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즈는 하룻밤 사이에 사라져버린 게 아니었다. 치즈의 양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고 치즈의 맛도 변해가고 있었다. 마음만 있었다면 다가오는 미래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는데도 그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 스펜서 존슨 중에서.치즈가 몽땅 사라졌다. 평생 먹을 걱정 안 하고 마음 편히 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열어보니 창고가 텅 비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두 명의 꼬마 인간, 헴과 허는 단 한 장의 치즈도 남아 있지 않은 창고를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 "누가 내 치즈를 다 가져간 거야?"
무키우스 : 벌써 3년이야.귀족3 : 그렇고말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지.귀족1 : 계속 망설이고 있을 텐가?귀족3 : 우리는 당신과 행동을 같이 하겠소.노귀족 : 그는 비열한 자야.귀족2 : 파렴치한 자야.귀족3 : 웃기는 자야.노귀족 : 무능력자야.귀족4 : 벌써 3년이야. - 알베르 카뮈 중에서.알베르 카뮈의 희곡 의 주인공, 실제 로마의 폭군이기도 했던 칼리굴라는 이 세상에 '평등'을 선물하겠다며 국민의 자유를 빼앗고 사유재산을 갈취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투옥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죽여
"삶은 불공평해."동물의 왕 무파사가 다스리는 아프리카의 사바나 초원, 조카 심바의 탄생으로 왕위 계승 서열 2위로 밀려난 스카는 불만이다. 왜 내가 왕이 아닌가. 어째서 세상은 형만 떠받드는가. 갓 태어난 애송이가 어떻게 나를 밀어내고 왕의 자격을 가질 수 있는가. 미천한 것들이 왜 내 발밑에 무릎 꿇지 않는가 말이다! 스카는 어떻게 하면 왕이 될 수 있을까 골몰한다."그놈의 사자만 없다면 우리가 호령하며 살 텐데." 사냥할 힘도 지혜도, 그럴 의지도 없어 늘 굶주리는 하이에나들도 투덜거린다. 그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는 스카는
- 화이트 씨는 방바닥에 엎드려 정신없이 원숭이 발을 찾고 있었다. 문밖에 찾아온 것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그것을 찾아야 했다. 연속으로 총을 쏘는 것처럼 문 두드리는 소리가 온 집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빗장이 끼익 소리를 내며 천천히 풀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 순간 원숭이 발을 발견한 화이트 씨는 미친 듯이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 -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소설 중에서.화이트 씨 집에 모리스가 찾아온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살다 온 그는 이런 저런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주머니에서 말린 원숭이 발을 꺼내 보여준다.
- “요즘 홍콩 사람들은 모두 이민가야 한다고 말해. 유럽이나 캐나다로. 대륙 사람들은 모두 홍콩으로 오기를 바라고. 하지만 홍콩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가기를 원하지.” / 영화 중에서.1996년에 제작된 영화 은 중국 반환에 대한 홍콩인의 불안을 담고 있다. 당시의 홍콩을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주인공으로 설정된 남녀는 중국인이다. 돈을 벌어 성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홍콩에 온 소군(여명 분)은 낯설고 힘겨운 현실 속에서 우연히 같은 처지의 이교(장만옥 분)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소군에게는
- 똑바른 길을 통해서 비범한 자리에 오르지 못한다면, 굽은 길을 통해서도 그곳에 도달하지 못 헤. 그러니까 거짓말은 하지 마, 핍. 잘 살다 행복하게 죽으라고. / 찰스 디킨스 중에서.핍은 일찍 부모를 잃고 누나와 대장장이 일을 하는 매형, 조와 함께 살았다. 모자라게 보일 정도로 착하고 정직한 조는 그 어떤 아버지보다 핍을 사랑했고 그 누구보다 좋은 친구였다. 그러나 지역 유지의 집에서 아름답고 도도한 소녀, 에스텔라를 만난 뒤 핍은 처음으로 가난한 자신의 처지가 원망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익명으로부터 거액의
