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협상 맡겼더니…선생님 없다고 반장이 수업하자는격, 즉각 당무 손떼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 춘천시·재선)이 12일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서울 강서구을·3선)를 겨냥 "(원내대표 직무 외) 아무런 권한도 자격도 없는 분이 기회만 있으면 보수이념이 어쩌고 하니 민망할뿐"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이념 정체성 관련 '투항주의적 좌경화'를 경계한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의 충고에 김성태 권한대행이 "수구냉전적 사고"라며 반발한 데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김 권한대행이 '평화와 정의, 공정과 평등'을 내세운 점을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부러웠나 보다"라고 꼬집은 뒤 "그런데 솔직히 (김 권한대행의 어록을) 몇번을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된다. 본인도 알고나 하는 얘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난 김 권한대행 주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따지기에 앞서 (내가) 원내대표부터 이념교육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본인은 원내협상을 하라는 원내대표로 추대된 거지, 당대표가 아니다. 전엔 (원내대표를) 원내총무라고 불렀다"고 적었다.
이어 "선생님(당대표를 비유)이 안 계신 틈에 반장(원내대표 비유)이 수업하자고 하면 학생들이 따르겠나. 그냥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자습이나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권한대행이 또 다른 월권을 저지르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도 내놨다.
그는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추천에 간여하지 않겠다고 준비위원장까지 뽑아놨는데, 며칠 전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왜 만나서 비대위원장을 권유했단 말인가"라며 "이것부터 약속 위반이다. 즉각 당무에서 손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권한대행은 당의 기존 이념노선을 부정하는 듯한 행보를 여전히 이어갔다.
옛 비박(非박근혜)계 좌장격인 이재오 상임고문이 이날 국회에서 "수구나 급진을 지양하고 전통을 존중하면서 새로워지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해야 한다"며 당 개혁안을 제시하자, 옛 계파 일원인 김 권한대행이 그를 만나 "수구냉전의 낡은 보수집단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맞장구를 친 것이다.
이재오 상임고문은 ▲중도 실용주의 노선 추구와 세력 대통합 ▲당대표 단일체제 폐지 및 전국위 의장체제로의 전환 ▲중앙당 공천권 폐지 및 상향식 공천제도 등을 제시했다.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서울-평양 남북대표부 설치 및 자유왕래·직접교역 ▲유라시아 횡단 고속전철 건설 등과 함께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정·종전선언을 6자회담에 위임하자"고 이미 실패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