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하 경칭 생략)은 이달 초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물의를 빚었다. 그는 9월 6일 지명철회 논란이 커지고 있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를 옹호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박용만은 "요즘 논란을 보면서 갑자기 내가 아는 유은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면서 "왜냐면 내가 아는 한 유은혜는 늘 옳은 선택을 하고 약자의 편에 서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말수가 많지 않은 대신 상대하는 사람을 어렵게 하는 무게가 있는 사람"이라면서 "단단한 원칙이나 논리가 따뜻한 미소
난세의 정치는 ‘적(敵)과 아(我)의 구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과 ‘우리’를 가르는 전선(戰線)이 분명해 져야 한다. 이 구분이 명확해지면 싸움은 세팅이 끝난다. 또한 이 구분을 명확하게 의식하고 집요하게 투쟁하는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필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난세의 정치’에 대해 깊은 통찰을 남긴 칼 슈미츠(Carl Schmitt)의 이야기다. 그가 나치(Nazi) 철학자라고? 드디어 우파가 극우 본색을 드러냈다고? 웃기는 소리다. 칼 슈미트에 대해 조명하고 떠들어 온 사람들의 99%는 소위 ‘진보’ 색깔의 사람
[지난 번 글 ‘본능과 지능’에서 지능을 진화의 관점에서 살폈습니다. 우리가 선천적으로 지닌 지식인 본능과 본능의 부족한 점을 채우는 지능 사이의 관계를 일단 드러냈습니다. 이제 우리가 지닌 지능과 우리가 만들어낸 인공지능 사이의 관계를 살필 준비가 된 셈입니다.그러나 곧바로 인공지능을 다루려니, 좀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이왕 진화의 관점에서 삶을 살폈으니, 다른 것은 몰라도 문화는 살피는 것이 합리적입니다.‘유전자-문화 공진화(gene-culture coevolution)’라는 개념이 가리키듯, 이제 문화의 영향은 유전자의 그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인파 속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사진은 참으로 불쾌했다. 평양 시민들이 흔들어대는 빨간 꽃은 영락없이 무당 꽃 같았고, 여자들이 입은 한복은 무늬와 색깔이 난잡하고 야단스러웠다. 대리석 기둥과 아치로 치장한 노동당사(3층 서기실)는 그냥 값비싼 키치였고, 그 호사스러움은 평양 밖 주민들의 혹심한 가난과 대비되어 민망했다. 그래도 남한의 수많은 개인들은 젊은 김정은의 통 큰 리더십을 찬양하느라 입에 침이 마를 것이다. 생각 있는 사람들은 만나기만 하면 ‘나라 망했다’고 나지막하게 되뇌이는 요즘, 시대를 거슬러
미국 중부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부로 가다보면 미시시피 강과 지류가 보인다. 곳곳에 강이 호수같이 보일 정도로 물을 많이 담아두었다. 바지선이 분주하게 다니고 위락용 보트와 요트도 많이 보인다. 미시시피 강은 전 세계 하천 중 703개의 댐과 보가 건설돼 가장 흐름이 막힌 호소화된 강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긴 양쯔 강보다 거의 두 배나 댐과 보가 많다. 멕시코 시로 가는 도중에는 거의 물이 보이지 않고 나무도 없는 황량한 지역에 작은 도시들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해안도 개발이 되어있지 않은 자연 그대로이다. 국경을 사이에 놓고 국
한 단어의 발명이 위대한 업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때가 있다. 주시경 선생이 ‘한글’이란 말을 창안하고서야 세종의 문자들은 제 의미로 불리어졌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최대 공로는 유소년을 기리는 날을 정한 것보다는 ‘어린이’란 말을 만든 것이리라. 언론이 사회 타락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목도한 우리 사회가 ‘기레기’란 단어를 발명한 것은 위대한 각성이다.처음엔 그게 ‘기러기’(雁)를 우습게 지칭하며, 아내와 함께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고 돈 보내느라 고생하다 자살하는 기러기 아빠를 비하하는 말쯤으로 알았다. 언론의 자유는 우리가 오
국정 지지율과 공감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70~80%대를 오가는 고공행진의 지속이었다. 지지율이 높았던 이유는 촛불에 의해 탄생한 정권에 대한 맹목적 지지,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감, 남북 정상회담이 가져올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적 장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부드러운 말투, 권위적이지 않은 겸손한 태도, 그리고 자신이 동의하는 사안에 대한 공감 능력과 진심 표현력이 그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진심임을 의심할 수 없게 하는 뛰어난 공감 제
