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심으로 아랍권 결속 가속화 
WSJ "이란…지난주 공격 계획 승인"
이스라엘·가자 사망자 1100명 넘어
블링컨 "이스라엘·사우디 관계정상화 때문"
유엔안보리 비공개 긴급회의 소집

미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  전투기 75대 이상을 탑재,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호.  전투기 75대 이상을 탑재,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이 10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현지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이란을 중심으로 반 이스라엘 진영의 단결이 가속화하며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상세한 논의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 지역에서의 국방부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몇가지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선 미해군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투단을 이스라엘 인근의 동지중해로 이동하도록 했다. 

전투단에는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과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순양함 노르망디호, 아레리 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토마스 허드너호 등이 포함된다.

2017년 공식 취역한 제럴드 포드함은 현존하는 항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장 약 351m, 선폭 약 41m(비행갑판 80m), 배수량 11만2t등 초대형 규모로 비행기를 75대 이상 탑재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역의 F-35, F-15, F-16, A-10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앞서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고, 지난주 공격계획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밖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소속 익명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그같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로켓 7000발을 쏘고 육·해·공 전투원을 투입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공격을 결행해 가자지구 하마스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가자시티 고층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 [로이터연합]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로켓 7000발을 쏘고 육·해·공 전투원을 투입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보복공격을 결행해 가자지구 하마스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가자시티 고층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 [로이터연합]
유대인 안식일에 쏟아진 로켓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의 한 시가지가 폐허로 변했다. 한 남성이 불붙은 자동차를 뒤로하고 내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유대인 안식일에 쏟아진 로켓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의 한 시가지가 폐허로 변했다. 한 남성이 불붙은 자동차를 뒤로하고 내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

대규모 공격작전 세부사항은 여러 차례에 걸친 베이루트 회의를 거쳐 개선됐으며 회의에는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는 물론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가 참석했다고 한다.

4개 무장단체에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포함됐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인 헤즈볼라를 오랫동안 지원해왔다.

전날 북부지역에서는 헤즈볼라가 레바논 및 시리아와 접경한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점령지 '셰바 팜스'에 여러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쏜 뒤 배후를 자처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포탄이 날아온 레바논 남부를 겨냥해 보복 포격을 가했다.

이란의 하마스 작전 지원은  미국이 추진 중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블링컨 장관은 "정상화를 누가 반대하느냐"며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을 차례로 언급한 뒤 "이스라엘과 사우디,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관심있는 다른 나라들을 묶으려는 노력을 방해하려는 것이 동기의 일부라는 점은 놀랍지 않다. 그것은 분명히 하나의 요인이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지구 긴장 고조 사태에 관해 긴급 대응 논의에 착수했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내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앞두고 이달부터 옵서버 자격으로 이날 비공식 협의에 참석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더 큰 충돌을 막아야 한다"며 양측에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유엔안보리 이사회. [AP연합] 
유엔안보리 이사회. [AP연합] 

한편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이날 이스라엘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해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7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무려 26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현지 응급구조단체 자카(ZAKA)가 밝혔다. 

전날 소셜 미디어에는 행사장 근처 들판에서 무장 괴한들이 음악 축제 참가자들을 납치하거나 관중들이 총격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이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사망자도 4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413명이며, 이 가운데 아동과 청소년이 78명, 여성이 41명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의 사망자를 합하면 1100명이 넘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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