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문학&영화]북한은 있지만, 대한민국은 없다?...거짓 위에 세워진 권력
[김규나의 문학&영화]북한은 있지만, 대한민국은 없다?...거짓 위에 세워진 권력
  • 김규나 객원칼럼니스트
    프로필사진

    김규나 객원칼럼니스트

    이메일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최초승인 2018.08.17 09:50:13
  • 최종수정 2018.08.18 11:52
  • 댓글 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지 오웰 ‘1984’
진실을 왜곡해도 2+2=4의 진실은 변하지 않아
2+2=4라고 말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되찾는 길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인으로 깨어나는 것
깨어난 개인들이 진실을 외칠 때, 거짓 권력이 무너진다
김규나 작가

역사 관련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게 있어서 인터넷 검색을 했다. 화면 오른쪽에 큰 면적을 차지한 위키피디아에는 BC 259년에 태어난 진시황의 출생지와 사망 장소가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적혀 있다. 실수겠지 싶어 다른 인물들을 찾아봤다. <삼국지>의 조조, 유비, 관우, 장비는 물론, 당 태종 이세민까지 1949년에 생겨난 ’중화인민공화국' 출신이라고 쓰여 있다. 과거 인물 모두 현재 영토를 차지한 국가 명으로 바꿔놓은 것인가 해서 다시 검색해보았다. 알렉산더는 그리스 펠라 출생, 사망 장소는 바빌론이고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 연개소문은 고구려, 선덕여왕은 신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이성계는 북한 함흥시 출생이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는 서울특별시 창경궁에서 태어나고 사망했단다. 황진이는 북한 개성특급시, 장희빈은 서울특별시 은평구 출신이다. 그밖에도 많은 인물들이 환생해서 출생증명서와 사망증명서를 발급받은 모양이다. 그런데 오싹한 사실, '대한민국'이 없다. 고구려든 신라든, 북한이든 중화인민공화국이든 다 국명이 있는데 서울은 그저 서울특별시다. 자국의 이름은 쓰지 않는 게 원칙인 것인지, 대한민국은 아예 없다는 말인지, 조선이나 북한의 서울특별시라고 쓰고 싶은 걸 참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련 스탈린 치하의 잔혹함을 그린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공산주의 사회의 슬로건이다. 텔레스크린과 사상경찰이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 통치하의 오세아니아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공산전체주의가 얼마나 악랄하게 개인을 억압하고 착취하다 끝내 제거해버리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빅 브라더는 지배계급의 권력을 유지하기 여러 부서들을 운영한다. 거짓 전쟁을 핑계로 국민을 선동, 착취하는 평화부, 사상범을 감시, 체포, 고문하는 애정부, 식량배급량을 점차 줄여가는 풍요부, 그리고 진실을 통제하고 거짓을 양산하는 부서 명칭은 진리부이다. 소설의 주인공 윈스턴은 진실부 산하의 기록관리국에 소속된 직원으로 그가 하루 종일 하는 업무는 과거에 발행된 신문, 잡지를 포함한 모든 기록과 정보를 현 정부의 입맛에 맞게 삭제, 수정, 조작하는 일이다.

- 한 민족을 파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과거를 부정하고 뭉개버리는 것이다. / 조지 오웰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지만, 거짓말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조조, 유비가 중화인민공화국 출신이고 이성계가 북한 출생이라면 경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단지 한글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떤 세력이 우리나라를 중국 궁둥이에 찰싹 붙은 파리로 추락시켰다는 증거가 아닐까, 대한민국을 삭제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북한에 귀속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의혹을 거두기 힘들다. 중국, 북한, 조선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어떻게든 엮어 왜곡하려고 정신을 못 차리는 일부 세력이 있으리라는 의심도 누를 수가 없다.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공부하겠다며 구글링을 한다면 나관중의 <삼국지>가 바로 지금, 중국에서 일어난 일을 소설화한 것이라 믿을지도 모르겠다. 진시황이 400여년의 시차가 있는 조조와, 800여년의 시공이 떨어진 당나라 태종과 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믿는다 한들 놀라울 것도 없겠다. 더구나 서울특별시에서 태어난 정조라니, 계성특급시에서 태어난 황진이라니. 만약 이성계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 시험문제가 나오면 아이들은 뭐라고 답해야 할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서 북한의 6.25남침과 그들이 저질러온 숱한 악행들이 지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들은 이미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있으며 박정희 대통령을 적폐로 몰아 그의 업적을 차례차례 삭제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겠다고 선포한 것은 물론이다. 상황이 이렇게 다급한데도 위험성을 인지하는 국민은 소수다.

