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실재(實在)’는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개념이다. 영어에서 대문자 the Real로 표기하는 그의 실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실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문학자라 하더라도 이 용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큰 흠이 아니다. 인문학은 그 범위가 한 없이 넓어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많은 저서와 강연으로 20~30대 여성 독자들의 멘토를 자처하는 한 문학평론가가 이 용어를 잘 못 이해하고, 그 잘못된 해석을 저서와 강연을 통해 확산시킨다면 그건 다른 이야기다. ‘문
그들이 주장하던 '방송 정상화'가 이런 것인가.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MBC와 KBS를 장악하자마자 방송은 이미 국민이 아닌 이 정권을 위한 방송이 됐다. 권력을 등에 지고 사실상 정권의 하수인이 된 방송사들은 지금 양심은 물론 법조차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최근 MBC와 KBS의 꼴을 보면 걱정보다 무서움이 앞선다.MBC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의 최승호가 MBC의 사장이 되자마자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하에 'MBC 정상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상화위원회'는 과거 자
북핵 문제는 2018년 6월 12일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르다. 그 이전에는 핵 위기 심화 과정이었고 그 이후는 평양붕괴 진행 과정이다. 순전히 이는 트럼프가 엄청난 리스크를 감내했기에 일어난 변화다. 글로벌 시스템을 이끄는, 압도적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대량학살 전체주의 사교(邪敎) 체제의 3대 계승자를 ‘국가 정상’으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득보다는 실이 많은 일이다. 격과 체통이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잘 풀려서 전쟁 없이 CVID(완벽하고, 증명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아직도 없다. 미북 정
도시는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치열한 삶의 전쟁터이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재화와 상품을 자유가격체제의 수요·공급에 의해 분배하는 시장경제가 활성화된 도시가 경제를 주도한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실시하는 도시는 고급인력과 자본이 몰려 대도시권으로 발전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일자리와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뉴욕, 로스 엔젤리스, 시카고, 도쿄, 런던, 파리, 시드니 등의 유명한 도시는 물론 싱가포르, 두바이, 리야드 등의 신생도시는 바로 자유민주주의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세계 대표적인
장담컨대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국제 정치 드라마는 아무리 뛰어난 할리우드 작가라 하더라도 절대 못 쓰는 시나리오다. 상상력이 따라주지 않아서가 아니다. 시나리오란 나름대로 개연성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실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그런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는 종이에 이야기를 옮기기 전에 피칭이란 걸 한다. 피칭이란 먼저 말로 주변의 반응을 살피는 것인데 “이런 얘기 어때?” 하고 현재 진행 중인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돌아올 소리는 뻔하다. “에이. 그게 말이 되냐.” 그렇다. 말이 안 된다. 난데없이
도덕이란 칼자루를 손에 쥔 정부가 모든 영역의 법들을 거리낌없이 난도질하고 있다. 정의를 외치는 관료들은 무한한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부여받았다는 착각에 빠져 보이지 않는 손들을 하나 둘씩 잘라내고 있다. 현대 권력의 정당성은 투표와 선거에서 나오기에 경제가 낭떠러지를 향해가거나 사법부의 판결이 정치 도구화되도 자신들의 방향성에 대한 자정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들의 지지율을 보며 안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높은 지지율은 민주주의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군중 민주주의가 마치 모든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있다는 함정에 빠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한 북한은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붕괴시키고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핵능력을 통해 외교적 위상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2018년 1월 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한반도 비핵화’ 발언으로 시작된 북한의 평화공세는 일시적이나마 스스로를 세계외교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그 결과 2018년 상반기 동안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두 차례의 중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러시아 외무장관의 북한 방문 등이 숨가쁘게 진행되었고, 6월 12일 미북 정
경제 위기를 겪으면 대통령들의 경제 독해력에 관한 슬픈 우스개들이 유행했었다. 한 대통령이 수행원들을 대동하여 외국으로 비행 중일 때 폭풍을 만났단다. 기내 경고 신호등이 깜박거리더니 기장이 방송으로 기상 정보가 왔는데 곧 폭풍이 온다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방송을 보냈다. 잠시 후 비행기는 심하게 요동쳤고 승객들은 고생을 했다. 한참 후 다시 이런 사태가 이어지자 대통령은 멀미를 했다. 이런 소동이 몇 번 반복되자 얼굴이 벌개 진 대통령이 조종사를 불렀다. ‘니가 기내에 경고 신호등을 켜고 나면 폭풍이 꼭 오니 다시는 경고등을 켜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구속됐다. 구속 사유는 "범죄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며 피해자 측에 대한 위해(危害) 가능성 등을 종합해 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였다.명예훼손 사건에서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나? 사실상 없다.한국 전체를 뒤흔든 태블릿PC에 대한 모든 의혹이 다 밝혀졌나?천만의 말씀이다. JTBC는 매번 PC의 구입경로를 다르게 설명했고, 포랜식 결과도 거기에 담긴 파일들이 최순실의 원본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 오히려 정보의 ‘오염’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증거들이 속출했다. 원래 변대표의 스타일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뜨겁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실패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이번 선거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 관련 통계 지표는 여당인 민주당의 편이 아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1년이 지난 시점까지 각종 경제지표는 악화되는 양상이다. 서민들은 삶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내놓는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줄곧 이야기하던 적폐 청산을 언급하며 경제 이야기는 부각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미북 핵협상과 ‘김정은 체제’ 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북한의 김영철을 만나 90분 동안 회동했다.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결국 협상에 관해서는 최고라고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모종의 변화를 기획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빅딜(big deal)이 성사되는 듯하다.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그 동안 실무급과 고위급 미북 회담에서 다루어왔던 북한 비핵화 방식과 미국의 보상에 대한 큰 틀의 조율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도했
