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6시간 걸러 김정은 창이공항-트럼프 파야레바르 공군기지 각각 안착
블룸버그 "1분간 통역만 둔채 트럼프-金 단독회담, 이후 정상회의…회담 12일 안 넘길 것"
트럼프, 싱가포르行 직전 "김정은과 1분이면 北 비핵화 진정성 안다, 시간낭비 않겠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지난 9일 오전(미국 동부시간 기준)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리던 캐나다 퀘백을 떠나 10일 밤, 평양에서 먼저 날아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기 중인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북핵 폐기 협상의 두 당사자가 미·북 정상으로서는 처음 직접 대면을 위해 6.12 회담 이틀 전 모였다.

김정은은 10일(한국시간) 오전 8시39분 평양에서 출발한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에 탑승해 싱가포르를 목적지로 이동했다. 이 항공편은 중국 베이징을 통과한 뒤 싱가포르로 향해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36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정은의 도착 사실은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즈' 등이 먼저 타전했고, 국내 언론에도 알려졌다. 김정은 도착이 확인되기 전까지, 평양발 항공기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방문 때 사용하는 기종인 보잉 747-4J6과 동종으로 알려져 출발 시점부터 탑승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김정은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1980년대 도입돼 노후화된 데다 3000마일(약 4828㎞) 이상을 비행하는데 무리가 있어 그가 중국 항공기를 이용해 싱가포르를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약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9시22분(현지시간 오후 8시22분)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안착했다.

앞서 미북정상회담 실무 조율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고 귀국한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 등 싱가포르 정부 대표단이 나와 전용기 트랙에서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동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발라크리쉬난 장관 등과 간단히 환담을 나눴으며,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 질문에 "매우 좋다(very good)"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대기 중이던 리무진에 탑승,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을 태운 약 30대의 차량 행렬이 싱가포르 경찰 호위를 받으며 숙소로 이동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오는 11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오는 1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오전 9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사상 첫 미·북 지도자간 회담을 개최한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따로따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혀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북정상회담은 우선 단독회담으로 시작하고, 12일 당일 끝날 전망이다.

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현재 계획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첫 대면에서 통역사들만 둔 채 단둘만(One-on-One) 참여하는 단독회담으로 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미국 측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NSC 보좌관, 북측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양국 관계자들이 배석하는 정상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또다른 미국 관계자를 인용, "(양국 정상은) 당일 저녁까지 회담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공동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이 12일을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8~9일 이틀간 열리는 G7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지 않고, 이틀째에 싱가포르행 비행길에 올랐다. 에버렛 아이젠스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대신 남은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며 "김정은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겠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둔 것으로도 전해진다.

블룸버그는 "현재 계획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첫 1분 동안 단둘이 있을 것"이라며 "(단독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원 중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북정상회담 직후 한국과 중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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