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3자 구도' 총선 치르나?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제22대 4.10 총선에 출마할 지역구를 놓고 막판까지 전략적 차원에서 고심할 것임 밝히는 한편 구정 연휴 직후 우선 40여명 정도가 지역구 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은 본격적인 공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이들 신당으로 이탈자들이 몰릴 가능성 등을 경계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공동대표는 12일 MBC 라디오에서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와 관련해 "대여섯군데로 추려서 지금 보고 있다. 수도권에 우선 많고, 대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며 "지도부급 인사들 같은 경우 마지막에 후보 등록일(3월 21∼22일)을 앞두고 전략적 판단들을 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원이나 지지층에서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역구 후보를 얼마나 낼 것인지'에 대해서도 "연휴 지나면 40명 정도 후보가 등록할 걸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로 다른 세력에서 등록하는 후보들, 또 지지율이 상승하게 되면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후보들까지 해서 충분히 많은 수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임시 지도부 회의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을 발표했다. 정책위의장에 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과 김용남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 김철근 전 국민의힘 대표 정무실장을,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이훈 전 의원을 임명했다. 수석대변인은 허은아 전 의원, 대변인은 김효은 새로운미래 대변인과 이기인 경기도 의원이 맡기로 했다. 개혁신당은 오는 13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거대 양당은 개혁신당의 지역구 공천 등을 놓고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구정 연휴 기간에 이뤄진 제3지대 통합에 대해 "어떤 사람들을 어떤 지역구에 공천할지가 사실은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이라며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어느 지역에 후보를 낼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양당의 공천 탈락자들이 개혁신당으로 옮겨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한다면 (당을 옮겨) 출마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선 범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 지역에 제3신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거듭 말했다.

민주당은 구정 연휴 이후 하위 20%(31명)에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설 명절 끝나고 나면 (하위 20% 명단이) 바로 통보가 시작될 것"이라며 "일부 제3신당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제3지대 통합 개혁신당 출범에 대해 "민주당이 대통령 부정 여론을 당 지지율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등장하는 것 자체가 야권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여당 지지층보다 반대하는 60%에서 (표심이) 움직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도 "평소 양당제 넘어서기 위한 건강한 제3당이 필요하다고 느껴왔다. 선의의 경쟁자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정권 심판론이 상당히 높지만 그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야권에 새로운 정당이 하나 나타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은 이구동성으로 개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무시하면서도 실제론 골칫거리가 될지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역 의원들이 탈당한 뒤 개혁신당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고, 개혁신당 후보가 수도권 등 피말리는 접전 지역에서 거대 양당 표를 나눠가질 수도 있어서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개혁신당 후보가 나올 경우 양당 중 어디에 더 불리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각 지역구 유권자 성향에 따라 다르고 어떤 후보가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고민스러운 부분이고 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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