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정부가 기존 규제에서 규정한 것보다 더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등의 반도체 생산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우리 반도체 업계에도 일정 부분 피해가 있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낸 보도 참고자료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 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 AI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장비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승인을 획득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라면서 "미국 측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미국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전 관련 협력을 긴밀히 진행할 것"이라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고 밝힌 만큼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다만 이같은 조치가 이어지며 시장이 다소 위축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 전자기업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중국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7나노(nm)급 반도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가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17일(현지시각) 지난해 10월에 발표된 대중 수출 통제 조치에서 규정된 기준보다 사양이 더 낮은 AI칩의 중국 수출 역시 금지하고, DUV 노광장비 등 장비 수출 또한 막겠다는 강화안을 발표했다. 

보다 저사양의 반도체 수출까지 통제한다면, 중국이 수입할 수 있는 반도체의 폭은 더 좁아지는 셈이 된다.  대표적으로 AI 반도체 제조기업인 엔비디아(NVIDIA)가 더는 사양이 낮은 AI칩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한다면,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더 큰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소유한 국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한미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이들의 중국 내 공장은 미국 수출 통제에서 예외 대상인 VEU로 지정됐다. 이로써 첨단 초미세 공정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장비를 반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