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언론인협회(IPI)도 '韓언론통제' 지적...“민주당의 블룸버그통신 기자 공개비난, 용납할 수 없어”
국제언론인협회(IPI)도 '韓언론통제' 지적...“민주당의 블룸버그통신 기자 공개비난, 용납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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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I “한국 집권여당, 기자의 역할은 정부의 ‘응원단원’ 아닌 독립·비판적 보도라는 점 이해해야”
“민주당의 공격은 기자의 안전 해칠 수 있어...앞으로 선동적인 발언 자제해야”
서울외신기자클럽 성명을 시작으로 아시안아메리칸기자협회 美언론 등 잇달아 비판
美국무부 "자유언론은 민주주의의 핵심...더 자세한 건 한국정부에 물어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란 기사를 쓴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실명(實名)을 거론하며 ‘매국에 가까운 행위’라고 비난한 뒤 ‘한국의 집권 여당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전 세계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서울외신기자클럽을 시작으로 블룸버그통신, 아시아아메리카 기자협회, AP통신 등에 이어 언론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 단체인 국제언론인협회(IPI)가 20일 ‘더불어민주당이 블룸버그통신 기자에 대한 공격은 기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선동적인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IPI가 한국의 언론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지난해 10월 16일 통일부가 탈북민 출신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를 남북 고위급 회담 풀 취재단에서 배제한 조치에 대해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반(gross violation)”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후 약 5개월만이다.

IPI는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특정 기자에 대해 ‘매국 행위’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어느 곳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며 “특히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IPI는 1951년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고 언론인 상호 간 협조를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단체다. 현재 100여개 국가의 언론인과 발행인, 편집·보도 간부 등이 가입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1950년 12월에 가입했다.

이 단체는 “더불어민주당은 기자의 역할이 정부의 ‘응원단원’이 아니라 공익 사안에 대해 독립적이며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자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이 같은 공격은 기자의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선동적인 발언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해당 기사를 차용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이상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 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비난했다.

이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회장 세바스티안 베르거)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 통신 기자 개인에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이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어떠한 정치인이라도 대중의 관심사나 의견에 대해 보도한 기자 개인에 대해 ‘국가 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VOA에 “블룸버그는 보도기사와 기자를 존중하며 지지한다”는 성명을 전했다.

아시아 출신 미국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아메리칸 기자협회(AAJA)도 이날 “협회 회원이자 블룸버그통신 소속 기자를 둘러싼 논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위협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자들에게 보장돼야 하는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이며 기자 개인에게 가해지는 인신공격적 비판에 명백히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일부에선 해당기자를 ‘검은머리 외신기자’라고 표현했다”며 “기자의 국적을 빌미 삼아 외신보도를 깎아 내리는 행태, 또한 외신은 외국인으로만 이뤄져야 한다는 편견에 다시 한 번 유감을 밝힌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들도 이날 일제히 “블룸버그통신 기자에 대한 한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해당 사건에 대해 "자유로운 언론은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핵심"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 국무부가 한국의 언론 자유 문제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 여권의 블룸버그통신 기자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조선일보의 질문에 "우리는 이 보도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 사회는 위협받지 않고 자신의 반대 의견을 표현함으로써 강화된다"며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좀 더 관대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보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더 자세한 사항은 한국정부에 물어보라"고 했다.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표현은 미 국무부가 외교적 마찰을 피하면서 불쾌감을 표시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 조선일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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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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