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국민의힘 지지도가 또다시 급변했다. 지난 15일에 발표된 한국갤럽의 3월 2주차(12~14일) 조사에서는 전주 대비 15%p가 하락해 충격파를 던졌다. 3월 1주차(5~7일) 조사에서 45%를 기록한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가 30%로 하락한 것이다. 이번 3주차(19~21일) 조사에서는 다시 9%p가 상승해 39%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정당지지도 국민의힘 서울 9%p 상승…민주당 서울 6%p 하락"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갤럽 "정당지지도 국민의힘 서울 9%p 상승…민주당 서울 6%p 하락"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지지도는 3월 1주차 24%에서 2주차 32%로 올랐다가 3주차에 6%p 하락한 26%를 기록했다. 3주차 서울의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상승하고 민주당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한국갤럽 3월 3주차 서울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9%p 상승, 민주당은 6%p 하락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 이슈에 민감한 서울 민심의 예민한 정도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2주차에서 지지도가 급락한 이유를 두고 펜앤드마이크에서는 의료공백 사태와 이종섭 전 장관의 주(駐)호주 대사 임명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 바 있다. ▶펜앤드마이크 3월 18일자 <국민의힘 서울 지지도 추락, 50대 지지율도 안심 못해...무슨 일이 벌어졌나?> 제하 보도 참조.

2주차 조사 직전인 지난 10일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호주로 출국하면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의료공백 사태는 민심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의료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동의하면서도, 당장 불편을 겪게 되자 여론이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부와 의료 집단 간 대치 국면이 길어지자, 정부여당 탓을 하는 민심이 국민의힘 지지도 하락으로 표출된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 상승 요인 3가지= 이종섭 귀국, 지방 위주 의대 증원, 황상무 사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1.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1. [사진=연합뉴스]

3주차의 지지율 상승에는 3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2주차 조사에서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는 점이다. 이 대사의 귀국일은 21일이지만, 20일 이 대사의 귀국이 발표됐기 때문에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조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둘째는 의료 파업 장기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제시됐다는 점이다. 직접적인 해결의 단초는 아니지만 의대 증원 인원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위주로 배정한 점이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일 의대 정원 2000명을 증원하면서 서울 소재 의대에는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료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의대에 늘어나는 정원의 약 80%를 우선 배정한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를 적극 해소하는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관측된다.

셋째는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퇴이다. 황 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은 지난 14일에 있었다. 12일부터 14일까지 조사된 2주차 조사에서는 약간의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영향은 끼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 수석 발언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주차 조사에서는 15%p가 하락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황 수석 발언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데 20일 새벽 6시 49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에게 황 수석 사퇴를 알리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19일에서 21일까지 진행된 3주차 조사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서울 지지율 하락 요인= 조수진 강북을 공천

반면 민주당은 2주차 대비 6%p가 하락해 26%를 기록했다. 따라서 서울 지역 39%를 기록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13%p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9%p가 상승했고 민주당은 6%p가 하락해, 전체적인 민심은 15%가 요동쳤다고 볼 수 있다. 총선을 불과 19일 남겨준 시점에서 엄청난 변동폭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민주당이 전주 대비 6%p 하락한 데는 강북을 조수진 후보 효과가 컸던 것으로 관측된다. 경선을 통해 조수진 변호사가 강북을에 공천을 받았는데, 당장 그날부터 성범죄 변호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민주당 강북을 공천 파동이 서울 지역 전체 민주당 지지도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민주당이 조수진 변호사 대신 친명 한민수 대변인을 전략공천했지만, 한 대변인 역시 강북을에 주소지가 없다는 점이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준비되지 않은 후보를 공천했다는 점에서 강북을 공천 후유증은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민주당의 이종섭 고발과 공수처의 출국금지 ‘부당성’ 반격하나

하지만 국민의힘은 3월초 지지율인 45%까지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음주 갤럽조사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진행돼 29일 발표된다. 28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정치권에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에 발표되는 여론조사가 총선 결과에 가장 근접’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따라서 29일 발표될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3월 첫주 지지도를 급락시킨 원인이 ‘이종섭 대사의 출국’이었다는 점에서, 반격의 카드로 이 대사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사 문제를 두고 민주당과 공수처에 좀더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대사가 ‘너무 점잖게 공수처의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에 머물지 말고, 공수처를 찾아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프랑스에서 귀국한 직후 검찰에 나가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처럼, 이 대사도 그런 적극적인 모습으로 공수처의 ‘정치질’을 반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여권이 이종섭 대사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수세적으로 대응했다는 ‘자성론’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서둘러 소환할 경우 ‘맹탕 조사’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고, 나중에 소환할 경우 ‘수사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받게 될 ‘공수처의 딜레마’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비대위원인 구자룡 변호사는 20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이종섭 대사에 대해서는 공수처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사가 귀국해서 ‘소환하라’고 하면, 공수처가 소환 못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이 대사는 21일 귀국했고,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22일 “당장 소환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가 구 변호사의 예상대로 그런 입장을 밝힌 만큼, 공수처의 출국금지와 민주당의 고발 자체의 부당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이 대사 문제가 15%p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면, 그에 대한 대처와 비판 역시 더 강하고 선명해야 지지율 회복이 가능하다는 ‘자성론’이 총선 판세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기사에서 언급된 한국갤럽의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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