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면으로 채권단 결의 취합...발표는 12일
주요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에 공감
'법정관리' 선호하는 선순위 채권사 설득 관건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윤석민 회장.  [연합뉴스]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윤석민 회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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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 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주요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지주사인 TY(티와이)홀딩스와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제공 등을 약속한 태영그룹 측 자구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워크아웃 개시가 유력하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고 투표(서면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은 채권금융사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채권자는 이날 자정까지 팩스 또는 이메일로 의사를 밝힐 수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서면으로 워크아웃 개시 결의를 받을 예정이며 12일께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11일 저녁 늦게까지 서면결의가 들어오는대로 취합해야 하는 만큼 실제 발표는 12일 오후 정도가 돼야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전날 산업은행이 개최한 주요 채권자 회의에서 태영그룹측의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태영그룹은 2차 자구안에 TY홀딩스에 대한 윤석민·윤세영 회장 보유 지분(25.9%)과 SBS에 대한 TY홀딩스 보유 지분(36.3%)을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포함시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날 회의에 대해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이러한 자구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워크아웃 개시와 이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수립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회의에는 산업은행을 비롯 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새마을금고중앙회,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등이 함께 했다.

주요채권자들의 반응이 이처럼 '워크아웃 개시' 여부로 흘러간다고 해도  중소채권사 입장이 막판 '뒤집기' 변수가 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태영건설 채권사가 무려 600여곳에 달하며 그중 선순위 채권자나 담보물이 있는 채권금융사의 경우 자금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워크아웃보다는 '법정관리'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자 협의회에서 갖는 의결권도 3%대에 불과하며, 산업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의 의결권을 모두 합해도 33% 수준이어서 워크아웃에 들어가려면 나머지 42%를 설득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도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라도 전체 채권 16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밖에 되지 않아 워크아웃 개시가 100%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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