1979년 이란에서 혁명에 성공하여 친미(親美) 팔레비 정권을 축출하고 집권한 이슬람 정권이 미국 대사관 직원 및 가족 52명을 인질로 잡았다. 미국은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1980년 4월 24-25일 델타포스를 투입하여 ‘독수리 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을 감행했지만 작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다. 이란에 투하된 요원들은 지나가는 유조차를 이란군으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바람에 위치가 드러났고, 투입된 헬기들은 모래바람에 고장났으며, C-130 급유기가 헬기와 충돌하면서 폭발하여 승무원 8명이 사망했다. 멘붕에
청와대가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할 방북단 명단을 16일 발표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 명단 발표를 맡았다.방북단에 포함된 인물 중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나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주목한 사람들은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의 방북길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이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포함됐다. 4대 그룹 중 현대자동차그
이번에도 보유세 강화가 맨 앞에 나섰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2%에서 3.2%로 높이겠다고 했다. 정부는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겠지만 헛된 꿈이다. 보유세는 집값을 잡는 수단이 될 수 없다.미국과 영국은 세계에서 보유세 부담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0.16%인데 미국은 0.7%, 영국은 0.79%다. 한국보다 4-5배다 더 높다. 시가 5억 짜리 주택일 경우, 한국에서는 재산세를 100만원정도 내는데 미국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500만원은 내야 한다. 미국의 보유세는 한국처럼 부자, 서민을 가리지도 않는다.
전체 발전용 에너지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가 삼겹살로 발전소를 돌린다고 홍보하며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바이오중유를 재생에너지로 둔갑시키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런 정부의 행태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재생에너지가 아닌 바이오중유를 법을 바꿔 재생에너지로 만들려는 작업에 돌입했다며 삼겹살 발전소 논란을 일으킨 산업통상자원부를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비호하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바이오중유를 처음 언급한 정부는 이명박 정부고 실증연구를 시작한 정부는 박근혜 정부라며 '
90년대 말 홍대 앞 인디 뮤직 신이 태동할 무렵 이런 농담 같은 격언이 유행했었다. “밴드부터 만들어. 기타는 나중에 배우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하실지 모르겠다. 된다. 어렵지 않다. 소리를 내는 데만 일주일 이상 걸리는 클라리넷 같은 악기와 달리 기타는 쉬운 코드 두세 개를 외우는데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드럼도 ‘쿵쿵 딱 쿵쿵 딱’ 기본 리듬을 두드리는데 역시 두 시간이면 넉넉하다(기타보다 더 쉽다). 베이스 기타도 마찬가지. 기타라는 이름 때문에 멜로디 파트로 오해하기 쉬운데 베이스 기타는 리듬 악기다. 드럼 박자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기업 로자톰(Rosatom)은 2009년 채광다국적기업인 우라늄 원(Uranium One)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로자톰이 이러한 매입계획을 발표한 직후, 당시 국무장관이던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은 우라늄 원 주식 매매를 담당한 투자은행(크렘린과 연관된 은행)으로부터 강연을 하는 대가로 50만 달러를 받고 모스크바로 날아가 로자톰 고위간부와 러시아 기업가들을 만났다.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에 임명될 당시 국무장관 직무수행과 클린턴 재단 관계에 대한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에 재직하
