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특감반원 '윗선 지시로 민간인 사찰' 폭로에 김의겸 靑대변인 "우린 국정원 놓아버린 정부"
"지시없이 특감반원 임의 수집, 정치적 의도 없어, 특정인 목표 아냐" 강변
'공직자 비위감찰' 특감반 지휘한 反부패비서관실을 "정책수립이 고유업무"라기도
"反부패비서관실이 가상화폐 투기근절 대책 세웠다"며…"자랑하는 건 아니다"
盧정부 인사들 가상화폐 소유 사찰논란에 "업계상황 파악을 사찰이라 하면…"
리비아 韓人 피랍' 첫 브리핑 땐 "사막의 침묵에도 귀기울인다"

12월17일 춘추관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18일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표현을 담은 입장문을 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반(反)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축출된 김태우 수사관의 '민간인 사찰 정황' 폭로를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기본정신을 훼손한다"며 이처럼 부인으로 일관했다.

전날까지는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내용을 춘추관 브리핑에서 반박하거나 발언을 수정하는 등 '직접 대응'에 나섰지만, 민간기업과 민간인 신분 전직 공직자 및 관계자 사찰 폭로가 뒤따르자 이날은 오후 들어서야 서면 입장문을 내는 데 그쳤다.

게다가 이는 김의겸 대변인이 지난 8월2일 리비아에서 우리 국민 1명이 피랍된 사건의 엠바고 해제(8월1일 리비아 현지 매체 '218뉴스' 페이스북)를 계기로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라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의 조국과 그의 대통령은 결코 그를 잊은 적이 없다",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등 '불필요한 수사(修辭)'를 남발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7월6일 현지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은 11월 이후 구출 관련 진전사항이 알려지지 않았고, 이달 18일 기준 166일째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는 '사찰 이중잣대 논란'의 단초가 된 국가정보원의 국내정보 수집 기능 폐지를 오히려 "국가기관의 민간인에 대한 사찰 금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과거 정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라고 전제한 뒤 "첫째, 청와대 등 권력기관의 지시에 따라" "둘째,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셋째, 특정 민간인을 목표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민간은행장 사찰 의혹을 거론, "첫째,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감반원이 임의로 수집했다. 그나마 보고를 받은 반장이 감찰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해 바로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둘째, 정치적 의도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이 개입하거나 작동한 적이 전혀 없다"고, "셋째, 정부 정책 반대 인사 등 특정인을 목표로 진행한 것도 결코 아니다"고 했으나 구체적 논거는 없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말~올해 초 가상화폐 폐지설·규제 논란이 일 동안 노무현 정부 공직자 출신 인사들의 가상화폐 투자여부를 조사한 것도 특감반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반부패비서관실은 국가 사정(司政) 관련 정책 수립이 고유의 업무"라는 논리를 댔다.

그는 "정당한 업무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꼭 필요한 조사였다"며 "가상화폐 관련기관에 대한 현황정리가 필수적이었고. 이 과정에서 범여권 일부 인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관련기관의 단체장을 맡고 있는 경우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반부패비서관은 보도처럼 가상화폐 보유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를 받지도 않았다"며 "강제수사권이 없기에 가상화폐 보유는 알 방법도 없고, 정책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부연했다.

뿐만 아니라 김 대변인은 "가상화폐의 문제점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대책을 세워 나간 곳이 반부패비서관실이다. 그 노력이 지난해 12월28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정부가 선제적으로 규제를 하지 않았다면 그 피해는 수백만명의 학생, 가정주부, 회사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을 것"이라고 짐작한 뒤 "자랑을 하자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만들기 위해 그 업계의 기초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꼭 필요한 요건이다. 이걸 '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그럼 정부 내 이견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정부 정책은 무엇으로 만들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시각에 따라선 '정부 내 이견을 지닌 사람들'을 설득할 목적으로 '첩보 활동'을 택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이날 김 대변인이 해명 대상으로 거론하지 않은 사항 중에는 내부 정보 '언론 유출' 관련 외교부 직원 감찰 및 고위간부 사찰 의혹이 포함돼 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지닌 국정원을 깨끗이 놓아버린 정부"라고 거듭 홍보한 뒤 "그래놓고 10명도 채 안 되는 특감반원들을 데리고 민간인 사찰을 한다는 게 납득이 되는지요? 상식으로 판단해주시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글을 맺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mike.com

