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시식하며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1(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시식하며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3.1.11(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의전행사를 기획했던 탁현민 前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 아내 김건희 여사의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대해 비판했는데, 오히려 '제눈 찌르기'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행태는 제쳐둔 지적 때문이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지난 11일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건에 대해 꼬집었다.

김 여사는 이날 서문시장에서 어묵을 먹었는데, 탁 전 비서관이 "시장 가면 뭘 할 것이냐"라며 "가장 많이 하는, 정말 지긋지긋한 모습이 어묵 먹고 떡볶이 먹고 떡을 사먹고 따봉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타한 것이다.

그런데, 탁 전 비서관이 김 여사의 어묵(오뎅) 시식에 대해 꼬집은 것은 도리어 제눈 찌르기 격 비판인 셈이 된다. 그가 모시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0월16일 부산 동구 초량시장에서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를 하다 어묵을 먹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노무현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참여했었다.

당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대모격 인사로 불리우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까지 있었는데, "어묵 먹는 지긋지긋한 모습"이라던 탁 전 비서관 비판은 도리어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을 비껴나가지 않는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시장에서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를 하다 어묵(오뎅)을 먹고 있다. 2011.10.16(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6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시장에서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 지원유세를 하다 어묵(오뎅)을 먹고 있다. 2011.10.16(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전 비서관의 '재래시장 어묵 시식 비판'의 대상 범주에는 민주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21년 1월23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함께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어묵을 먹은 바 있다.

심지어 우상호 전 의원은 다수 언론사의 카메라 앞인데도 불구하고 고개까지 푹 숙여가며 어묵을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묵을 먹는 모습을 비판한 탁 전 비서관의 모습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까닭은, 현 대통령 내외를 향한 비판으로 그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직 의전비서관이라는 직함을 들고서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 진영의 과거 어묵 먹방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대외 행보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야권의 과거 행태와의 공통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지난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로부터 어묵과 떡을 시식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지난해 8월26일, 취임 전이던 2021년 7월2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 세번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어묵을 먹고 있다. 2021.1.23(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서는 우상호 의원(오른쪽 세번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어묵을 먹고 있다. 2021.1.23(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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