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후티반군, 헤즈볼라
일제히 미·영 공습 비난
…"명백한 예멘 주권 침해"
미·영 "항모·기지서 출격한 전투기, 
토마호크 미사일로 10여개소 타격"
한국 등 10개국 "공습 지지 성명"

미 항공모함으로부터 예멘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수행하기 위해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 항공모함으로부터 예멘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을 수행하기 위해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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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거점을 공습에 대해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이란이 12일(현지시간) 이를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며 중동 일대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아침 미국과 영국이 예멘 여러 도시에서 저지른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것이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명백하게 침해했으며, 국제법과 규칙, 권리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후티 대변인 또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예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계속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후티 반군 대원들이 1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군사 훈련이 끝난 후 모임에서 구호를 외치며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EPA연합]
후티 반군 대원들이 11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군사 훈련이 끝난 후 모임에서 구호를 외치며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EPA연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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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번 미국의 공격은 가자지구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적이 저지른 학살과 비극에서 미국이 '완전한 파트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고 비난했다.

이란을 축으로 한 중동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이 이처럼 미국의 공습을 비난하고 나서며 약 100일 전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넘어 중동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앞서 이날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명분으로 글로벌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틀어막아 온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첫 폭격을 감행했다. 

예멘 후티반군은 두달째 홍해상에서 30여차례에 걸쳐 민간인 선박을 공격하거나 위협해 왔다. 

2018년 시리아 폭격작전에 참여한 미국 순양함 몬터레이호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EPA 연합]
2018년 시리아 폭격작전에 참여한 미국 순양함 몬터레이호가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EPA 연합]

AP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레이더와 방공 설비, 무기고, 미사일 발사대와 자폭 무인기(드론) 기지 등 10여개소의 후티반군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NBC 방송은 예멘 인근 해역의 후티반군 선박도 공격 대상이 됐고 폭격 과정에서 후티 반군의 드론 여러 대도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동에 전개 중인 미 해군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현지 공군기지들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폭격을 가했고, 다른 수상함과 잠수함들도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토마호크 미사일은 비행 속도가 시속 890㎞로 비교적 느리지만 10발을 발사했을 때 반수가 반경 1m 이내에 떨어질 정도로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다.

때문에 미국은 1990년 걸프전쟁을 시작으로 자국이 참전한 각종 전쟁마다 토마호크 미사일 세례를 퍼부어 개전 직후 적국의 주요 시설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전술을 써 왔다.

한편 이날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10개국 정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이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고유 권리인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라 수행됐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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