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칼럼] 트럼프의 결기는 어디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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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6.12 09:36:37
  • 최종수정 2018.06.1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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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CVID를 수용한다는 것은 ‘가업’(백두혈족 사교 체제)을 포기한다는 뜻
김정은이 미북회담에 질질 끌려 나오는 까닭은 ‘죽음이 겁나기 때문’
美, 항모전단, 강습전단, 토마호크 발사 핵잠수함, 정밀 초소형 수소폭탄 B61까지
모든 변화는 트럼프 결기 덕분...‘정치위선 완장질’ 없이 ‘말로 안되면 수소폭탄도 불사’
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
박성현 자유시민연대 대표

 북핵 문제는 2018년 6월 12일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르다. 그 이전에는 핵 위기 심화 과정이었고 그 이후는 평양붕괴 진행 과정이다. 순전히 이는 트럼프가 엄청난 리스크를 감내했기에 일어난 변화다. 글로벌 시스템을 이끄는, 압도적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대량학살 전체주의 사교(邪敎) 체제의 3대 계승자를 ‘국가 정상’으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득보다는 실이 많은 일이다. 격과 체통이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잘 풀려서 전쟁 없이 CVID(완벽하고, 증명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아직도 없다.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CVID가 실패하면 “공연히 북한에게 시간과 정성을 바쳤다. 미 합중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김정은 손에 놀아난 바보일 뿐이다”라는 욕을 바가지로 처먹는 일이다. 반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계기가 되어 CVID가 성공하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호들갑 떨 일이 아니었다. 국무장관 혹은 CIA 국장 선에서 좀 더 차분하게 처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미 합중국 대통령은 헐리우드 배우여서는 안 된다”라는 비판을 뒤집어 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한 CVID’를 미친 듯이(트럼프가 19년전에 한 말을 빌자면 ‘like mad’) 추진하는 까닭은, 첫째, 북핵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며 둘째, ‘말’로 안 되면 ‘대량 도살’(일방적 군사 도륙)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 같은 의지를 불태우도록 만들고 있을까? 우선 CVID가 얼마나 심각한 비즈니스인지 다시 한 번 살펴 보자.

CVID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북 체제의 변화 없이는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량학살 전체주의 김일성 사교(邪敎) 체제가 두 손 두 발 모두 들고, 개혁개방으로의 일대 선회가 일어나지 않으면 CVID가 달성될 수 없다. 완벽하고 증명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은, ‘완벽하고 증명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개혁개방(CVIL,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Liberalization)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CVID 수준은 ‘어느 곳이든 불시 임의사찰’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의회 비준’으로 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의회의 요구에 따라, 핵무기와 미사일을 넘어서서 생화학무기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권조치(정치범수용소 해체 및 해외 여행 자유 보장)가 일정 수준 반영될 소지가 크다. 김정은이 이 같은 CVID를 수용한다는 것은, ‘가업’(백두혈족 사교 체제)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이를 미국도 알고 북한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미북회담에 질질 끌려 나오는 까닭은 ‘죽음이 겁나기 때문’이다. F22, F35, B1B, B2와 같은 비행기만 있는 게 아니다. 항모전단, 강습전단, 토마호크 발사 핵잠수함(오하이오급 핵잠)… 어마어마한 군사력이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5월 23일 니혼게이자이는, 정밀 초소형 수소폭탄인 B61이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61은 폭발력을 TNT 3백톤에서 3십2만톤 사이에 가변적으로 셋팅할 수 있는 수소폭탄이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특히, 지중폭발 B61-12가 사용될 것으로 예측한다. B61-12는 폭발력을 TNT 3백톤에서 5만톤 사이에 가변적으로 셋팅할 수 있는 소형 정밀 수소폭탄인데, 땅속으로 파고들어 터지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지중에서 폭발하면 지반(地盤)-충격 효과(ground-shock effect) 때문에 파괴력이 폭발력의 20배쯤 증폭될 뿐 아니라 방사능 오염이 한층 더 줄어든다. 핵폭탄은 대형일 때 무서운 게 아니라 소형 정밀 저(低)오염일 때 무섭다. 대형 핵폭탄은 ‘사용할 수 없는 블러핑’이지만, 소형 정밀 저(低)오염 핵폭탄은 반경 수백미터에서 1킬로미터 정도의 모든 인간을 몰살시키는 국소-몰살 무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김정일 등 백두혈족뿐 아니다. 평양시민의 1%, 북한 전체주민의 0.1%에 해당하는 최상층 범털들은 더 두려워한다. 이들은 김정일의 병진노선(핵개발과 무역-장마당 경제의 동시 강화) 아래에서, 호화판 생활을 누려왔다. 한마디로 백두혈족이든 최상층 범털이든, “미(美) 제국주의에 항복하느니 차라리 몽땅 죽어버리겠다”라는 교쿠사이(玉碎) 멘탈과는 인연이 없다.

