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야당 흠집내기'가 '제눈을 찌르는' 모양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전직 대통령과 엮으려다 자당 출신 현직 대통령과 동일시하는, 일종의 역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즉,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를 '문재인 아바타'로 만든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카드뉴스'를 올렸다. 윤 의원의 해당 카드뉴스에는 '국밥을 먹고 있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국밥을 먹고 있는 2021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사진과 함께 "MB아바타인가 HOXY(혹시)?"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국밥을 공통점으로 두면서 야당 후보에 대해 "MB아바타"라고 겨냥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내로남불 논란'이 불거진다. "정책적 역량을 보여드리는 선거로 이끌어가겠다(민주당 이재정 의원, 3/24, JTBC)"던 집권여당의 언론 인터뷰 이틀만에 국밥으로 '흑색선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 그렇다면 집권여당의 과거 행태는 어땠을까.
우선,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과거 2011년 10월16일 문재인 대통령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부산 동구 초량시장에서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 중 어묵을 먹었다.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바 있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함께 움직였다.
문 대통령 당시 이사장은 선거 운동차 부산에 머무르겠다면서 동구청장 재선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어묵을 먹는 모습은 언론에 포착됐다.
여기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지난 1월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들러 어묵을 먹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일명 '국밥 논리'에 따르면 박영선 민주당 후보·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와 우상호·이낙연 의원·문재인 대통령을 관통하는 아이템은 '어묵'으로, 그의 지적처럼 자당의 박영선·김영춘 후보 역시 '문재인 아바타'라는 논리가 통한다.
더 나아가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엮이는 인물은 故 박원순 前 서울시장이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야당으로 있었던 2011년 당시,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박원순 전 시장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운동 이틀차(2011년 10월14일)에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 인근의 '어묵' 등을 파는 상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문제는, 윤 의원의 이같은 논리가 정작 자당 의원의 대국민 인터뷰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즉, '정책 선거'를 하자면서 오히려 본인은 '흑색 선전'을 했다는 것.
앞서 지난 24일 'JTBC 아침&'에 출연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저희는 보여드렸던 성과를 바탕으로 해서 두 분의 정책적 역량을 보여드리는 선거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론에서 '정책 선거'를 강조한지 불과 이틀만에 '흑색 선전'을 했던 것이다.
한편, 지난 26일 윤 의원이 오 후보를 'MB 아바타'라는 카드뉴스를 올리자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다음날인 27일 SNS에 "윤건영 의원이 유치하게 오세훈 후보가 국밥 먹는다고 MB 아바타라고 올렸는데 귀 당의 MB 아바타 모음 올려드린다"면서 박영선 후보와 이낙연 의원, 박용진 민주당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이 국밥 먹는 사진을 올리면서 응수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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