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20명의 비례대표 순번이 18일 공개됐다. 조국 대표는 비례대표 순번 2번에 배치됐다. 조국혁신당은 이틀간 온라인 국민참여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확정지었다. 당원과 국민참여선거인단 13만6633명 중 10만7489명이 투표에 참여해 78.6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진=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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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의 약진=상대방을 부정하는 정치 양극화 속에서 대의민주주의 왜곡된 현상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의석 목표를 당초 10석에서 12석을 거쳐 15석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이다. 조국혁신당의 황운하 의원은 19일 BBS 라디오에서 "조국혁신당이 15석 정도, 15석 전후를 차지한다고 했을 때 나머지 (연합세력이) 5석 전후를 확보하면 되지 않습니까?"라며, 20석 이상 확보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례 대표 10석도 과도한 목표라며, ‘8석’ 정도가 안정권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세를 감안하면 대체적으로 10석 정도가 당선권으로 관측된다. 그런데 법치주의라는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10번까지 이름을 올린 후보자들 가운데 5명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범죄 도피당’ ‘소도당’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소도’는 삼한시대에 천신(天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聖地)로, 죄인이 이곳으로 달아나더라도 잡아가지 못했다. 따라서 국회의원 배지로 방탄을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방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정치 양극화 속에서 대의민주주의가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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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박은정,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했다가 해임돼...현재 공수처 수사 받는 중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5명은 1번 박은정, 2번 조국, 4번 신장식, 8번 황운하, 10번 차규근 후보이다.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인물들이 당선 안정권 순번에 배치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기후‧ 환경, 여성, 복지, 저출생 등 비례대표제의 취지에 부합하는 후보들은 대부분 10위권 밖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성 후보자 10명 중 1위를 기록한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여성 몫인 1번에 배정됐다. 박 전 담당관은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찰했다가 해임됐다. 박 전 담당관은 ‘해임 처분은 보복성 징계’라고 반발했고, 이번에 검찰개혁 몫으로 비례 1번을 받았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2번 조국,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과 2심서 2년 실형 선고 받아

조국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2년 실형을 받았다.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 임기 시작 직전이나 직후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표의 2년 형이 확정될 경우, 2026년까지 감옥에 있어야 하고 그 후에도 피선거권이 박탈돼 최소한 5년간 공직에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미래는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에서 형이 최종 확정되면 의원 자격을 잃게 되고, 의원직은 다른 후보에게 승계된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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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신장식은 음주‧ 무면허 등 전과4범...8번 황운하, 울산시장 선거 불법 개입으로 1심서 징역 3년

4번 신장식 변호사는 최근까지 MBC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패널 편향 등의 이유로 중징계를 받은 끝에 하차했다. 조국혁신당 총선 인재 1호로 영입되면서 과거 음주운전 이력 등에 대해 사과했다. 음주‧ 무면허 등 전과4범이라는 점에서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현재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법조계에서는 민사 2000만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번 황운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입당한 케이스이다. 울산시장 선거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19일 SBS에 출연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당시 민정수석이 조국 대표였다. 그 부분에 대해 황 의원이 청구서를 내밀었고, 조국 대표가 받아들인 게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울산경찰청장으로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수사한 혐의로 기소된 황 의원에게는 재판을 시작한 지 3년 10개월 만에 실형이 선고됐다. ‘지연된 정의’로 국회의원 임기를 거의 다 채운 셈이다. 따라서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다면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비례대표 의원으로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10번 차규근, 김학의 출국금지 조치 관련된 항소심 진행 중

10번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지난 2019년 긴급 출국금지 대상이 아닌 것으로 의심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부당하게 긴급 출국금지 조치한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차 전 본부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심리 중이다.

이렇듯 ‘범죄 도피당’으로 불리는 조국혁신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를 10%이상, 많게는 20% 후반까지 획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포함한 피고인‧ 피의자들의 22대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채널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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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연합을 누르고 2위 차지...오만함으로 무너질 수 있는 ‘유리 지지율’ 지적도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상회하는 지지율로 주목받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를 받아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4·10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26.8%로,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31.1%)에 이은 2위였다.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18.0%)을 오차범위 바깥에서 크게 따돌린 것이다.

이대로라면 조국혁신당은 10석 이상을 얻어 22대 국회에서 단숨에 제3당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기사에 인용한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이같은 지지율을 두고 ‘유리 지지율’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정혁진 변호사는 유튜브 ‘어벤저스 전략회의’에서 “지금까지는 지민비조,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이라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신장식 대변인이 지민비조가 아니다, 비조지민이다, 이렇게 이야기했다”면서 “쉽게 말하면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더 낫다는 이야기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계속 오만하고 그렇게 마음이 붕붕 떠 있다가는 유리 지지율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을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헌정사에 유례없는 ‘화풀이당’의 약진에 대한 정치적 우려도 커

19일 SBS에 출연한 서용주 민주당 부대변인 역시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를 타파하고 조기종식시키겠다는 거 딱 한 가지다. 다른 거 없다. 그 선명성 때문에 지금 뜻하지 않는, 기대 이상의 여러 가지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그 지지도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부대변인은 “조국혁신당이 현실에 뛰어들면 지금 나오는 지지율보다는 좀 주춤할 것 같다”며,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10번이 모두 다 입성하기는 힘들 것 같다. 조심스럽게 8번 정도 추측해본다”고 밝혔다.

김철현 교수는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화풀이당’이라는 느낌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감찰에 관여했던 박은정 검사가 1번인데, 국민의힘 위성정당이나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모두 장애인을 1번으로 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국혁신당은 헌정사에 유례없는 상태를 만들어서, 앞으로도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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