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지지율, 김건희특검, 한동훈의 인기, 신당의 파괴력...

대한민국 뿐 아니라, 대의(代議) 민주주의를 하는 모든 나라에서 역대로 국회의원 총선거는 대통령과 정부, 집권 여당을 평가 내지 심판하는 기능을 해왔다.

선거결과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시기 대통령과 정당의 지지도다. 각종 이슈가 부각되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여론, 즉 지지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선거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바람’과 ‘구도’, ‘조직(인물)’이 꼽혀왔는데, 최근 몇차례 총선에서 극심한 여야, 양당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조직이나 인물(후보자)은 점차 덜 중요한 하위 변수가 되는 경향이다.

아울러 여야 어느쪽이든 표를 잠식할 수 있는 신당의 출현, 즉 선거구도는 여전히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 한동훈 바람의 강도와 지속성

최근 TV에 나와 총선 전망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는 정치평론가들은 보면, 야당측 패널은 거의 대부분 이번 총선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임을 강조한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30%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0.7%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기는데 그쳐 민주당 및 지지자들의 대선불복 심리가 계속되는 것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시위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구호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현상이 이를 잘 보여준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를 선택한 것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우회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비상수단으로 볼 수 있다.

거의 매주 정당지지도를 조사하고 있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1.6%, 국민의힘은 39%를 기록했다. 9개월만에 최소 차이로 접근한 것이다.

이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3.0%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펜앤드마이크가 ㈜공정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38.9%가 민주당을, 38.0%는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이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동훈 비대위원장 효과, ‘한동훈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한동훈 효과를 저지하기 위해 그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검찰후배이자 현 정권의 2인자라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까지 예를 들어 공세를 가하고 있다.

참신함과 개혁성을 앞세워 민주당 이재명 체제를 공격하고 있는 한동훈 바람의 강도와 지속 여부는 단연 이번 총선의 최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건희 특검법, 한동훈 바람 잠재울 수 있을까?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활용할 최대의 무기로 준비해온 김건희특검법을 28일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한동훈 위원장까지 싸잡아 공격할 수 있는 최고의 이슈, 소재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50억클럽 특검까지 더해, 대장동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까지 상쇄시켜 보겠다는 계산이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의 70% 가량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 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추후 국민의힘에는 적지않은 부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을 비롯해 여권 내부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수용 여부를 놓고 장시간 고심했던 이유기도 하다. 무조건 거부권을 행사했을 경우 생길 역풍을 우려해 총선이후에 특검을 실시하는 타협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여권 전체가 수용거부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은 이 법이 갖고있는 정파성(政派性), 총선용이라는 한계로 인해 거부권을 행사 하더라도 총선에 미칠 영향, 즉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추후 총선정국이 본격화되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을 예정이어서 김건희 특검법은 22대 총선 최대의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전국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통령 부인의 비리를 덮기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을 무산시켰다”고 공세를 취하고, 이에맞서 국민의힘 후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핍박받던 문재인 정권 검찰이 탈탈 털어서 수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던 사건”이라고 맞받아치는 공방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준석 신당출현, 이낙연 신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을 만들어 이번 총선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했다.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에 이어 금태섭 전 의원, 류호정 의원 등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에 이어 22대 총선에 도전할 또 하나의 신당 탄생을 알린 것이다.

선거전이 거대 여당과 야당간 양강 대결구도냐 아니면 다자대결 구도로 가느냐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변수다.

당장 지난 2018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라는 제3지대 정당이 38석을 가져가는 바람을 일으킴으로써,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은 각각 122석과 123석을 얻는데 그쳤다.

‘신당변수’는 어느 정도의 바람몰이를 하느냐와 함께 여야 어느 쪽의 표를 잠식하느냐가 중요하다. 대체로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이나 금태섭 전 의원등의 ‘새로운 선택’은 중도 내지 중도좌파, 즉 민주당과 지지층이 많이 겹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중도 내지 중도우파, 즉 국민의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22대 총선의 대결구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낙연 신당’의 탄생 여부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2선퇴진 등 민주당 개혁을 요구하며 신당 창당을 예고하고 있다.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이원욱 조응천 김동민 윤영찬 등 ‘원칙과 상식’ 멤버, 기타 민주당의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이탈해 신당을 만들 경우 수도권의 선거지형은 급변하게 된다.

