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전 추진의혹-③] "북한에 200만kW 송전" 집착...北전기 공급이 文의 평생소원?
[北 원전 추진의혹-③] "북한에 200만kW 송전" 집착...北전기 공급이 文의 평생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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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앤드마이크는 2021년 1월30일,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했다는 문제의 문건 중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와 동일한 제목의 보고서를 확인했다.2021.01.30(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는 2021년 1월30일,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했다는 문제의 문건 중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와 동일한 제목의 보고서를 확인했다.2021.01.30(사진=조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가 강행한 월성 고리 원전 1호기 생매장 사태가 '북한으로의 원전 추진 의혹'으로 번졌다. '원전' 만이 아니라 '대북 200만kW 송전'이라는 의혹까지 그 단초에 불이 붙은 모양새인데, 이를 비롯한 현 정부의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어 그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사태의 문제의 근원은 '문재인 정부의 현행 대북(對北) 원전 지원 의혹'이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한 문건 일부는 박근혜 정부 문건"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문재인 식(式) 탈원전 정책 기조 속에서 발생한 '현행' 대북 지원 의혹이라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前 고위급 참모진 관계자는 "황당한 발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SBS는 지난달 28일 '월성 원전 고리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원 감사 방해 혐의' 공소장을 보도했다. 감사원의 감사 중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이 삭제했다는 530여 건의 파일명이 공개됐는데, '북한 원전 건설 추진안' 등이 '60 pohjois(핀란드어로 북(北)쪽을 뜻함)'라는 폴더에 담겼다는 것까지 드러났다. '북한 원전 제공 의혹'의 심지로 작용한 것이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검찰이 복구했다는 530개 파일 중  'Pohjois' 폴더의 '북한 전력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사례.pdf'와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PDF'라는 파일명과 동일명의 보고서를 확인했다. 'KEDO'라는 폴더까지 발견됐다. 위 두가지 파일명과 동일한 보고서는 이미 약 11년 전부터 발간됐는데, 이들 모두 북한의 경수로 사업 추진을 위해 구성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맞닿는다는 특이점이 도출됐다.

펜앤드마이크는 2021년 1월30일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했다는 문제의 '북한 전력 현황 관련 문건'과 동일한 제목의 보고서를 확인했다.(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는 2021년 1월30일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했다는 문제의 '북한 전력 현황 관련 문건'과 동일한 제목의 보고서를 확인했다.(사진=조주형 기자)

특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PDF'와 같은 이름의 보고서는 윤재영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보고서로, '통일경제 2009 여름호'에 실렸다. 해당 보고서는 머릿말부터 "남북한 전력 협력 사업은 1개 국가의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리모델링하는 방대한 사업으로서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며 "북한 전력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차원에서 단계별로 합리적인 남북한 전력 협력 방안을 구상하고 그 추진 방안을 기술했다"고 밝힌다. "장기적으로는 남북한 통합 전력망 구축을 통해 남북한 전력 산업을 단일화해야 한다"는 게 머릿말의 주장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한 전력 협력 추진 형태는 '직간접 투자 및 협력, 발전 연료 지원과 대규모 남북한 연계망 건설, 북한 발전소 건설'을 제시한다. 기본 전제 조건으로 ▲ 남북한 에너지전력 문제 협의 공동기구 설립 필요성 ▲ 에너지전력 전문가 교육 필요성을 언급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 KEDO 사업 추진 및 중단에 대해 북한은 6자회담을 통해 경수로 원전 건설을 강력 희망 ▲ 개성공단 경제 협력 전력 지원 ▲ 대북 200만kW 송전 제안 등에 대해 남북한 전력 협력 4대 방안(발전연료지원, 대북전력설비개선, 신규발전소건설, 남북한 통합전력망 구축)의 구체적인 안을 밝힌다.

구체적인 안으로는 ▲ 북한 배전망 표준화(22.9kV 전환) 사업 ▲ 황해도 제2경제 특구 건설 ▲ 개성공단 전력 공급 확장 시 154kV 송전망 혹은 차상위 345 kV 송전망 건설 ▲ 대북한 송전망 건설 및 전력 공급 및 전력설비 개·보수 ▲ 원전 건설 등이다. 그중에서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의 경우 KEDO 경수로 사업 재개 혹은 신규 원전 건설 등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정리했다.

북한 KEDO 경수로 관련 사업. (사진=연합뉴스)
북한 KEDO 경수로 관련 사업.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내용이 담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 보고서는 산업부 공무원들이 감사원의 '월성 원전1호기 조기폐쇄 의혹' 감사 과정 중 삭제한 '북한 원전 추진안' 관련 파일의 문서와 동일한 이름을 갖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남북한 통합 에너지 체계 구축 및 동북아 연계협력 시도를 위해서는 '남북 에너지 협력 위원회' 구성"을 강조한다.

이를 종합하면, 해당 보고서 상에서 언급되는 KEDO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시 처음으로 임명한 서훈 국가정보원장(現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KEDO 대표로 하던 과거 이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정황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신희동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안은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바 없으며 북한에 원전 건설을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서면논평을 통해 "전 대통령 시절 언급됐는데, 관련 문서들은 전 대통령 시절 생산됐다"고 반발했다. 그렇다면 문서 생산 시기를 정책 판단의 기준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까.

그렇지 않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탈원전을 기조로 내세운 현 정부가 국내 원전 정책과는 별도로 '대북 원전 지원 검토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즉, 월성 원전 고리1호기에 대해 조기폐쇄를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180515_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_v1.2.hwp'이라는 제목의 문서들을 다루고 있었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이다.

한편 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오전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파일명 등으로 발생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히 그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전력, 국가정보원 등에서 근무했던 고위 관계자들 역시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관련해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 3월 당시 공개된 북한 경수로 건설 공사 현장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양화항의 경수로 기자재 하역 모습, 발전소 부지 유류 저장고, 발전소 부지-골재원 간 공업용수관 매설작업, 발전소부지-골재원 간 도로공사 모습이 담겼다. (사진=연합뉴스)
2000년 3월 당시 공개된 북한 경수로 건설 공사 현장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양화항의 경수로 기자재 하역 모습, 발전소 부지 유류 저장고, 발전소 부지-골재원 간 공업용수관 매설작업, 발전소부지-골재원 간 도로공사 모습이 담겼다. (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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