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광주시를 비판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겨냥해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한다"고 했다.

강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 광주의 눈에 그는 뛰어난 음악가이고,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라며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중국 국빈 방문 당시 베이징대 연설에서 "광주(光州)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가 있다"며 "지금도 많은 중국인이 '정율성로'에 있는 그의 생가를 찾고 있다"고 했다.

강 시장은 "항일독립운동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가 겸 음악가로 활동하다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라며 "그 아픔을 감싸고 극복해야 광주건, 대한민국이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 선생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 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김구 선생과 함께 꼽은 인물"이라며 그 중요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7월 방한 당시 서울대 강연에서 정율성을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언급한 걸 다시금 강조하려는 것이다.

강 시장은 박 장관을 향해 "나와 다른 모두에 등을 돌리는 적대의 정치는 이제 그만하시고, 다른 것, 다양한 것, 새로운 것을 반기는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고 했다.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같은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율성이 독립유공자인가? 그는 대한민국을 위해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다"라며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으며,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해 단장이 됐다. 그가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한국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았다. 민족의 비극 6‧25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위문공연단을 조직해 중공군을 위로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48억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사업에 지방자치단체가 국민들의 혈세를 마음대로 쓴다면, 재정규율(fiscal discipline)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도 엄격히 대응해야 한다. 전면 철회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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