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언론 인터뷰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면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의 대선출마 선언 당일 김건희씨는 개인적 인터뷰...대선캠프 조율과정 없어

우선 김건희씨가 세칭 ‘윤석열 X파일’ 중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윤 전 총장 대선캠프가 전혀 관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범야권의 지지율 1위 대선 주자 부인이 정치적으로 큰 파장을 낳을 인터뷰를 순전히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유력 주자로서 윤석열의 시스템 관리가 초장부터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매헌 기념관에서 공식적인 대선출마 선언을 한 날인 6월 29일에 김씨가 자신의 과거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한 것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많다.

김씨가 ‘뉴스버스’라는 신생 매체를 선택한 것도 비상식적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언론생리 아는 김씨, 포털뉴스에도 검색되지 않는 신생 매체 선택

뉴스버스는 이진동 전 TV조선 기자가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매체이다. 신생 매체가 보도하는 내용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는다. 따라서 뉴스버스가 보도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뉴스버스 자체 사이트에 들어가야만 한다.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국민에게 밝힐 생각이었다면 다수의 언론사에게 통보해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갖는 것이 상식에 부응하는 선택이다. 그것도 남편인 윤 전 총장의 대선출마 선언 당일은 피하는 게 기본적인 예의이다.

더욱이 김씨는 언론의 생리에 대해 잘 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바나컨텐츠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각 언론사와 사업을 많이 진행해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의 X파일과 관련된 자신의 문제를 해명하는 매체로 포털에 기사가 검색되지도 않는 신생매체를 선택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게다가 김건희씨를 인터뷰한 뉴스버스는 ‘합리적 의혹 사항 외 시중 소문에 대해선 사적인 부분도 있어서 김씨의 입장을 묻지 않았다. 그런데 의혹 해명 과정에서 격앙된 김씨가 스스로 소문을 언급해가며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어준, “상식적이라면 공보팀에서 매체선정부터 답변내용까지 사전체크”

2일 김어준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서 김건희씨의 인터뷰와 관련해 내용과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2일 김어준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서 김건희씨의 인터뷰와 관련해 내용과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이와 관련 친문 상왕 김어준은 2일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상식적인 프로세스는 사전에 (대선후보) 공보팀에서 매체선정부터 답변내용까지 사전체크를 한다”며 “더구나 뉴스버스에 따르면, 묻지도 않았는데 (김건희씨가) 스스로 그 대목을 언급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연이어 “어느 공보팀이 정치인이 대선 출마하는 날, 배우자로 하여금 기자가 묻지도 않은 사생활에 대해서 구체적인 단어를 스스로 입에 올리게 하느냐?”고 공보팀의 시스템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그런 공보팀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은 전날에도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건희씨의 인터뷰에 대해 “정무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있다”는 말로 비판한 바 있다. 김어준은 전날에 이어 “남편의 대선 출마 당일날 전화 인터뷰를 한 셈이다. 그 타이밍도 그렇고, 본인이 그 단어를 언급하는 것도 그렇고”라면서 과정 자체가 미스테리하다고 꼬집었다.

민감한 개인 의혹 해명한 김씨, 다음날 윤 전 총장 넥타이 골라주면서도 함구해?

게다가 김어준은 윤 전 총장이 김건희씨의 인터뷰를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30일 국회 기자실을 방문한 윤 전 총장을 향해 기자들이 김건희씨의 인터뷰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아침에 혼자 준비하고 나와서”라는 답을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30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넥타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골라주는 대로 매고 나왔다'는 답변을 했다. [사진=YTN 방송 캡처]
윤석열 전 총장은 지난 30일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넥타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골라주는 대로 매고 나왔다'는 답변을 했다. [사진=YTN 방송 캡처]
기자들이 김건희씨의 인터뷰에 관한 질문을 하자, 윤석열 전 총장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YTN 방송 캡처]
기자들이 김건희씨의 인터뷰에 관한 질문을 하자, 윤석열 전 총장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YTN 방송 캡처]

김어준은 이에 대해 “그 직전의 대화가 평상시 넥타이 색깔과 달라서, ‘넥타이 어떻게 골랐냐?’라는 대화가 오갔다. 윤 전 총장은 ‘부인이 골라준 대로 매고 나왔다’는 대답을 했다”며 “아침에 만나고 온 거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아침에 부인이 골라준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고 했다가, 혼자서 준비하고 나왔다며 윤 전 총장이 말을 바꿨다는 것이 김어준의 주장이었다.

그러면서 김어준은 “만약에 윤 전 총장이 보인 반응이 사실이라면, 부인이 전날 인터뷰를 하고 아침까지 남편에게 숨겼다는 의미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연이어 “단 하나의 가능성은 윤 전 총장이 그걸 (인터뷰를 한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어준의 주장은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 시작과 끝까지 다 납득이 안 간다. 내용이 아니라. 왜 이런 인터뷰가 이런 식으로 이뤄지고. 이렇게 대응하고 있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진위 확인차 연락한 윤 전 총장측 이상록 대변인 전화기는 꺼져 있어...“위기관리 시스템 가동시켜야”

평소 가짜뉴스 생산자로 유명한 김어준의 발언이기에, 펜앤드마이크는 진위여부를 확인하고자 윤 전 총장의 이상록 대변인에게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다. 하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주자의 부인이 하는 말까지 대변인이 관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공보팀이 김건희씨가 인터뷰한 매체선정과 문답에 관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대변인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명을 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그런데 기자가 보낸 문자나 전화에 일절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여의도의 한 평론가는 김건희씨가 개인적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라, 대선후보 캠프가 꾸려지면 대변인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법적 대응을 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김건희씨의 인터뷰 내용을 몰랐다고 해도 문제다. 공식적인 해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부인이 혼자 진행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윤 전 총장이 김건희씨 인터뷰에 대해서 사전에 알았다면, 더 큰 문제다. 관리 시스템의 하나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빨리 개선돼야 한다”라고 논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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