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단위 최다 5개 선거구, 경기남부 20곳 판세 영향 미치는 요충지

수원 광고신도시 모습
수원 광고신도시 모습

올해 11월 기준, 경기도 수원시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119만 7,241명. 전국에서 도(道)나 광역시가 아닌 기초 자치단체로는 가장 많다. 주민등록상 인구가 그렇고,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인구 153만명의 강원도, 175만명의 전라북도에 필적한다.

국회의원 선거구도 5개로 시 단위로는 가장 많다. 경계를 접하고 있는 바로 옆 용인시가 인구 107만명으로 국회의원 선거구가 4개, 안산시 4개, 화성시 3개다. 안양(3개), 군포, 과천 의왕까지 합치면 20개 가까운 경기 남부 선거구가 도청이 있는 수원의 영향권에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원시 및 경계를 접한 16개 선거구에서 용인갑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당에 패배했다. 사실상 전패였다.

국민의힘이 당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경북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13석에 불과하다. 내년 4월10일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과반수, 제1당이 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 3개월도 안 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표를 받고, 수원에 투입했다.

방 장관은 수원병 또는 수원무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원병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재선 김영진 의원 지역구다. 수원무는 김진표 국회의장 지역구로 통상 국회의장을 지내면 불출마하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에서 염태영 전 수원시장, 이병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방 장관에 앞서, 국민의힘 인재 영입 1호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수원정 지역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수원정은 민주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3선의 박광온 의원이 현역이다.

이에앞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현준 전 국세청장은 수원갑에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 김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냈다. 수원갑 현역 의원은 민주당 ‘처럼회’ 소속인 김승원 의원이다.

국민의힘은 수원을(현역 민주당 백혜련 의원) 등 남은 지역에 투입할 후보를 물색중인데 당초 수원의 중요성을 감안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보내 바람을 일으키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원 장관이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도전을 선언함에 따라 대안을 찾고있다고 전해진다.

수원이 민주당 일색, 아성으로 변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11개월 전에 치러진 2016년 20대 총선때 부터였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수원 4곳중 3곳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4곳 중 한 곳을 이기는데 그쳤다.

전통적으로 수원은 보수성향이 강한 도시로 꼽혀왔다. 역대 경기도지사로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보수정당 출신이 민주당 보다 많이 당선됐던 것도 수원의 보수적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하지만 신도시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젊은층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민주당의 텃밭으로 변모했다.

수원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동네별 맞춤형 지역개발 같은 꼼꼼한 공약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그만큼 선거무렵의 정당지지도, 즉 ‘바람’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수원이 경기도청이 있는 ‘수부(首府)도시’이다 보니 접경한 16개 선거구는 물론, 경기도 최남단, 안성을 비롯해 평택 오산, 더 나아가 경기도 59개 선거구 전체의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수원의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거물급 투입필요성이 끊이지 않는다. “방문규 장관, 이수정 교수 정도로는 바람을 일으키기 어렵다”는 지적인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수원에서 내리 6번을 출마, 당선되면서 민주당의 ‘깃발’ 역할을 해왔다.

지역정가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수원출마가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와함께 김문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수원투입설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민의힘이 김포와 구리시의 서울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수원은 도시의 급격한 팽창에 따른 광역시 승격 문제, 공군비행장 이전같은 굵직한 이슈를 안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힘있는 여당의원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와함께 선거구 2개에 걸쳐있는 광교신도시의 서울접근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인근 분당 수준을 따라갈 정도로 아파트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여당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적지않은 기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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