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해법, 공천 물갈이 발발무마 등 해결할 정치력 보여야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기 위한 세 번째 절차, 20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의 분위기는 앞선 두 차례의 절차(의원총회, 의원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보다 더 압도적이었다. 연석회의에서 강감찬 장군에 비유됐던 한동훈 장관은 고문단 회의에서는 이순신장군으로 까지 격상됐다.

흔히 법학(法學)을 두고 사회과학 중 가장 정교, 정치(精緻)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수학과 통계학의 연역, 귀납적 논리구조를 갖췄고, 고대의 함무라비법전, 모세의 십계명을 거쳐 로마법전에서 이미 완성된 학문이라고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백전백패, 본전 한푼 못 건진 것은 정답이 있는 수학문제에 엉터리 답을 갖고 온갖 시비와 정치공세를 벌였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정답을 알고 문제를 잘 푸는 수학선생에, 말빨과 매너까지 갖춘 진정한 일타강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정치무대 데뷔는 수학선생이 장사를 하는 상인으로 변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정치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장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세계다.

정치가 어려운 것은 최선이 아닌 차선(次善),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次惡)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 이상이 아닌 타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남미의 사회주의 해방신학자들은 예수와 그 제자들을 예수당(,Party)’으로 일컫기도 했다. 시대를 앞선, 선구적 사회주의 정치운동으로 규정했던 것이다. 예수를 배신한 유다의 행동을 레닌과 대립한 트로츠키, 노선투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들의 시각에서 보면, 예수조차도 실패한 것이 현실의 정치다. 오늘날 동양인의 도덕기준을 만든 공자님 조차 잠시 몸 담았다가 환멸을 느끼고 그만둔 것이 정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 총재시절,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않는 선택을 한 배경을 기자들이 물어보면, “우리가 저 고난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지 않을 수 없다는 출처불명의 말을 되내이곤 했다.

외부의 적보다 징그러운 것이 내부의 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안철수 이준석 같은 대권 경쟁자들이 호시탐탐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것이다. 당장 홍준표 시장은 윤 대통령 아바타를 당 대표로 세운들 잘 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준비중인 김건희 특검법은 한동훈의 첫 번째 시험대다. 기본적으로 명품백 사건은 형법이론상 독수독과(毒樹毒果)론에 해당되는, 문제 삼아서는 안되는 조작취재에 의해 발생한 일이다. 여기에 야당이 특별검사를 정하고 수사를 생중계토록 하는 등 비상식적 내용을 담은 탄생해선 안될 악법이다.

하지만 명품백사건에는 법률 이전의 윤리 도덕적 문제가 내재돼 있고,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다수 국민들의 기분을 크게 상하게 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해결이 불가피하다. 정답은 아니지만 차선 내지 차악의 선택이 요구되는 것이다.

여기에 한동훈 장관이 맡게될 비대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의 당 대표 역할이다. 과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과 같은 단일 지도체제의 당수(黨首), 총재가 아니다. 앞으로 그가 함께 일할 비대위원들은 부하검사들이 아니라 마치 벼룩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존재, 정치인들이다.

비대위원장은 공천의 최종 결정권자이다. 공천은 출마하려는 사람들에게 정치생명이 달린 일이다. 지금 국민의힘 금고에는 지난번 당무감사를 통해 만든 수십명에 달하는 현역 의원 및 당협위원장의 컷오프’, 물갈이 명단이 시한폭탄처럼 비대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다.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를 주장했던 사람들이라도 막상 자신이 컷오프의 대상이 되는 순간, 한동훈 위원장은 강감찬’, ‘이순신이 아니라 원균이라고 부를 것이다.

정치무대의 온갖 난제, 정답이 없는 문제의 근사치를 찾아내는 것이 정치력이다. 검사 한동훈,법무부장관 한동훈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정답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쾌도난마(快刀亂麻) ‘조선 제일검의 능력이었다.

많은 국민들이 추후 한동훈이 보여줄 정치력을 궁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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