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호주전까지, 조현우는 또 '빛현우'가 됐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마음 졸이면서 보던 경기, 조현우는 담담하게 믿기 힘든 슈퍼세이브를 해냈고, 이는 곧 황희찬의 동점골과 손흥민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3일 새벽(한국시간), AFC 2023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호주와 8강전을 치뤘다.
9년 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게 정말 아쉽게 패배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던 경기였다.
경기는 치열하게 흘러갔고, 다소의 불운이 겹치면서 먼저 실점을 한 대표팀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에서도 호주의 골문은 열리지 않으면서 9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나던 순간, 월드클래스 손흥민이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전 추가시간에 접어든 48분에 찾아온 천금같은 기회, 키커는 황희찬.
수많은 비난을 받았던 시절에도 담담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황희찬은, 이번에도 멋지게 성공시켜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윽고 접어든 연장전. 황희찬의 과감한 돌파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은 브라질의 프리킥 마스터 주닝요 부럽지 않은 슈팅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남은 시간을 영리하게 잘 보낸 대표팀은 결국 두 차례의 연장 혈투 끝에 4강에 진출했고, 아시안컵의 여정을 이어나가게 됐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조현우는 다시 한번 '빛현우' 모드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호주의 골문이 열리지 않아 답답하던 후반전 12분, 대표팀은 오히려 역습을 당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에 제대로 맞춘 헤딩슛, 그리고 이어진 세컨볼 기회에서의 슈팅까지. 조현우는 이 두 개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만약 조현우가 막아내지 못했다면 호주는 2대0으로 앞서나갔을 것이고, 가뜩이나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대표팀은 그대로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조현우가 없었다면 말이다.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은 결국 나비효과가 되어 황희찬의 동점골과 손흥민의 결승골 그리고 대표팀의 4강 진출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빛현우'가 만든 또 하나의 기적인 것이다.
연이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골키퍼 조현우, 우승으로 가는 여정까지 또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치열한 경기 끝에 호주를 꺾은 대표팀은, 오는 6일 밤 자정(한국시간) 요르단과 4강전을 가진다.
선우윤호 기자 yuno93@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