- “독이고 전염병이고 하나같이 불결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우글거렸던 온갖 마귀들과 마귀의 새끼들! 어쩌면 내가 그 우두머리인지도 모르지요. 우린 완전히 무엇에 홀린 듯 광포하게 날뛰면서 절벽에서 바다로 돌진하는 겁니다. 모두 빠져 죽을 거예요. 우리는 그래도 싸요.” / 도스토예프스키 중에서.1872년에 출간된 도스토예프스키의 은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가로 불렸던 네차예프와 그의 조직원들이 동료를 살해, 유기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혁명조직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주인공 스타브로긴은 냉혹한 심장을
아다를 사랑하는 파올로는 병약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아버지에게 청혼을 거절당한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는 세계를 떠돌며 여행하는데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의사조차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두른다. 파올로는 무언가가 자신의 생명을 붙잡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5년이 지난 어느 날, 딸이 다른 남자와는 결혼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제라도 아다와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는 남작의 편지를 받는다. 아다와 파올로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 첫날밤을 치룬 아침, 파올로는 숨을 거둔다.토마스 만의 단편소설 를 읽고 나면 궁금
프랭크 밀러는 정오 기차를 타고 와요.내가 아는 건 다만 용감해야 한다는 것.당당히 살인마와 맞서 싸우겠소.그렇지 않으면 겁쟁이가 되어 무덤에 누워야 할 테니까.- '하이 눈' ost '나를 버리지 마오.Do not forsake me, oh my darling' 중에서.보안관 임기를 무사히 마친 케인은 이제 막 결혼식을 끝내고 아내 에이미와 마을을 떠나려 한다. 그때 5년 전 체포하여 감옥에 보냈던 살인범 프랭크 밀러가 석방되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패거리들은 기차역에서 두목을 기다리며 벌써부터
"우린 왕이 되기 위해 떠날 거요!"천하의 잡놈과 사기꾼이 왕이 되길 꿈꾸었다. 피치와 드라보트는 거사의 성공을 위해 서로 협력할 것과 술과 여자를 금한다는 서약서를 쓰고 산 넘고 물 건너 사막 건너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후 목적했던 땅에 도착한다. 그곳은 왕도 대통령도 없는 원시 부족, 족장과 주민들은 드라보트를 하늘에서 내려온 자라고 믿게 된다. 그들이 가지고 온 스무 정의 총과 주민들이 신이라 믿는 석상에 코를 비비며 "내가 신의 친구다."라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기이한 우연까지 겹치자 사제들마저 드라보트를 신의 아
"맥베스께 경배하라! 왕이 될 분이시다."반란의 무리를 소탕하고 돌아가던 길, 왕이 되리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게 된 맥베스는 자기 안에 권력에 대한 커다란 욕망이 잠들어 있었음을 깨닫는다. 머리에 왕관을 쓴 자신의 이미지가 마음에 각인되는 순간, 왕과 왕국에 대한 존경과 충성은 물론 자신이 평생 지켜온 명예와 양심조차 눈 녹듯 사라진다. 그는 승전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직접 자신의 영지로 찾아온 왕을 아내와 공모하여 시해한다. 그렇게 맥베스는 반역자를 물리친, 새로운 반역자가 된다.“나는 젖을 빨고 있는 어린 것이 얼마나 귀여운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숨기고 있는 야심이 있죠. 내게도 있답니다. 한 가지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하루, 아니 반나절이면 충분합니다.” 영국 소설가 에벌린 워(Evelyn Waugh)가 쓴 단편소설의 주인공 러브데이는 정신병원에서 35년째 수감 중이다. 젊은 시절, 자전거를 타고 가던 여자를 밀어 넘어뜨리고 목 졸라 죽인 전과가 있지만 교도소의 모범수처럼, 그는 온순하게 살아가고 있다. 잡기에도 능하고 가전제품도 수리할 줄 알며 다른 환자들까지 상냥하게 돌봐주는 그를 의료진조차 병원에서 꼭 필요한 사람으로 인
처칠은 버스를 한 번도 타본 적 없다. 지하철은 꼭 한 번 타봤지만 길을 잃고 헤맸던 끔찍한 기억이 있다. 달걀 정도는 삶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글쎄. 그는 현실에서 무능한 사람이었으며 경솔하고 냉소적이고 무례한 똥고집쟁이에 판단력이 부족한 정치인이라고 평가되었다. 실제 그의 전력은 실패의 연속이었다.1차 대전 시 해군 수장이었던 처칠은 25만 명이 전사한 갈리폴리 전투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덩케르크에 고립되어 있던 33만 8천 명의 아군을 성공적으로 구출했지만 4천 명의 젊은 병사들이 몰살될 수밖에 없는 작전을 수행한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부모를 여의고 이집 저집 떠돌다 고아원살이를 했던 앤이 초록색지붕집으로 와서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 . 밭일을 도와줄 사내아이를 원했던 매튜와 마릴라는 사소한 착오로 앤이 오게 되자 당황한다. 그러나 앤이 마음에 들었던 매튜는 자신들이 '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마릴라 또한 고단하기만 했던 앤의 사연을 듣고는 고아원으로 차마 돌려보내지 못한다. 그렇게 해서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는 매튜와 마릴라 남매는 평화롭지만 적막하기만 했던 자신들
