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주장하던 '방송 정상화'가 이런 것인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MBC와 KBS를 장악하자마자 방송은 이미 국민이 아닌 이 정권을 위한 방송이 됐다. 권력을 등에 지고 사실상 정권의 하수인이 된 방송사들은 지금 양심은 물론 법조차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

최근 MBC와 KBS의 꼴을 보면 걱정보다 무서움이 앞선다.

MBC는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의 최승호가 MBC의 사장이 되자마자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하에 'MBC 정상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상화위원회'는 과거 자신들을 따르지 않았던 자들을 대상으로 잔인할 정도로 이지메(いじめ) 질을 가하고 있다.

우선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에게 ‘보복성 인사발령’을 가했다. 이에 자신의 뜻을 지킨 자들은 직무에서 배제됐고 누군가는 ‘조명창고’로 출근을 해야 했다. MBC는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직원들의 이메일을 불법사찰 했으며, 비(非)언론노조원인 한 기자는 허리 디스크 치료로 병가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고 'MBC 정상화위원회'라는 자들은 해당 기자가 입원한 병원까지 몰래 찾아가 뒷조사를 하는 등의 비열한 짓을 서슴없이 가했다.

K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BS는 사장 임명부터 우스운 꼴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당시 노래방을 출입하고 세월호 배지를 착용하고 다니는 양승동 사장, 일말의 양심도 없이 국민들을 기만하고 속인 자가 KBS의 사장이 됐다.

부사장으로는 사내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겸직과 외부강의로 거액을 챙긴 정필모 전 아나운서가 앉아있다.

이러한 곳에 어떻게 법과 양심이 있을 수 있겠나.

KBS는 최근 ’진실과미래위원회‘라는 기구를 출범시켰다. 불공정 보도와 제작 자율성 침해, 부당 징계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조처를 담당한다고 한다. MBC의 '정상화위원회'와 같다.

KBS의 ’진실과미래위원회‘는 비감사부서가 내부감사업무를 수행하는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다. 심지어 위원장도 정필모 부사장이다.

이런 기구가 나서서 KBS에서 일어난 불공정 보도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담당한다고 하니 뻔뻔함이 그지없다.

어떤 방송을 불공정 보도로 판단할 지는 뻔하다. 언제나 그랬듯 국민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에 맞지 않으면 불공정 보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도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하지 않은 자들이 받게 될 것이다. 방송은 결국 기울어 질 것이다.

이런 짓을 하고도 정말 국민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방송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무엇을 얻기 위해 이런 부끄러운 짓들을 자행하고 있는지, 최소한 내 가족에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살기를 바란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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