민주당의 주류, 친명계는 이낙연 전 대표의 움직임을 두고 “엄포용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경우 벌어질 ‘참사’를 모르지 않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적정선의 타협에 나서는등 이낙연 신당이 실제로 탄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낙연 신당의 출현으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보는 등 선거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이 전 대표가 받을 정치적 타격 또한 감당이 어려을 정도로 크다는 점 또한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경제와 민생, 숨겨진 중대변수

민주당이 지난 21대총선에서 180석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민주당 내지 좌파 진영의 기세, 이에따라 심하게 기울어진 언론의 운동장이 주로 꼽힌다.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코로나19다.

당시 코로나19는 두가지 측면에서 여당의 선거에 ‘효자노릇’을 했다.

우선 비상계엄과 같은 효과다. 비상시국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대통령과 정부의 발표만 그대로 받아적어서 보도하는 앵무새 노릇을 했다. 야당에서 정치방역 문제를 제기하거나, 공수처신설, 검수완박 같은 문재인 정부의 일방독주, 내로남불을 규탄하는 가두시위나 집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대한민국의 탁월한 의료수준과 방역체계, 높은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진자 수가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적었던 것이 정부의 유능한 대처 때문인 것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못지않게 여당의 총선승리에 기여한 것은 무지막지한 현금 퍼주기의 명분을 준 것이다. 손실보상금, 재난지원금 같은 명목으로 200조원에 달하는 돈이 뿌려졌다. 선거를 전후해 전 국민에게 20만원, 30만원씩 몇차례 현금봉투가 돌려지기도 했다.

유례가 없었던 문재인 정권의 퍼주기로 국가부채가 GDP의 50%, 1000조원을 돌파하자 윤석열 정부는 돈줄을 꽁꽁 잠궜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고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에서도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시중에는 돈이 없다. 가장 힘든 사람들은 소상공인, 식당주인 같은 자영업자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바람에 음식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어 손님이 더 떨어졌다.

압도적 수출 1위인 반도체경기 마저 부진해 삼성전자, 하이닉스까지 적자를 내는 등 수출마저 부진하다 보니 시중에 도는 돈은 더 없을 수 밖에 없다. 5만원권이 국민들의 지갑이나 장롱이 아닌 은행으로 쌓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는 서울과 부산, 인천의 아파트 값이 거의 반토막난 현실을 신랄하게 보여주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거론되는 아파트가 있는 곳 대부분이 국민의힘 우세지역이다.

아파트 가격은 선거를 좌우하는 중대 변수중 하나다. 아파트가격에는 양면성이 있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 여론이 나빠지지만, 자기가 살고있는 아파트가 샀을 때 가격보다 내려가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근 미국에서 2024년 11월에 실시될 대통령선거 전망을 놓고,“1월 첫주 증권시장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통상 1월 증시가 1년을 좌우하고, 1월 증시는 첫주에 결정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증시상황은 40~50대 중도층의 표심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2024년 상반기 증권시장 동향은 민생과 더불어 숨겨진 총선의 중요 변수가 아닐 수 없다.

[펜앤드마이크 신년기획:리셋코리아 2024 목차]

1.3각 리스크’에 갇힌 이재명의 정치생명

2.반성없는 가짜뉴스 조작자들

3.21대 국회의 10대 막말

4.문제는 경제야! 고금리·고물가에 민생고

5.총선 승부 결정할 4대 변수

6.윤석열정부의 집권3년차 과제

7.태풍의 핵,‘트럼트 2기’

8.2024 화제의 인물①차기 대권주자의 향연

9.2024 화제의 인물②뉴페이스의 격돌

10.2024 화제의 인물③떠오르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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