조지 마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국 드라마 은 영주들이 저마다 왕이 되겠다며 권력을 다투는 과정을 그린다. 왕권에 대한 욕망은 없지만 친구이자 세븐 킹덤의 최고 지배자였던 로버트 왕의 돌연한 죽음에 의심을 품고 있던 북부의 영주 네드 스타크는, 왕위 계승자가 왕비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의 근친으로 낳은 아이임을 알게 되자 사실을 밝히려다 반역으로 몰려 참수 당한다. 이후 스타크 집안은 풍비박산,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험난한 운명을 헤쳐 가며 한 발 한 발 성장해나간다.왕세자비로 예정되었다가 반역자의
역사 관련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 인터넷 검색을 했다. 화면 오른쪽에 큰 면적을 차지한 위키피디아에는 BC 259년에 태어난 진시황의 출생지와 사망 장소가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적혀 있다. 실수겠지 싶어 다른 인물들을 찾아봤다. 의 조조, 유비, 관우, 장비는 물론, 당 태종 이세민까지 1949년에 생겨난 ’중화인민공화국' 출신이라고 쓰여 있다. 과거 인물 모두 현재 영토를 차지한 국가 명으로 바꿔놓은 것인가 해서 다시 검색해보았다. 알렉산더는 그리스 펠라 출생, 사망 장소는 바빌론이고 소크라테스는
1600여 년 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거리에서 한 여성이 폭도에게 붙잡혀 머리채가 뽑히고 발질질을 당하고 옷이 발가벗겨졌다. 광분한 군중은 욕설을 하고 침을 뱉으며 돌을 던졌고 칼과 전복 껍질로 그녀의 살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목숨이 붙어 있던 그녀를 마차에 묶어 질질 끌고 다니다가 피투성이가 된 사지를 절단, 불에 던져 넣어 태워버렸다. 천재 수학자이자 철학자, 천문학자였던 히파티아의 최후는 그토록 참혹했다. 그녀가 혹독한 죽음을 맞아야 했던 이유는 대중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 그런데 여성이라는 것, 더구나 지나치게 똑똑하다
페스트(흑사병)가 알제리의 작은 해안도시, 오랑을 습격한다. 처음에는 쥐들이 비틀거리다 피를 토하고 죽지만 이내 고양이가 사라지고 매장할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오랑 시는 폐쇄되고 죽음의 도시에 갇힌 시민들은 속수무책, 언제 무너질지 모를 목숨과 일상을 견딘다. 사태 초기, 냉철하게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속히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판단한 건 의사, 베르나르 리외다. 하지만 그의 보고를 받은 시청의 실무 담당과장이나 의사협회장은 자신에겐 권한이 없다며 결정과 책임을 회피한다. 그 결과 공권력이 움직였을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며 전략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스트로블 중령은 이라크 전에서 목숨을 잃는 병사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다. 깊은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국방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전사자 명단을 열어보며 혹시 아는 사람의 이름은 없는지 확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병사의 이름 위에 시선이 멈춘다. 다음 날 그는 들어본 적도, 만나본 적도 없지만 자신의 고향과 같은 지역 출신이란 이유로 이라크에서 전사한 열아홉 살 청년, 챈스 펠프스 일병의 시신을 운구하는 임무를 자원한다. 장교가 사병을 운구하는 일은 이례적이지만 시신 안
노부부가 사는 마을은 언제나 중국먼지 같은 안개로 자욱하다. 이웃 마을 역시 마찬가지다. 높은 산 정상에서 뿜어내는 용의 입김 때문이다. 안개를 마신 사람들은 누구나 기억을 잃는다. 미워하고 저주하고 살육했던 기억뿐 아니라 마주보며 사랑하고 용서했던 아름다운 추억들까지도 기억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래도 노부부는 사랑만은 잃지 않고 산다.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지, 그 긴 세월 어떻게 살았는지 다 잊었지만 단 하루도 사랑하지 않았던 날 없는 부부처럼 서로를 아끼며 살고 있다. 그래도 늘 가슴 한구석은 허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부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