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은 타도대상, 한국당은 식물정당" '자유시민 정치세력화 추진위원회', 14일 전국순회 일정 첫발
범좌파-범우파 망라한 김주성-박인환-김대호-정진경-조형곤-주동식-이병태-백승재 지식인 공동행동
"86세대 밀어내려면 97세대 중심 돼야" 이언주 의원도 '자유와 민주 4.0(가칭)' 신당창당 선언

최근 정치권에선 민주평화당에서 분화한 대안신당(가칭) 창당준비기획단에 이어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변화와혁신을위한비상행동(변혁)' 신당기획단이 출범하고, 변혁 측이 자유한국당엔 통합신당 창당을 압박하는 등 신당론(論)이 무성하다. 민평당과 대안신당,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다시 합쳐 '도로 국민의당'이 될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만큼 제도권 정치지형은 복잡다단한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제도권 정치의 틀 바깥에서 자유시민의 독자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정권이 실정을 거듭함에 따라 반문(反문재인) 민심을 확인할 계기는 충분했지만, 각자의 셈법에 따라 이합집산만 벌이는 기존 야권에 대한 불신도 팽배함을 독자세력화 추진 주체들은 강조하고 있다.

우선 '자유시민 정치세력화 추진위원회'가 14일 정치세력화를 주제로 한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활동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지난 8~10월 '조국 사태'로 친문(親문재인)·극좌진영에 환멸을 느낀 시민들이 10월 3일과 9일 서울 도심을 가득 메워 정권퇴진을 촉구한 '10월 항쟁'을 계기로, 좌·우파를 망라한 지식인들이 추진위를 구성했다.

김주성 전 교원대 총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바른사회) 공동대표,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주대환 죽산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정진경 변호사, 조형곤 전 EBS 이사, 주동식 제3의길 편집인 등이 그 주역이다. 이들은 "조국·문재인 퇴진을 내건 10월 항쟁의 주역들이 정치 세력화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모색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10월 항쟁은 자유와 공정의 가치를 지향하는 위대한 국민혁명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적 타도의 대상임을 확인 ▲자유한국당은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없는 기득권 식물정당 ▲바른미래당 등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등 입장을 출범 배경으로 밝히고, 이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의 미래와 희망을 담아낼 완전히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고 했다.

추진위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재 '이승만학당'에서 정치 세력화를 주제로 첫 토론회를 갖는다. 발언자로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와 백승재 변호사 그리고 김주성 전 총장, 박인환 바른사회 공동대표, 김대호 소장, 정진경 변호사, 조형곤 전 이사, 주동식 편집인 등이 나선다.

앞서 언론에 '좌파 과외교사'로도 익히 알려진 김 소장은 "이 토론회는 독자신당 창당 외에도 한국당 중심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하는 의견까지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지향한다"고 밝혀뒀다. 추진위는 향후 1개월 가량 서울 외에 부산·대구·대전·광주·전주 등 전국의 주요도시에서 현지 발언자를 포함한 토론회를 조직한다는 계획이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언주 무소속 의원도 "세대교체를 통한 시대교체"를 강조하면서 연내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 출신으로 바른미래당에 몸담았다가, 지난 4월 한국당을 제외한 4당 지도부의 '패스트트랙 야합'에 반발해 탈당한 바 있다. 문재인 정권과 586 운동권 기득권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 왔다가 9월에는 조국 당시 법무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정치권 내 첫 삭발투쟁에 나서기도 했었다.

이언주 의원은 12일 오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의 국체가 무너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자신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한국 정치를 퇴행시킨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를 밀어내기 위해서는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가 정치의 중심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91학번·1972년생으로, '86세대'에 대항할 '97세대'를 자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자유와 민주 4.0'이라는 당명으로 이달 중 창당준비위를 구성하고 올 연말쯤 창당할 계획이다. '4.0'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류국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 수차례 광화문 광장에 나갔는데 정치권은 분열돼 있지만 국가와 자유민주주의를 걱정하는 국민은 이미 통합돼 있었다"고 신당 추진 배경을 밝히고, "시민사회단체와 기업인, 학계·법조계 출신 인사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창당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소수지만 다른 당 의원들과 대화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의원은 한국당발(發) 우파대통합론에 관해 "문재인 정권을 막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실패한 현 정권의 탄생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버티면서 단지 통합만으로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면 야합밖에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판을 깨나가지 못하면 또 다시 참패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앞서 제기됐던 한국당 영입설에 관해선 "영입 제안이 수차례 있었지만 그렇게 현실과 타협하긴 싫었다"며 "골리앗에 깨지더라도 다윗의 심경으로 독자 노선을 가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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