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자 검색엔진 사용 추이. 60%대가 무너진 네이버, 약진 중인 구글이 눈에 띈다. [사진=인터넷트렌드]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23일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검색시장 지분율에서 64.8%(지난해 12월 기준)를 차지하던 네이버가 지난달엔 55.2%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26.8%를 기록했던 구글은 35.2%로 껑충 올랐다. 1%에 불과하던 MS의 빙 또한 3%로 세배 상승했다.

급작스런 변화가 오게 된 이유로는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검색시장에 적용되는 등 검색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성형 AI서비스는 소용없는 검색 결과나 광고성 콘텐츠를 볼 필요 없이 원하는 답에 곧바로 다다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사용자들이 점점 더 찾게 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I에게 질문을 하면 실시간으로 적절한 문장이 생성되는 방식으로 정보가 검색되기 때문에 학교 과제나 프로젝트에 이용하기도 한결 수월하단 장점도 있다. 

생성형 AI가 지난해 11월에 처음 출시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프로토 타입'적인 한계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럼에도 단순히 검색어를 넣어 검색하는 것보다 AI와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찾아가는 과정이 점차 보편화될 것이라는 데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에 더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검색 엔진으로 쓰는 사용자들도 늘고 있다. 데이터플랫폼 오픈서베이는 10대의 85.4%가 최근 1주일 새 정보를 검색할 때 유튜브를 사용한다고 대답했다고 밝힐 정도고, 국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지난해보다 261만 명이나 늘었다.

이렇듯 AI 서비스가 각광받고 비(非)검색엔진을 통한 정보 습득이 많아진다는 것은 검색 경로가 다양화됨을 뜻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검색시장의 강자들에겐 '위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뜻한다.

실제로 네이버와 다음 내부에선 '위기론'이 돌고 있단 이야기가 속속 포착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계획이 들린다. 네이버의 경우 연내에 생성형 AI에 기반한 대화형 검색 서비스 '서치 GPT(가칭)'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의 경우 지난 15일 다음 포털을 사내독립법인(CIC)로 분리하는 등 조직 체계의 효율화와 신속화를 꾀하고, 올해 내 기업용 생성형 AI챗봇을 출시하려 노력 중이다.

국내 AI업계에선 자생에 성공한 네이버와 다음 등 토종 검색 엔진을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후, 라이코스, 엠파스 등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갑자기 사라진 전철을 네이버와 다음이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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