1895년 일본은 격랑에 휩싸였다. 청일전쟁의 각종 전투와 해전에서는 연전연승했으나 외교전에서 참패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시모노세키 조약에서 청으로부터 전리품으로 탈취한 랴오둥(遼東)반도를 러시아․프랑스․독일의 삼국간섭에 의해 분루를 삼키며 반환했다.목숨 걸고 전투를 벌여 전쟁에서 이겨놓았더니 외교 무능으로 전리품을 토해내자 청일전쟁에 참전했던 100여 명의 장교와 사병들이 자결로 항의했다. 언론의 빗발치는 비난, 대중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일본은 이때 큰 교훈을 얻었다. 국제사회에서는 오로지 힘, 즉 국력만이 정의로울 수 있으며,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며 전략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스트로블 중령은 이라크 전에서 목숨을 잃는 병사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다. 깊은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국방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사자 명단을 열어보며 혹시 아는 사람의 이름은 없는지 확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병사의 이름 위에 시선이 멈춘다. 다음 날 그는 들어본 적도, 만나본 적도 없지만 자신의 고향과 같은 지역 출신이란 이유로 이라크에서 전사한 열아홉 살 청년, 챈스 펠프스 일병의 시신을 운구하는 임무를 자원한다. 장교가 사병을 운구하는 일은 이례적이지만 시신 안
한진그룹 ‘조양호 일가’ 구성원이 최근 줄줄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을 보며 고소한 마음보다는 찝찝한 마음이 컸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직원에게 음료수병을 던졌다는 혐의로 포토라인 앞에 섰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으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출석하며 포토라인 앞에 섰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직원에게 폭언 등을 한 혐의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혐의는 한 마디로 ‘갑질’이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갑질하는 재벌은 어느 측면에서 보나 사회에 암적인 존재지만, 뒷맛이 개운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 공개서한을 보냈다. 예정된 싱가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통보하였다. 이틀 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귀띔조차 하지 않은 사실은 트럼프 정부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북한의 김계관이 즉시 꼬리를 내리는 담화를 발표하여 재개 가능성은 열었으나, 문재인 외교로서는 대참사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만든 한미동맹의 위기다.본래 트럼프 정부를 괴롭히는 북핵위기는 북한이 속임수를 쓰면서 핵개발을 해왔고 이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고집하는 데서
전직(前職) 공공기관 임원인 김 모 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겸한 모임을 가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현 시국과 6.13 지방선거가 화제에 올랐다. 대부분 묵묵히 자기 길을 걷다 현역에서 은퇴한 시민이어서 요즘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걱정하는 대화가 많았다고 한다. 그날 모임에서는 상당수 우파 성향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관심이 낮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사람 중에는 여차하면 미국이나 호주로 이민을 떠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어지럽게
주당 근로시간의 상한을 연장근로를 포함하여 52시간으로 제한한 법의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법을 위반하는 경우 대표이사를 형사처벌하도록 되어 있고 관할 정부부처는 은근히 이를 내세우며 기업들을 겁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른바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업들이 발칵 뒤집히자 정부는 서둘러 “아직까지 확정된 바는 없고 해당 지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한발 물러섰다.‘포괄임금제’란 당사자간 약정으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의 제수당을
좌파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전성시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참여연대 출신들이 즐비하다.시민들이 시민단체를 신뢰하고 지지하는 것은 시민운동가들이 정치적 욕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시민의 편에서 일할 때다. 문재인 정부로부터 높은 자리를 제의받은 참여연대 관계자 중 몇 명이라도 “시민단체와 정부는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중하게 거절하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정반대로 몇몇 참여연대 출신들은 사퇴 여론에 직면한 뒤에도 “인사청문회에서 평가해 달라”(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거나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미국에서 외교적 망신을 당하고 돌아오자 '문재인 대통령 힘내세요'라는 국민청원이 10만을 넘겼다. 이 정도면 청와대 국민 게시판이 웬만한 연예인 팬 사이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가 지도자를 지도자로 보는게 아니라 무슨 TV속 연예인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한 나라의 정상을 비꼬는데도 실실거리는 모습이 전 세계에 송출된 것으로 모자라 한국의 국민 수준도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생겼다. 베네수엘라를 파국으로 이끈 차베스와 그를 아직까지도 영웅시하는 자들을 보며 우리가 혀를 끌끌 차듯이 세계인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었던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취소를 통보했다. 한미정상회담이 있은 직후의 발표고, 미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지대할 것이라고 믿었던 터라 더욱 놀랍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을 감동적으로 치루는 행사를 보여줬고, 공동선언문을 발표함으로써 남북 간 평화가 다가오는 듯 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평화를 이루려는 남북한의 공동의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민족끼리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우리는 북한을 너무 감상적으로 보는 경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