다음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2월18일 오후 출입기자단에 전한 서면브리핑 전문(全文).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청와대 특감반의 활동을 과거 정부에서 있었던 ‘민간인 사찰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출범 직후에 국정원의 정보요원을 철수시키고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업무를 금지시켰습니다. ‘국가기관의 민간인에 대한 사찰 금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과거 정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첫째, 청와대 등 권력기관의 지시에 따라

둘째,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셋째, 특정 민간인을 목표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어느 언론이 특감반의 활동 내용 가운데 문제를 삼고 있는 시중 은행장 비위 첩보의 경우를 이 요건에 비춰봅시다.

 

첫째,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특감반원이 임의로 수집하였습니다. 그나마 보고를 받은 반장이 감찰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판단해 바로 폐기했습니다.

둘째, 정치적 의도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목적이 개입하거나 작동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셋째, 정부 정책 반대 인사 등 특정인을 목표로 진행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이 언론은 또 가상화폐 대책 수립 과정에서의 기초자료 수집도 민간인 사찰인양 보도했습니다. 왜곡입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국가 사정 관련 정책 수립이 고유의 업무입니다.

가상화폐 대책을 세우던 2017년 12월로 돌아가 봅시다. 당시 가상화폐는 이상과열로 투기적 양상이었고, 가상화폐가 각종 범죄수단으로 사용되어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범여권의 일부 인사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가상화폐 거래에 관여한다는 보도가 다수 있었습니다. 만약 가상화폐 거품이 꺼질 경우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가 일어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은 물론 학생, 가정주부, 회사원 등 가상통화에 투자했던 국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위험성이 높아져가던 때였습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를 단속하여 국민 피해를 방지하고 관련 정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반부패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과 행정요원들이 모두 협업을 하여 관련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한 것입니다.

 

당시 특감반원들은 반부패비서관실 행정요원으로서 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가상화폐 동향, 불법행위 및 피해 양상, 과열 양상과 연관성 등 정책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주요 인사들이 관련단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공개적인 방법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정당한 업무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꼭 필요한 조사였습니다.

 

가상화폐 대책수립 과정에서 가상화폐 관련기관에 대한 현황정리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범여권 일부 인사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관련기관의 단체장을 맡고 있는 경우를 확인한 것입니다. 반부패비서관은 보도처럼 가상화폐 보유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를 받지도 않았습니다. 강제수사권이 없기에 가상화폐 보유는 알 방법도 없고, 정책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1계급 특진을 말합니다만 반부패비서관은 그럴 의사나 능력도 없고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합니다. 이 사안도 반부패비서관의 적법한 지시에 따라 정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이 이루어진 것이고,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민간인 사찰’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한번 뒤집어 생각해봅시다. 지난해 12월 우리사회에서는 가상통화가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이며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청와대 안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때 가상화폐의 문제점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대책을 세워 나간 곳이 반부패비서관실입니다. 그 노력이 지난해 12월28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으로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당시 정부가 선제적으로 규제를 하지 않았다면 그 피해는 수백만명의 학생, 가정주부, 회사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을 것입니다.

 

자랑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만들기 위해 그 업계의 기초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꼭 필요한 요건입니다. 이걸‘민간인 사찰’이라고 하면 그럼 정부 내 이견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정부 정책은 무엇으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는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지닌 국정원을 깨끗이 놓아버린 정부입니다. 그래놓고 10명도 채 안 되는 특감반원들을 데리고 민간인 사찰을 한다는 게 납득이 되는지요? 상식으로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2018년 12월 18일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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