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北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2021.1.11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北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北 노동신문이 11일 보도했다. 2021.1.11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가 무려 8일간 열린 가운데, 우리나라에 대한 북한의 '대남(對南) 전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명 '밑둥지 전술'의 변화다.

특히 '조선노동당의 영원한 총비서' 김정일 사망 10년 만에 '당(黨) 총비서'로 北 김정은이 추대되면서, 대남적대책을 더욱 채찍질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北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당 대회는 지난 5일 시작해 12일 끝났다. 핵심은 '핵(核)무력 강화'를 비롯한 대외적대노선의 유지다. 핵무력 증강의 명분과 정당성을 부각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가정보원(國家情報院·국정원)과 그 외곽단체 및 소수의 언론사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저녁,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北 제8차 당 대회에 대한 자체 분석 평가를 분야별로 모았다. 펜앤드마이크는 이날 작성된 비공개 보고서 중 일부인 '대남 분야 적대성 평가 보고'를 입수, 이를 공개한다.

북한 측은 이번 당대회에서 우리 정부를 겨냥해 "남조선 당국이 계속 우리(北)를 몰아 세운다면, 달리 상대해줄 수밖에 없음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남압박을 강화하면서도 남북관계가 경색된 원인이 우리 정부에 있음을 못박은 행위다. 게다가 책임론에만 머물지 않는다.

북한은 "방역사업(코로나19)·인도주의적 협력 및 (북한)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를 꺼내 들고 남북관계에 관심이 있는 인상을 주고 있다"면서 '근본적 문제'가 바로 '첨단무기 반입·한미연합군사훈련'에 있으므로 이를 중단한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펜앤드마이크가 확보한 비공개 간담회 상 평가서. 해당 평가서는 국정원 측에서 해외 업무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거한 일종의 비공식 평가서다. 2021.01.13(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가 확보한 비공개 간담회 상 평가서. 해당 평가서는 국정원 측에서 해외 업무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거한 일종의 비공식 평가서다. 2021.01.13(사진=조주형 기자)

 

이는 "남조선 당국은 첨단군사자산획득·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 개발, 세계최대수준 탄두중량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는 집권자의 발언부터 설명하고, 반입목적과 본심을 해명해야 한다"는 북한의 발언에서 재차 확인된다.

국정원 측에 보고된 비공개 평가서에는 이를 '밑둥지 전술'의 확장책이라고 봤다. '밑둥지'라는 것은 '근본 문제'를 의미한다. '밑둥지 전술'은 '근본 문제를 타격해 나뭇가지(부가이익)를 얻어낸다'는 의도를 가진 전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학습효과를 통해 밑둥지를 타격할 경우 밑둥지도 쓰러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핵(核)을 비롯한 무력 사용도 배제되지 않는다. 이는 조선노동당 규약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北 조선노동당 규약 전문에는 "조국통일을 위해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해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점을 명시함으로써 무력에 의한 대남 적화 통일 가능성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를 두고 北 노동신문(10일자)은 "조국통일을 위해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해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라고 왜곡해 표현했다.

즉 '고려연방안에 의한 통일 방도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남조선혁명전략의 기본 방침에 따라 무력통일도 가능하다'는 점을 당규약에 명시해 대남·대미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평가된다는 게 이번 비공개 대남 적대책의 핵심이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주력하는 남북 관계 개선이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일종의 '희망고문'을 통해 북한 주도의 일방적 관계로 고착해 나가려는 전략이 된다.

한편,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는 국정원 측의 외곽단체를 비롯해 극소수의 언론인과 전·현직 장관 및 차관, 정부기관 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北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강습 모임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21.1.14(사진= 연합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
北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참가자들이 지난 13일 평양에서 강습 모임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21.1.14(사진= 연합뉴스, 평양 조선중앙통신)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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