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입법의 역할과 졸속 입법의 문제점현대 민주국가에서 입법, 행정, 사법으로 국가권력을 나누는 삼권분립은 기본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항상 삼권 중에서 입법을 제일 먼저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과거 유신헌법에서 대통령을 국회의 앞에 놓은 적이 있지만, 이러한 비정상적 예외를 논외로 하면 말이다.이처럼 입법이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것은 삼권의 상호 관계 때문이다. 입법에 의해 국가질서 형성의 기본 방향이 설정된 이후에 행정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따라- 법률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수행되며, 사법은 최종적으로 이러한 국가작용이 헌
지난주 MBC 노동조합이 현재 MBC 보직자 148명 가운데 132명이 민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리스트를 발표하였다. 그중에는 임원급인 본부장과 국장, 부장, 팀장 같은 상위직 관리자들도 포함되어 있고, 회사를 대표하는 노사협상 실무책임자라 할 수 있는 인사부장과 노무부장까지 언론노조원으로 밝혀졌다.현 사장을 비롯해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사장들이 모두 언론노조 활동을 주도했던 인사들이어서 이 발표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중견 간부 이상은 통상 노조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노동계의 상궤에 비추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방미하여 한미 간의 전반적인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자 중국은 윤 대통령의 방미 전후로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중국이 그간 한국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 불만을 갖고 있었으며, 우리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그 불만을 일시에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관영매체와 학자들까지 동원해 한미동맹 강화에 견제구를 날렸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만 문제이다.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1960년대에 대학생이었던 동창들에게 질문하곤 한다. “우리가 반정부 데모하던 그 시절에 대한민국이 오늘과 같이 번영할 것으로 예상했었냐?” 그랬다는 답변은 하나도 없다. 최근 동해안 작은 어촌 거진항을 들렸을 때 공중화장실에 화장지가 잘 비치된 걸 보고 새삼 놀랐다. 중국 같은 나라는 물론이고, 유럽의 많은 선진국에서도 공중화장실은 사용료를 받을뿐더러, 한국만큼 깨끗하지도 않다. 한국의 소득수준이 선진국이 되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의식 수준도 선진화되었다는 좋은 예다. 지지난 일요일 광화문에서 출발해서 한강변을 달리는 하프 마라
이판능(李判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일제시대인 1920년대에 일본 도쿄로 건너가 전차 기사로 일하던 하층 노동자였다. 결혼도 했고 자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본에는 홀몸으로 건너갔다. 일본인 집에서 하숙을 한 것으로 봐서 그렇게 짐작한다.그의 나이 27세이던 1921년 6월에 그는 아끼던 수건 3장을 도둑맞았다. 지금 시대에 수건은 흔해빠진 소모품이지만 당시에는 귀한 물건이었다. 당시 일본도 근대화되었다고 하지만 옷 한 벌 맞춰 입는 것이 지금으로 치자면 자가용 승용차 한 대 장만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행사이던 시절
#. 흥남질소비료공장을 아십니까?자료 검색을 하다가 96년 전인 1927년 5월 2일이 ‘흥남질소비료’로 알려진 조선질소비료주식회사 설립일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회사는 일본의 기업가 노구치 시타가우(野口遵)가 설립한 일본질소비료가 자본금 1,000만 엔을 출자하여 함경남도 흥남에 설립한 회사다.노구치는 일본제국이 배출한 신흥재벌 중의 하나로 ‘전기·화학공업의 아버지’, ‘조선의 사업왕’으로 불렸다. 일본의 구 재벌은 대부분 상업 자본으로 출발하여 금융업·상업·무역에서 탄탄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때문에 투자 규모가 방대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4.19 혁명 기념사에서 "피와 땀으로 지켜온 민주주의가 민주주의 운동가 또는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하는 사기꾼에게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면서 민주주의를 바르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입법권 남용으로 여야 간의 극단적인 대립이 벌어지는 국회의 현실이 보여주는 정치 리더십의 부재 현상이 배경에 있다고 보인다. 4.19가 혁명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리더십 교체라는 정치 지형의 변화를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정치리더십은 모두를 위한 공화국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서 정치리더를 포함한 정치 주도 세력에서 나오고 정당
마약하면 뭔가 ‘힙’한 느낌? 청소년이 위험하다마약에 관련된 두 가지 사례다. 첫 번째, 얼마 전 중학교 3학년 남자학생과 대화를 나누다 근자에 봇물처럼 터지는 마약사태로 화제가 옮아갔다. “요즘 온통 마약에 대해 얘기하는데, 자꾸 그러니까 마약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 뭔가 ‘힙’한 느낌? 호기심이 생겨요, 그래도 마약하면 안 되겠죠?” 남학생이 하는 말에 정말이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 정보사회 특성상 디지털 세상은 온갖 유해환경으로 가득하다. 인터넷으로 마약을 물품처럼 구매하는 세상에 청소년들은 필터링 없이 무방비 상태
4월 26일 백악관에서 개최된 윤석열-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하여 과거 어떤 정상 만남보다 큰 의미를 가진 분수령적인 외교행사였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정상회담임 만큼 규모와 다양성에 있어서도 특별했지만, 한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륙으로부터의 안보위협과 북핵 위협’에 직면한 시점이어서 핵안보와 관련하여 어떤 합의가 도출될 것인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린 것이 사실이었다. 경제·무역·기술·에너지, 반도체, 통신, 국제평화 증진, 북한 인권, 기후변화, 환경보호, 우주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
올해 적발된 일련의 간첩단 사건을 보면 관련자들이 하나같이 특정 정당 당원임을 알 수 있다. 바로 진보당(구 민중당)이다. 북한은 이들 간첩단들에게 지속적으로 진보당을 장악하라는 지령을 하달한 바 있다. 북한은 왜 특정 정당에 집착하는가? 이의 대답은 북한이 1990년 초부터 주력하고 있는 이른바 진보정당 구축공작에서 찾을 수 있다.김일성은 일찌기 남조선혁명 수행을 위해선 혁명의 참모부인 ‘전위당’(비합법 지하당)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레닌의 당 조직론에 입각한 것이다. 레닌은 한 나라의 공산혁명을 위해선 소수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마이단 사태로 친러 정권이 전복되고 친서방정권이 들어섰을 때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한 말이 있다. 그는 2014년 7월 27일 미 CNN에서 러시아는 이태리 정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진영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단행하면서 러시아쯤이야 이태리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니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 2013년 세계은행 통계에 따른 국가별 명목 GDP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브라질, 이태리, 러시아, 이태리, 인도의 순이었다. 린지 그레이엄
