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예비군 대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실시된 테러대응훈련에서 거수자를 제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 예비군 대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의중앙선 가좌역에서 실시된 테러대응훈련에서 거수자를 제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 가용자원 감소에 대한 대비책으로 예비군 훈련을 연30일로 연기하는 방안이 최근 국방부 연구 용역 보고서로 나온 것으로 알려져 남성들의 분노가 커져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총선 직전에 해당 소식이 나온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소식이 보도되면 해당 문제에 민감한 '캐스팅 보트' 2030 남성들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등 선거 전문가들은 집권여당이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2030 남성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총선이 불과 3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국방부가 굳이 이러한 민심 떠보기를 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엄 소장은 20일에도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허현준의 굿모닝 대한민국'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2030 남성들의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젊은 남성들이 보수당을 지지할 때에 유효한 발언이란 평가다. 2030 남성들의 마음이 아예 떠나버린다면 이러한 지적도 소용이 없다는 것.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이런 문제를 왜 총선 전에 굳이 내놓느냐", "총선 망하려고 작정했나"란 반응을 보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 20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총선 관련 전망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 20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총선 관련 전망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이외에도 으레 나올 법한 비판들도 온라인상에서 포착된다. 네티즌들은 "인생 2년을 낭비하고도 매년 1달씩을 더 낭비하라는 거냐" "어떤 대우와 보상도 해주지 않으면서 의무만 더 부과한다" "민간인 불러다 예비군이랍시고 하루 8천원 던져주는 주제에 한달로 늘리겠다니"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또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예비군) 4년차까지야 학생도 많다지만 5,6년차는 싹 다 직장인일 것"이라며 "이들은 전부 국가성장동력인데 그 부분을 1년에 한달씩 빼먹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 이걸 제안한 사람 간첩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저출산으로 인한 군 인력 감소가 기정사실이 되자 현역 대신 예비군 병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22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예비군 총원은 약 310만명에 달해 36만5천여명인 현역보다 규모 자체가 훨씬 크고, 약간의 훈련만으로도 현역에 준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들은 국방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예비군법 6조(훈련)에 따르면 현재 최대 훈련 가능 기간은 연20일이지만 동법 시행령 제15조(훈련)에 의하면 연160시간 이내이고, 실질적인 훈련기간은 연 2박3일(28시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 용역 보고서대로 연30일로 늘어나는 게 맞냐는 것이 국민 일각의 뜻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인해 여성들이 국방에 어떤 식으로든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니냔 지적 또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형평성을 맞추는 동시에 국가경제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의 국방 참여 논의가 다시금 제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징병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도 차츰 지지세로 바뀌는 모양새다. 이는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2월 12일 K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징병제에 찬성한다'가 54%, '반대한다'가 34%였다.  특이한 점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찬성이 과반을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53%, 국민의힘 지지자의 69%, 정의당 지지자의 66%, 개혁신당 지지자의 62%가 각각 '여성징병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MBN의 여성징병제 여론조사는 국민여론의 변화 추이를 보다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이 36.3%, 반대가 54.9%였던 반면 동년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실시한 조사에서는 찬성이 54.1%, 반대가 43.3%로 나타났던 것. 결국 저출산으로 인한 국방력 약화가 매우 심각해 여성 징병이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는 쪽으로 국민 여론이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육군은 '예비군 훈련 연30일 확대' 제안에 대해 "정책적으로 검토한 바가 일체 없다"며 "민간업체가 작성 및 제출한 연구용역결과는 육군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힌다"는 입장이다.

군 연구용역 결과 "예비군 훈련을 30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음이 언론을 통해 최근 보도됐다. [사진=유튜브]
군 연구용역 결과 "예비군 훈련을 30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음이 언론을 통해 최근 보도됐다. [사진=유튜브]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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