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1일 "저는 오늘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수락한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때 정치를 떠났던 제가, 다시 당에 돌아온 이유는 하나다. 무능력·무책임·무비전, 3무 정권인 윤석열 정부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입법부라는 최후의 보루를 반드시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5월 12일 총리직 퇴임과 함께 자신의 여정도 마무리하겠다면서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때문에 김 전 총리는 이날 "이유가 무엇이든, 제가 국민 여러분께 드렸던 말씀을 지키지 못하고, 다시 정치 일선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최근 이재명 대표의 공천 파동을 거듭 비판해왔던 김 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선대위 합류에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은 우리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매서운 평가 때문이었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원하시는 국민들이 우리 민주당에는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공천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명성, 공정성, 국민 눈높이라는 공천 원칙이 잘 지켜졌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과정이야 어쨌든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들과 그 지지자들께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따뜻한 통합의 메시지가 부족한 것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그러나 이제는 선거가 눈 앞에 왔다. 모든 것을 떨치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상처를 보듬고 통합과 연대의 정신으로 국민만 바라봐야 한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내 버리자. 우리는 다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입장 발표를 마친 김 전 총리는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선대위원장직 수용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필요하다면 당의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겠다는 요구를 했다. 앞으로 선거와 관련한 주요 전략적 판단을 선대위에서 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했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통합의 차원에서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 분으로 말씀드린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 이해찬 전 대표로 구성되는 3인 공동선대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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