기는 곧 ‘공자말씀’으로 통했다.백과사전은 공자를 고대 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정치인이자 사상가, 교육자이자 문학가라고 설명한다.고대(古代)의 동서양이 다 그랬지만,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전쟁으로 날을 새던 시기였다. 포로와 땅을 차지하기 위한 열국들의 전쟁, 죽고 죽이는 권력 다툼이 그치지 않았다.공자는 숭고한 사상과 더불어 정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자는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최근 본인의 언급으로 미루어 APEC 방한이 굳어진 상황으로 보인다.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새로운 한중관계 설정의 필요성, 중국이 내년 APEC 주최국이기 때문에 참석이 불가피하다.일본의 총리는 현재 공석이지만, 그동안 관례와 이재명 정부의 한일협력 기조상 일본 총리의 참석에는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 모인 시진핑과 푸틴, 김정은 세 사람을 놓고 언론은 ‘반미(反美)연대’라고 불렀다.정확하게는 공산독재자 연대이다. 1917년 레닌의 볼세비키가 러시아 혁명에 성공한 뒤 2차대전을 계기로 앞다퉈 탄생했던 사회주의 국가중 오늘날까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 뿐이다.그런데 중국과 러시아의 체제는 사회주의가 아니다. 정치만 공산당 일당독재, 통치자 1인의 장기집권을 하고 있을 뿐이다.시진핑은 2012년 11월 국가 주석이 된 후, 2018년 3
80주년 광복절인 1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국민임명식도 진영에 따라 반으로 쪼개졌다.“국민과 함께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좋게 생각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광복절을 앞두고 있었던 일들이 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국민적 통합과는 다른 상황을 만들고 있다.국민의힘은 국민임명식을 ‘황제 대관식’이라고 비판하며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인 이순자 김옥숙 여사도 불참했다.15일 오전에 열린 경축식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
오는 15일, 광복절은 일제로부터 독립한지 8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다.일제시대 청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을까?한국 문학사의 걸출한 두 시인이 쓴 같은 제목의 시, ‘자화상(自畵像)’을 통해 엿볼 수 있다.먼저, 요절한 천재시인 윤동주(尹東柱 1917~1945)가 1939년에 쓴 자화상이다."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1950년부터 1953년까지 6·25 전쟁 때 사진을 보면, 우리 한국군 장병들은 미군에 비해 난장이나 다름없는 모습이었다.당시 한미 양국군이 함께 찍은 사진은 하나같이 ‘키다리와 난장이’였다.1965년 문교부가 신체검사를 한 결과 전국 고3 학생들의 신장, 키는 남학생이 평균 163.7cm, 여학생은 156.9cm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도에는 남학생 173.0cm, 여학생은 160.5cm가 됐다.2025년 현재, 대한민국 20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175cm 정도로 추정된다.한국인의 이같은 급격한 신장 증가는 경제성장 덕분이
젊은 변호사들 사이에 자신들의 직업, 변호사를 ‘벼농사’로 바꿔서 부르는 조크가 있다.벼농사를 하는 청년의 직업을 변호사로 잘못 알고 나갔다는 소개팅녀의 에피소드를 다룬 코미디에서 유래됐다는 허무개그다.검찰의 수사권을 없애고, 공소기관으로 전환시키는 대신 여러 가지 수사기관과 국가수사위원회 같은 통제기구를 만드는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다.그러자 법조계에서는 “벼농사들만 돈 버는 세상이 되겠다”는 말이 나온다.최근 한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앞으로 저와 같은 형사전문 변호사는 그야말로 노나는 세상이 되겠네요”라는
이재명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출신과 성장, 정치적 성공과정이 흡사하다.잘난 사람들을 싫어하고, 개천에서도 용이 나기를 바라는 서민, 대중의 바램에 부응하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있다.이재명 대통령을 만든 시대 정신은 정치인들에게 모범을 요구하지 않는다.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모범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대중들이 가장 싫어하는 갑질 때문이다. 을로 살고있는 서민, 대중의 정서를 건드린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이 거물 정치인이 되기 전에 있었던 형수욕설, 검사사칭, 위증교사 같은 사건은
주(周) 나라와 열국(列國)이 난립했던 기원전 770년 무렵부터 진시황이 중국 대륙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 500여년의 춘추(春秋) 전국(戰國)시대는 역사의 ‘빅데이터’가 아닐 수 없다.공자와 맹자는 물론, 노자와 장자처럼 형이상학과 물리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온갖 철학과 이념, 사상이 이 시대에 꽃을 피웠다. 지구 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밀집한 곳에서 수많은 국가를 만들어, 전쟁과 존망을 거듭함으로써 압축적 교훈을 주는 거대한 통계적 모집단이 된 것이다.고대(古代)는 인류가 매일 전쟁으로 날을 세웠던 시기다. 손자병법은 당
1997년 12월에 치러진 제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당선돼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대선 직전 김영삼 정부하에서 터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결정적이었다.김대중 정권 집권 5년간 국민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대우그룹 해체 등 대기업들의 연쇄 부도,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가 벌어졌다. 1996년 8%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칠쳤다.은행의 대출이자가 30%를 상회할 정도로 치솟았고 부동산은 폭락했다. 달러,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유학생들이 짐을 싸서 귀국했다. 부도위기를 맞은 기업
조선 고종 31년, 1894년 발생한 동학농민운동, 동학혁명은 전라도 고부의 동학 접주(接主) 전봉준(全琫準) 등 동학 교도와 농민들이 합세하여 일으킨 대규모 농민 봉기였다.고부 군수 조병갑의 횡포와 착취를 견디다 못해 들고 일어나 관군을 무찌르고 한때 삼남(三南) 지방을 휩쓸었지만, 청나라와 일본의 개입으로 진압됐다.동학농민운동의 정신은 반봉건(反封建), 반외세(反外勢)였다. 하지만 근대화 혁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반면, 동학혁명 한세기 전인 1789년에 발생한 프랑스혁명은 인류의 긴 암흑기, 봉건시대를 끝내고 근대(近代)를 열었
1980년대 민주화 진영, 운동권 학생들은 투쟁 대상인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파시스트’로 규정했다. 12·12, 5·18을 통한 집권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했고, 전 대통령의 관상 또한 악당으로 불리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하지만 전 전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섬세한 성격으로, 디테일에도 강한 면모를 이야기 한다.2023년에 개봉해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에서 그는 반역자였지만, 황정민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전두환 정권은 민주화 시위가 일상화 된 상황에서 경찰력으로 버텼다. 5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