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도권에 3선이상 다선중진 수두룩, 험지에 대항마 먼저 세워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여당의 이번 제22대, 4·10총선 승리를 위해 긴급 투입된 구원투수다.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지 2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각종 여론조사 및 현장 분위기를 보면 한동훈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한동훈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훈 바람이 아직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 상승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시간 내지, 시차의 문제로 분석하고 있다.

향후 한동훈 위원장 앞에 놓인 가장 중대한 과제는 공천이다. 공천과 관련해 지금 국민의힘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할 사람들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 대통령실 참모로 근무했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고향인 영남지역에서 공천에 도전하고 있다. 일부 수도권 출마 희망자들 또한 서울 강남벨트(서초 강남 송파)나 경기도 일부 지역(분당, 경기 북부)처럼 쉬운 지역에만 몰려있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의 다선 중진들이 대거 포진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어려운 지역구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마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경기도 오산에서 지금까지 내리 5선을 하고 6선도전에 나섰는데, 국민의힘에서는 대항마를 자처하는 중량급 인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오산지역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들이 이준석 전 대표를 시작으로, 원희룡 하태경 같은 당내 중진을 만나 출마를 호소하는가 하면 장미란 문체부 차관,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보내달라고 당에 호소했지만 무산된 상황이다.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는 민주당의 3선이상, 다선 중진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안민석 의원처럼, 5선을 했다는 것은 20년동안 한 지역구를 가꿔왔다는 의미다. 정치판의 언어로, “어느집 숟가락 갯수는 물론, 지나가는 강아지 이름까지 알 정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일정은 하염없이 늦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한동훈 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예비후보들을 만나면서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단독, 전략공천 대신 경선을 대거 늘릴 것이라는 시그널인 것이다. 대통령실 출신 공천희망자가 역대급으로 많다는 점 또한 공정성 보장을 위한 경선확대가 불가피한 이유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한 공천심사→경선대상자 확정→1,2차 경선까지 거치게 되면 후보자가 모습을 드러내는데는 한없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경선까지 거친 마지막 공천자 명단을 수도권 지역임에도 선거를 불과 보름 앞두고 발표한 바 있다.

영남지역처럼, 본선보다 예선의 공정성이 중요시되는 경우는 상관이 없다. 지각공천의 반사이익으로 일찍 선거운동을 시작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입당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선 중진의원들이 즐비한 수도권 험지에서는, 더구나 출마희망자들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찍 대항마를 세울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 국민의힘은 그나마 경기도 수원의 5개 선거구에는 비교적 조기에 인재영입을 통해 후보군을 가시화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싹쓸이’를 해간 서울 강북 대부분 지역, 안산 화성 등 경기 서남부, 고양 파주 등 경기 북부 일부지역에서는 아예 후보감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윤핵관 논란이 있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을 공천심사위원에 포함시키면서 “그동안 (이 전 총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이) 만들어 놓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총장은 그동안 일부 친윤 후보등에 의해 공천권의 향배를 좌우할 ‘실세’로 불렸을 뿐, 험지에 내보낼 인재를 발굴하는데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따라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한동훈 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회가 민주당의 다선 중진의원이 버티고 있는 험지부터 대항마를 골라서 내보내는 효율적인 방식의 공천진행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험을 볼 때. 1번문제 부터 순서대로 풀어가는 고지식한 방식이 아니라, 척보면 답이 나오는 쉬운 문제는 먼저 풀어야 한다는 식의 제안이다.

홍경의 단국대 객원교수는 이와관련, “민주당의 다선 중진이 버티고 있는 어려운 지역부터 당이 발굴한 인재를 먼저 투입해서 선거운동 시간을 늘여주고, 본격적인 대진표가 나오기전에 미리 관심을 불러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이와함께 “국민의힘 역대 공천과정을 보면 어려운 지역일수록 서로 가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경쟁력이 약한 후보가 당내 권력투쟁에서 밀려 험지로 가는, ‘옮겨심기’가 많았는데 이로인한 선거패배 또한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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