트럼프가 미북회담 판을 엎어 버리자, 불과 서너시간 만에 평양이 꼬리를 내리고, 곧이어 김정은의 친필 친서를 가지고 김영철이 미국으로 날아간 것만 보아도, 백두혈족이든 혹은 최상층 범털이든 전혀 ‘죽음을 각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밑천이 나온 셈이다.

특히 최상층 범털은 내심으로 백두혈족 사교(邪敎) 체제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한편, “개혁개방으로 선회해도 우리는 여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라는 야무진 꿈을 꾸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모든 변화는 오직 트럼프의 결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었다. ‘말’로 안 되면 ‘정밀 소형 수소폭탄’을 써서라도, 국소-몰살을 시켜서라도 CVID를 이루어내겠다는 결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는 ‘정치위선 완장질’(PC, Political Correctness), 즉 위선을 극도로 미워하는 그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트럼프는 정치위선 완장질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삼는 사람이다. 그는 이를 ‘빌어먹을 풍조’ 내지 ‘세상을 병들게 만들어 망치는 풍조’라고 미워한다. 그의 적은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 지식층다수, 헐리우드, 메이저 언론사 전체를 포함하는 ‘정치위선 완장질’ 풍조 그 자체이다. 그는 이를 상대로 싸워서 대통령이 됐다. 당선된 다음에도 계속 정치위선 완장질에 매일매일 화력을 쏟아 붓고 있다. 그의 트윗은 매일 ‘가짜뉴스 집단’(Fake News, 우리말로는 ‘기레기’)을 공격한다. 일년에 한 번 열리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회’를 연속 두 번 펑크냈다.

트럼프는 지난 25년 동안 북핵문제를 방치한 것 역시 대표적인 ‘정치위선 완장질’이라 본다. 엊그제 미 상원 외교군사위의 민주당 간사 밥 메넨데즈(Bob Menendez)의 이야기가 트럼프의 이 같은 입장을 증명시켜 줬다. 메넨데즈는 김정은을 ‘불가촉 천민’(pariah)라 부르며, “미북정상회담 자체가 천하디 천한 김정은을 정상적 국가 수반으로 격상시켜 준 악수”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정치위선 완장질 세력은, 김정은을 ‘천하디 천한 놈’으로 보고, 중국에게 이 ‘천한 물건’을 해치우는 작업을 아웃소싱 주려고 시도해 왔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트럼프는 이미 19년 전에 이렇게 말했다. 당시는 아직 북한이 핵 실험을 하기 전이다.

“쟤들 이제 4~5년 있으면 핵실험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그냥 방치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결사적으로 이 문제에 달라붙어야 합니다. 우선 미친 듯이 협상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되면 패야 합니다.”

트럼프는 남들이 “미 합중국 대통령이 어떻게 저 천한 것과 마주 앉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정치위선 완장질을 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미친듯이 정말 미친 듯이 협상을 시도한다. 그리고 안 되면? 남들이 “도살자! 학살자!”라고 손가락질 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스마트하고 살벌하게 국소-몰살시켜서 결국 CVID를 실현한다.

위선을 극도로 싫어하는 대통령… 똥물이든 핏물이든 필요하면 온 몸을 던져 그 바닥까지 훑는 대통령…. 이 같은 정치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기에 미국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박성현 객원 칼럼니스트(자유시민연대 대표)
 

B61-12 소형 정밀 수소폭탄. 땅속으로 파고들어 터진다. 이 경우 파괴력이 (지표 폭발대비) 20배쯤 커진다. 소형이기에, 또한 수소폭탄이기에, 또한 지중폭발이기에 방사능 오염은 최소화된다. 히로시마 원폭(TNT 15,000톤)의 20분의 1 폭발력에 지나지 않는 TNT 700톤 쯤으로 셋팅한 B61-12는 반경 2킬로미터 안의 모든 사람을 숨지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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