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모두 후보 선택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 '막장 드라마' 같은 대선"
"모두 힘 합쳐서 정권교체해야...다만 이제 제 역할은 다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묻는 2030에게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고 답했다. 그간 홍 의원이 줄곧 보여온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일뿐 독자세력화 등을 염두에 두고 던진 발언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이 최근 개설한 청년플랫폼 '청년의꿈' 게시판에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내년 3월9일 패망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그렇게 안 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여의도 정치 26년 동안 6번째 겪는 대선이지만 이번처럼 '막장 드라마' 같은 대선은 처음 겪는다. 여야 주요 후보와 가족들이 모두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국민 모두가 후보 선택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보는듯한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며 "서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만 난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관심도 없는 이런 대선을 치러야 하는 각 정당이나 구성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지만 국민들의 가슴은 더 타들어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홍 의원은 "어쩌다가 선진국 시대 이런 '양아치 대선'이 됐는지 여의도 정치 26년을 보낸 제가 민망하기 이를 데 없다. 죄송하다. 천배만배 사죄드린다"고도 했다.

한편 홍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의꿈 오픈 사흘 만에 1000만 페이지 뷰를 돌파하고 회원수도 폭발적으로 늘어간다"며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서로 만나 위안이 되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또 "제가 이 나이에 누구처럼 몸값 흥정하는 사람은 아니다"며 "모두 힘 합쳐서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경선 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고 했다. 더 이상의 논쟁은 없기를 바란다면서 "청년의꿈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같은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홍 의원님은 제 전화를 아직 안 받으신다. 조금 더 쉬시겠다는 생각이신 것 같다. 유승민 전 의원도 전화를 안 받으신다"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 거절에 대해 "대선 경선이 치열하게 치러진 뒤 패배한 후보가 바로 선거에 도움을 준 사례는 거의 없다. 제 기억에 지난 2007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아주 치열한 경선을 펼쳤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지고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됐을 때 바로 결합은 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결국 결합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홍준표 의원도 당을 계속해서 지켜오고, 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정치인이다. 당에 대한 애정은 정권교체하는 애정과 필요성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불편한 언사도 하겠지만 결국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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