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 한국전력 설비보수 예산 삭감이 강원산불 불렀나?
경영악화 한국전력 설비보수 예산 삭감이 강원산불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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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脫원전 정책 등으로 경영수지 악화한 한전 작년 설비보수 예산 22% 삭감
한전 관리부실·장비결함 결론 땐 천문학적 손해배상 불가피
사고 개폐기 설치된지 13년이나 지나...기존 12년 교체→15년으로 연장
작년 고효율주상변압기 발주량도 1/3로 감소
화재가 일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색 원) [연합뉴스 제공]
화재가 일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부분(붉은색 원) [연합뉴스 제공]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산불이 이틀간 강원 동해안 산림 500ha를 집어삼킨 가운데,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개폐기 주변 전선의 유지보수 예산이 대폭 삭감됐던 사실이 밝혀졌다.

고성 산불은 2만2900V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의 한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면서 시작됐다.

당초  전신주에 설치된 변압기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문제의 전신주에는 변압기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전기를 잇거나 끊는 스위치인 개폐기(開閉器)만 설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5일 밝힌 바 있다.

한전은 해당 전신주의 개폐기와 연결된 전선에 강풍으로  이물질이 날아와서 불꽃이 튄 것으로 추정했다. 개폐기는 한전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은 이런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알고도 유지보수 예산을 대폭 삭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이 최근 경영수지 악화 등으로 개폐기 교체시기를 연장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산불이 ‘관리부실로 인한 인재(人災)’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 때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기자재 불량과 외부물질 접촉이 정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나와 있다. 특히 강원도는 다른 지역보다 정전 사고가 가장 급증한 지역으로 파악됐다.

韓電,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 전년대비 22%삭감

그럼에도 한전은 지난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을 전년 대비 22%나 줄어든 4,000억 원을 삭감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사고가 난 개폐기와 리드선은 13년 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매체 에너지경제에 따르면 한 전력기자재 업체 관계자는 “원래 12년마다 교체하던걸 기한연장을 15년 이상으로 늘려 최근 송변전 기자재들 구매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해당 개폐기와 리드선은 지난해에 교체가 됐어야 한다.

한전은 지난해 변압기 발주량도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4월 전기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한전의 고효율주상변압기는 1월에 1만 2030대, 2월에 9861대, 3월에 4334대가 발주됐다. 지난 3일에 나온 4월 1차 물량(2차는 18일)은 216대다.

4월을 제외한다 해도 1월과 3월의 물량 차이는 약 3배 정도 되는 셈이다.

한전의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 삭감은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영수지 악화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한전은 1조 17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2016년 7조 1483억원의 순익을 달성했으나 불과 2년 사이 8조 3227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적자 원인으로 문재인 정권이 추진 중인 탈원전·태양광 정책으로 인해 발전단가가 올라간 것이 지목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 유가 가격은 2017년에 비해 30%, LNG 16.2%, 유연탄이 21%가 인상됐고 그 결과로 연료비 3조 6000억원, 구입 전력비가 4조원 늘었다.

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처
한국전력 홈페이지 캡처

지난 3월 한국전력 관계자는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요금을 개편할 때는 액화천연가스 발전단가뿐만 아니라 환율, 유가 등 변수를 다양하게 고려한다”며 “한국전력이 고강도 경비 절감계획을 세워 최대한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나가기로 방침을 세운 만큼 발전 연료비 단가 부담이 전기요금으로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최대한 힘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성 산불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한전의 설비 유지보수 예산 삭감 사실이 드러나며 사상 최악의 식목일 화재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야기된 ‘예정된 재앙’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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