윤석열 대통령은 4월 19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대만문제에 다른 사람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한국 외교부는 20일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하여, “윤 대통령이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것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무례한 발언을 한 것은 외교적 결례이다”라고 언급했다.그리고 중국 외교
미디어연대는 4.19혁명 기념일을 맞이하여 언론의 자유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미디어혁명 선언’을 발표할 것을 제안했다. 언론은 민주적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지탱하게 하는 근간이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한 미디어의 가짜뉴스, 미디어를 이용한 진영 논리의 확대, 변화를 거부하는 미디어의 기득권 옹호 등으로 인해 우리 언론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역할보다 신뢰가 추락되고 소멸되는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구나 공정성 파괴는 미디어 영역을 넘어 공동체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우리 언론은 큰 위기에 처해 있다. 미디
프랑스의 자살68혁명 이후 프랑스는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에 대한 원죄로 대거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톨레랑스의 정신이라고 생각했다. 프랑스인들은 이민자들이 프랑스인의 정서와 삶에 동화되어 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결과는 프랑스인들의 기존의 삶과 전통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민자, 성소수자, 무슬림, 여성에게 특혜와 특권을 부여하는 PC주의(정치적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의 단추를 연 결과였다. 프랑스인들은 미국의 PC주의가 프랑스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PC주
#. 김정은, 고체연료 ICBM 발사의 후폭풍북한이 지난 4월 13일 평양 인근에서 첫 시험 발사한 ‘화성-18형’ 로켓이 화제다.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북한 최초로 고체연료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은 미사일을 발사대에 세우고 연료 주입에 30분 이상 시간이 걸리고, 이 과정에서 감시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이에 비해 고체연료 ICBM은 사전 연료 주입 없이 기습 발사가 가능해 유사시 한미 ‘킬 체인’(Kill Chain)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
퍼주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총선을 앞두고 적대적 적대관계였던 여야가 적대적 공생관계로 돌아서며 서로 부조를 해주느라 바쁘다. 때마다 그래왔던 까닭에 이제는 놀랍지도 않지만 짜증은 재발한다. 자기 지역구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상대 당(黨) 혹은 상대방과 법안 주고받기는 기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대구, 경북 신공항 특별법과 광주 군(軍)공항 이전 법(法)을 임시국회에서 나란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고로 사업비를 보조하고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 사업에 들어갈 국고는 10조원 이상이다. 우리
문제상황1987년 민주화 이후 36년이 흘렀지만, 최근에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화 직후, 특히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는 -비록 일부 문제점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와 개선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와는 달리 최근 10년 동안에는 소모적 갈등과 대립이 점점 극단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본래 민주주의는 다양성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므로 다양한 의견들의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도 민주주의 자체를 존립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근본가치에 대한
가짜뉴스의 폐해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그 이유는 15세기 신문 등장 이후 500여 년간 이어져 온 매스미디어 시대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중반에 시작된 정보혁명은 인류에게 온라인 공간이라는 경이로운 세계를 열어줬다. 이곳에서 인간들은 제약 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다.구텐베르크의 인쇄 활자가 성직자들의 지식 독점을 붕괴시킨 이후, 지식인과 언론이 주도해왔던 정보 독점 구조가 또다시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 공간에서의 무한한 표현의 자유는 지식의 민주화나 정보
미국과 중국은 2017년부터 신냉전에 돌입했다. 향후 상당 기간 동안 신냉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중 간에 신냉전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공세적 외교를 2010년대 초부터 시작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한편, 현재 미중 신냉전이 발생하는 근저에는 양국이 상대방에 대해 갖고 있었던 잘못된 인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당초 중국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중국이 강대국이 되도록 허용했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은 소련과 대결하기 위해 1972년 중국과 손을
윤석열 대통령은 3월 6일 일제징용 배상문제를 제3자 변제방식으로 해결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5년여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한일관계에 숨통을 트는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칼로 자른 것에 비견할 만하다.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걸음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물론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과 유럽연합 국가 수뇌들, 그리고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까지도 윤 대통령의 대승적 조치에 대해 입을 모아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국의 국력과 국격이 높아졌고, 그만큼 국제사회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2018년 애국자라고 자칭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