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에게 화답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사진=연합뉴스)
축구팬들에게 화답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사진=연합뉴스)

2023 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를 보면서 한국 축구의 수준을 절감할 수 있었다. 그건 단지 선수 기량만이 아니다.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한축구협회의 태도도 달랐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대업을 이룬 이후, 벤투 감독의 후임 선임 과정과 이후 행보들이 기억에 남는다. 협회 측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이유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설명했지만, 납득하는 축구팬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7일 자정(한국시간) AFC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유효슈팅 0개를 기록하는 '졸전' 끝에 2-0으로 패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박용우 (알아인)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이상 울산HD) 김태환(전북현대) 조현우(울산HD)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반전 양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경기 시작 휘슬이 불리자마자 요르단은 거센 공세를 이어갔고, 대표팀은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을 맞이했으나 '빛현우'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으로 실점을 막아냈다.

이후 대표팀은 이재성의 골대를 맞추는 헤딩슛,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된 손흥민의 득점 등 반격을 시도했으나, 요르단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이번 아시안컵 여정에서 후반전 득점이 많았던 대표팀이었기에, 축구팬들은 이번에도 드라마를 꿈꾸며 기대했다.

그러나, 후반 7분 이번 대회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던 박용우의 결정적인 패스미스로 요르단의 공격수 알타마리에게 공을 헌납했으며, 이는 곧 실점으로 이어졌다.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오던 박용우가 결국 사고를 친 것이다.

이후 경기 양상은 급속도로 변하면서 기세에 밀리던 대표팀은 결국 추가실점까지 내주고 2-0 완패를 당했다. 이날 대표팀이 기록한 유효슈팅은 0개, 그야말로 최악의 졸전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사진=연합뉴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사진=연합뉴스)

지금 당장은 부진한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겠지만, 과연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아시안컵 결과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꽤 오랜기간 정몽규 회장과 협회측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다. 이미 축구팬들은 지난번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비롯해서 여러차례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앞장서고 힘써야할 축협의 일처리는 왜 갈수록 뒤로가냐"며 분노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요르단과의 경기 패배 이후 축구팬들은 더욱 거세게 협회 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축구팬들에게 유명한 축구해설가 '추멘' 이주헌도 이날 본인의 유튜브 방송에서 "정몽규 회장이 10년 넘게 해서 엄청 잘한 것 같지도 않다"며 "그 사람이 무슨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작심 비판했다.

연예인 이경규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축구협회장이 누구냐? 정몽규,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축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서 책임은 팬들이 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본 기사의 제목을 '어디서 본 것 같다'고 느끼신 팬들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책임이란, 책임을 질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다시 한번 묻겠다. 한국 축구, 협회 책임은 없나?

선우윤호 기자 yuno93@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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