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상 "사실 관계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은데 매우 유감스럽다"
아사히신문 "日, 양국 동시에 전파 데이터 제시 요구...韓, 일본 측 먼저 제시 주장"
日관방장관 "레이더 조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미국에도 설명하고 정보 공유 중"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가 "일본이 일부 데이터만을 얘기하면서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다"며 "무례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방위상은 일본 측이 제안한 전파 데이터 교환을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갈등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과 일본 양국은 지난 14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협의를 열었다.

16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전날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은 작년 12월 20일 동해 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조사 받은 화기관저 레이더 전파 데이터를 한국 측에 제시하는 대신 한국 측의 해군 구축함 전파 정보도 제공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한국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어 "사실 관계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은데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무라카와 유타카(村川豊) 일본 해상자위대 막료장(한국의 해군참모총장에 해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데이터를 제시해 함께 검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은 싱가포르 협의에서 일본은 한일 양국이 동시에 레이더 주파수 등의 전파 데이터를 제시하자고 요구했지만 한국은 일본 측이 먼저 제시하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는 일본 측이 먼저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은 자위대의 정보수집 능력을 공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전날 BS닛테레의 프로그램에서 "그런 일(한국 해군 구축함의 자위대 초계기에 대한 화기관제 레이더 조사)이 있었던 것은 사실임이 틀림없다"며 "한국 측에 계속 확실하게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 측에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자국의 주장을 설명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한편, 한국 측 군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실무급 회의에서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레이더 주파수 특성에 대해 일부 제공만 제안하며, 고급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한국 광개토대왕함의 주파수 특성 전체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16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주파수 특성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주파수 특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STIR레이더(추적레이더)의 주파수는 고급 군사기밀에 해당한다"며 "추적 레이더에 대한 주파수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다"고 강조했다. 

레이더가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주파수 특성이 공개될 경우, 실제 전자전 상황에서 전파방해(jamming)를 받게 돼 한국 군함이 무력화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상대국에 요구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 측은 당시 STIR 레이더를 조준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확보하고 레이더 전문가까지 동행해 회의에 참석했지만, 일본 측은 레이더 전문가도 구성하지 않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회의장에서는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에 대한 한국 측의 강력한 항의가 이뤄졌고, 일본 측도 어느 정도는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공대함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군용기가 상대방의 군함에 대해서 접근하는 자체가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행위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일본 초계기가) 관례적으로 금지하는 비행패턴을 그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인정하지 않았지만 광개토대왕함이 위협으로 느낄 수 있었겠다는 공감은 있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추후 회의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으며 "한국 측은 레이더 정보를 양국 전문가들이 상호 검증할 것을 일본 측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군함의 STIR레이더(추적레이더)의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다만, 일본은 일부 데이터만을 얘기하면서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일본 정부는 "상대방(한국 국방부)과의 관계도 있으니 자세한 협의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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