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다음날 홍콩 앞 바다 군사훈련 사진 공개
중국군,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다음날 홍콩 앞 바다 군사훈련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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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무장한 중국군 병력, 홍콩 도심 향해 소총과 권총 겨누는 사진 올라와
100만 시위 격화된 지난달 9일부터 홍콩 인근 선전에 '대응팀' 파견해 동태 감시
홍콩 시민 "시위대 요구 모두 무시하니 젊은이들이 어쩔 수 없이 입법회 점거"
영국 차기 총리 후보 "나는 기꺼이 시위대를 변호할 것" 반중감정 드러내
대만 차이잉원 총통 지지도 차기 대선 양자 지지도 50%로 '36% 국민당 한궈위' 눌러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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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중국으로의 민주 인사 송환이 가능한 ‘범죄인 인도법’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입법회(국회) 건물을 점거한 다음날인 지난 2일, 중국군이 홍콩섬 앞 바다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사진이 공개돼 홍콩 시민들을 향한 위협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달 26일 이 훈련을 진행했는데 굳이 입법회 점거 다음날 사진을 공개한 데 따른 지적이다.

중국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이날 오후 중국SNS인 웨이보 계정에 훈련 사진 6장을 게재하며 “홍콩 주둔 중국군이 육해공 합동 순찰 훈련을 벌여 긴급 출동, 상황별 대응, 연합작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사진에서는 군함 위에서 중무장한 중국군 병력이 홍콩 도심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겨누는 모습도 담겼다.

이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노골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홍콩은 특별행정구 지위로 ‘기본법’에 따라 홍콩 경찰이 치안을 유지한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 안정 등을 이유로 군대를 홍콩에 주둔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의 홍콩에 대한 모종의 압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홍콩 시위가 100만 규모로 격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9일부터 대응팀을 홍콩 인근은 선전(深圳)에 파견해 시위 동태를 감시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SCMP는 3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지난 2일에도 여전히 이 대응팀이 선전에서 상황을 검토하고 전략과 향후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홍콩 경찰을 높이 평가하면서 유혈 충돌 없이 홍콩 입법회의 소개 작업을 하는 등 시위 처리를 잘 해오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에 관해 “시위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홍콩 시민 린(林)모씨는 “6월초부터 100만명, 200만명 시민들이 모여서 시위했으나 행정당국은 그들의 요구를 무시해 모두가 절망을 느끼고 있다”며 “젊은 시위대가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본인들의 미래도 포기하고 입법회 건물을 용기있게 점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민 노(盧)모씨는 “(시위를) 평화롭게 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시위로 인해 자살을 한 사람도 있고 지난 1일 반환기념일 시위 때 3명의 중태자가 나왔다”라며 “행정당국의 입장이 그대로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라고 시위대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 사회에선 중국과 홍콩 당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영국 정부가 홍콩 시위 사태에 관해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 후보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중국에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준수를 촉구했다.

존슨 전 장관은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시민들 임의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중국 본토 송환 제안에 대해 회의적이고 불안해할 권리가 있다”며 “나는 기꺼이 그들(시위대)을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도 BBC에 “영국은 홍콩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담아 국제적으로 구속력 있는 반환 협정에 서명했다. 이 합의를 존중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시위로 인해 같은 중화권 국가인 대만에서의 반중 정서도 치솟고 있다.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 방식으로 홍콩에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요구해왔기 때문에 홍콩의 현실이 대만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정서 변화는 반중 정치인의 지지도 급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독립성향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대선 지지율이 선두를 달리던 친중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을 최근에 앞지르고 단번에 1위를 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대만 TVBS방송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한 시장과 양자 가상대결에서 50% 대 36%로 여유 있게 앞섰다. 지난 5월 8일 같은 조사에서 차이 총통이 38%, 한 시장이 50%를 기록했던 결과가 180도 바뀐 것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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