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안 해결의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
日 한국측 입장에 "상대방(한국 국방부)과의 관계도 있으니 말하지 않겠다"
日언론 "한일 갈등 협의 실패, 韓의 구축함 전파 공개 거부 때문"

 

한국과 일본이 '레이더 갈등'을 풀기 위해 실무급 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일본 측이 레이더 주파수 공개 없이 한국 측 군함 정보만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 정부는 유감의 뜻을 재차 전하면서 한국 측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앞서 전날 한일은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회의를 진행했다. 한일 군사당국은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부터 한국대사관에서 첫 회의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일본 대사관에서 회의를 이어갔다. 양측은 오후 8시30분까지 10시간 동안 회의를 거듭했지만 결국 이견만 확인하고 공동보도문 조율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각기 자국에 설명할 보도문을 상호 조율하고 회의를 마쳤다.

이날 회의와 관련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군함의 STIR레이더(추적레이더)의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다만, 일본은 일부 데이터만을 얘기하면서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대변인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이러한 요구는 대단히 무례한 요구고, 사안 해결의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 측이 주파수 공개를 거부했다는 일본 매체 보도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었다"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가 거부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자료를 일본이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그 부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언론은 양국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과 관련해 "객관적인 증거로 자위대의 전파 기록의 제공을 한국에 타진했지만 한국 측이 동의하지 않아서 평행선을 긋다가 끝났다"고 보도했다.  

NHK는 전날 열렸던 싱가포르 협의 상황을 전하면서, 우리나라  국방부가 일본 해상 자위대 초계기에 레이더를 조준한 데 대해 거듭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협의에서 일본 측은 객관적인 증거로 자위대의 전파 기록을 보여주겠다고 한국 측에 타진했지만, 그 조건으로 한국이 구축함의 전파에 관한 기록을 보여주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측도 기밀 보호 차원에서 전파기록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방위성 내 일각에서는 "더 이상 협의하는게 생산성이 없다"며 협의 중단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NHK는 보도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방위성이 일본 측의 유감의 뜻을 재차 전하면서 (레이더 조사에 대한)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다"면서도 일본이 자국의 초계기가 맞았다고 주장하는 레이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한국 측 발표에 대해 "상대방(한국 국방부)과의 관계도 있으니 자세한 협의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양국은 추가 화상회의나 실무회의에 대해서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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