공산주의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부와 권력이라는 공동 목적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당 독재 체제가 공산주의다. 정적이나 방해물은 가차 없이 처단하는 것이 공산주의자들의 통치 방법이다. 그들은 평화와 평등이란 구호를 앞세워 세뇌하고 자유를 말살시켜 국민을 좀비 상태로 만든다. 자유로운 사고와 판단이 불가능한 노예로 전락해버린 국민의 피땀과 생명을 흡혈귀처럼 빨아먹는 위정자들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세상, 그것이 공산주의 사회이다. 소련이 무너지고 냉전체제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고 공산주의가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경계하지 않는 한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공산주의는 부활한다. 공산주의란 인간의 권력 욕망을 가장 완벽하게 실현시켜주는 이념이기 때문이다.

소설 <1984>의 주인공 윈스턴은 자신이 매일매일 만들어내는 거짓이 혐오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반정부 지하투쟁단체에 가입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사상범으로 체포되고 만다. 그를 고문하던 간부는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이며 몇 개냐고 반복해서 묻는다. 윈스턴이 비밀일기장에 ‘2+2=4​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자유다.’라고 썼기 때문이다.

“네 개입니다.”
“네 개 같습니다.”
“다섯 개로 보고 싶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죽이세요.”

고문의 강도가 커질수록 윈스턴은 신념을 잃어간다. 너 같은 놈이 무슨 자존심이 있어 자신을 지키겠느냐고 고문자가 비아냥거리자 윈스턴은, 감시의 눈을 피해 사랑을 나누다가 함께 체포된 줄리아를 배반하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고통을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순간, 끝내 비명을 지르며 이렇게 외치고 만다.

“줄리아한테 하세요. 나한테 하지 말고 그녀에게 해요. 내게만 하지 않는다면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해도 좋아요.”

윈스턴은 모진 고문 끝에 신념과 사랑을 포기한다. 오직 빅 브라더만을 사랑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지만 끝내 총살당한다. 설사 육체적으로 죽지 않았다 해도 마음과 영혼을 완전히 잃어버린 그의 삶은 어차피 살아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개인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악랄한 짓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해치울 수 있는 인간, 그것이 공산주의 권력자들이라고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낳고 조작은 더 거대한 조작으로 덮인다. 거짓을 꾸며내는 자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눈앞에서 폼 나게 말하면 그뿐, 당장 이익이 되면 그뿐, 나중에 거짓이 드러나면 또 다른 거짓말하면 된다. 그러나 약탈자의 거짓이 영원할 수는 없다. 아무리 조작해도 2+2=4이기 때문이다. 세뇌된 사람들은 어리석게 속는다 해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다섯이라 말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해도, 언젠가는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이 아닌, 양면을 함께 바라보며 진실이 무엇인가 찾으려는 미래세대가 나타난다. 우리나라 촛불 세력이 민주주의 혁명이라며 그토록 추앙하지만 프랑스혁명이 얼마나 어리석고 참혹한 폭동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프랑스혁명이 공산주의의 모태라는 것을, 그렇게 탄생한 공산주의가 얼마나 잔혹하게 인류를 착취해왔는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것처럼.

-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납득하지 못할뿐더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공적인 사건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서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 <1984> 중에서.

대한민국 건국일을 부정하는 대신 북한이 세워졌다는 9월에 남북 최고 권력자들이 만나겠다고 한다.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하고 북한으로 석유와 쌀과 전기까지 보낸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권력을 쥔 자들은 이미 대한민국을 지우고 여기가 북한이라고, 조선인민공화국이라 천명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만약 그들을 여기에서 멈춰 세우지 못한다면, 머잖아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고향과 국적이 공산주의 치하의 북한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저들이 조작해도, 국민 모두가 세뇌 당한다 해도 2+2=4라는 진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상 모두가 아는 진실일지라도,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에서 2+2=4라고 소리 내어 외칠 자유와 권리가 그냥 주어지지는 않는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나야 한다. 남 탓하지 않는 것,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 자유와 선택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2는 5도 되고 10도 되고 100도 될 수 있다. 두 눈 부릅뜬 국민들이 너희는 틀렸다, 너희는 거짓이다, 지금 용기 내어 외치지 못한다면 2+2=4라고 외칠 수 있는 자유는 영원히 사라져버릴 것이다. 이 땅의 빅 브라더가 마음 놓고 크고 작은 거짓들을 끝없이 창조해낼 것이므로. 의식을 가진 개인들을 적폐로 몰아 모두 잡아들이고 수감하고, 겨우 남아 있는 진실마저 싹 다 삭제해버릴 것이므로.

깨어나라, 개인이여! 일어나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여!
TMTU. Trust Me. Trust You.

*‘TMTU. TRUST ME. TRUST YOU’는 김규나 작가가 ‘개인의 각성’을 위해 TMTU문화운동을 전개하며 ‘개인이여, 깨어나라!’는 의미를 담아 외치는 캐치프레이즈입니다.

김규나 객원 칼럼니스트(소설가, 소설 <트러스트미>, 산문집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