정치는 친구와 적을 구분짓는 것이다. 이것은 독일의 유명한 정치사상가 칼 슈미트(Carl Schmitt)의 정치에 관한 정의이다. 정치는 선과 악의 구분을 중시하는 도덕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적 사고,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분하는 미학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독자적 영역을 갖고 있다. 정치를 우적(友敵)관계로 규정하는 그의 정의는 우리에게 ‘지적 쇼크’를 준다. 정치는 친구가 누구이고 적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거기에 대응해나가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한국 국내정치와 남북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더 이상 어울리는 수식어가 없을 정도다. 7월 고용참사에 이어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8월 고용 동향 통계는 '고용학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올해 7월 전년동기(同期) 대비 고용이 5000명 증가한데 이어 8월엔 3000명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탓'이라고 TV토론회까지 나와 주장하는 몇몇 부류의 곡학아세(曲學阿世) 인사는 정치병에 걸린 앵무새들에게 한 순간의 위안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피부로 느낄만큼 일자리는 학살되고 있다.통계는 거짓을 말하지 않지만 똑같
KBS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MBC 대주주)의 새 이사 임명이 마무리됐다. 현재 공영방송, 특히 KBS와 MBC는 역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시청률은 처참한 상태에 머물고 있고, 방송환경 개선이나 공정한 방송추구와 같은 중요한 목적들은 쓰레기 통에 처박혀져 있다. 대신 오로지 정권과 북한 전체주의 사이비 세습 종교집단을 빨아주는 저질 선전방송을 전락했다. 언론노조가 그토록 외쳤던 공정 방송은 결국 이런 것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언론노조의 횡포가 극에 달해 요직은 이들이 독식하고, 이들이 만든 숙청인민위원회가 무소불위의 전
조지 마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국 드라마 은 영주들이 저마다 왕이 되겠다며 권력을 다투는 과정을 그린다. 왕권에 대한 욕망은 없지만 친구이자 세븐 킹덤의 최고 지배자였던 로버트 왕의 돌연한 죽음에 의심을 품고 있던 북부의 영주 네드 스타크는, 왕위 계승자가 왕비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의 근친으로 낳은 아이임을 알게 되자 사실을 밝히려다 반역으로 몰려 참수 당한다. 이후 스타크 집안은 풍비박산,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험난한 운명을 헤쳐 가며 한 발 한 발 성장해나간다.왕세자비로 예정되었다가 반역자의
O 이해할 수 없는 文정권의 정책사고 극작가 버나드 쇼는 해학적 독설로도 유명하다. “우리가 결혼하면 당신의 지성과 내 미모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이사도라 던컨의 편지에 “추남인 내 얼굴과 당신의 텅 빈 머리를 가진 아이가 생길지 모르지요”라고 응수했다. 외모와 지성의 조합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쇼의 익살은 경제학으로 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the hypothesis of unintended consequency)의 가설이다. 선한 의도에 기초한 정부의 개입은 사전적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한국사회의 중병 중의 하나가 갑과 을이란 프레임이다. 갑은 강자고 을은 약자니까 을에게는 혜택을 주어야한다는 인식을 말한다. 심지어 이런 마인드는 법조인들에게조차 퍼져있다. 필자는 어떤 세미나에서 비슷한 또래의 법률가가 ‘억강부약(抑强扶弱)’이란 용어를 써가며 법의 취지를 해석하자는 말을 했을 때 아연실색을 했다. 다행히도(?) 나이 지긋한 선배 법조인이 그것은 권리의무를 분별하는 법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라 비판했다. 개인에게 권리가 있으면 보장하는 것이 법이지 그가 무슨 이유로 갑이 되는 순간 부당하게 그것도 법적으로 차
지난 6일 싱식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사진 몇 장이 인터넷을 장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 회의장에서 다리를 번쩍 들어 책상 사이에 걸친 케이블(전기줄)을 타넘어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처음엔 “저게 뭐 하는 걸까?”하고 유심히 봤다. 아마 대통령이 저렇게 행동하는 걸 처음 봐서 어이없었던 것이리라. 필자가 아직 젊기 때문에 더 세상을 살아온 분들에게 여쭤봐도 역대 대통령 중에서 저런 모습은 처음 봤다는 반응이 돌아왔다.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날 문 대통령과 회의 참석자들의 악수가 끝나자 의전비서관이 손을 펼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