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싱가포르서 10시간 가량 회의 진행했지만 팽팽한 이견

한국과 일본이 14일 싱가포르에서 이른바 '레이더 갈등'을 풀기 위해 실무급 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양측은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와 자국 입장을 상세히 설명해 상대측의 이해를 제고했다"고 밝혔지만, 결국 한일 양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채로 다음날인 15일까지 회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나선 한국 대표들은 15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으로 알려져 있어, 관심을 모았던 양국의 공동보도문 발표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한일 국방당국은 우리 시각으로 오전 10시 주 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서 회의를 시작한 뒤 오후 2시부터는 주 싱가포르 일본 대사관으로 옮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10시여 만인 밤 8시 반에 끝났지만,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헤어졌고 이번 갈등을 촉발한 레이더 주파수 정보도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일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 과정에서 한일 레이더 갈등이 불거지고 3주 이상 지나서야 이 문제와 관련한 국방당국 간 첫 대면 회의가 성사됐지만, 결국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 못한 셈이다. 양국은 레이더 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달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가진 바 있지만, 당시에도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우리 측에선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일본측에선 히키타 아쓰시(引田淳) 통합막료부(우리의 합참) 운용부장(항공자위대 중장급)과 이시카와 타케시(石川武)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일본은 한국의 광개토대왕함이 여러 차례에 걸쳐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화기관제(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비춤)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가동했을 뿐 사격통제 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낮은 고도로 위협 비행을 했으니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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