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라도 건국의 역사와 이념, 헌법의 정체성, 시민으로서 국가에 대한 권리와 의무, 권한과 책임을 확실하게 가르치는 자유민주시민교육이 시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고, 국격을 높이는 일이며, 제대로 된 역사관을 정립하는 지름길이다.

#. 북한군·중공군 장교로서 6·25 남침에 앞장섰던 정율성

최근 문제가 제기된 정율성·홍범도 논란을 보면서 필자는 대다수 한국인들이 공산주의 친화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집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지금까지 여러 학자나 언론, 정치인과 광주와 호남 지역 공직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정율성이 구체적으로 어떤 항일 독립운동을 했는지를 입증하는 근거나 사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좌익 친공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정율성을 항일 독립운동가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의 간절한 바램에도 불구하고 2018년 4월 24일 열린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는 장시간 회의 끝에 정율성이 독립운동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사료가 분명치 않으며, 해방 후 반(反)대한민국 활동을 한 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독립유공자의 서훈이 부적절하다면서 기각했다.

독립운동은커녕 그는 소련공산당의 괴뢰 정부인 북한 공산정권 수립에 참여했고, 북한군 장교로서 6·25 남침에 앞장섰으며, 중국 국적을 취득하여 중공군 장교로 한국전에 불법 개입하여 국군과 유엔군을 공격했던 자다. 심지어 그는 중공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 부인이자 중국공산당의 거물 저우언라이(周恩来)의 양녀로 알려진 딩쉐쑹(丁雪松)과 함께 종묘제례악과 연례악 등 2부 18집의 방대한 ‘조선궁정악보’를 약탈해 갔다는 사실도 제기되었다. 문제의 약탈 악보는 한중수교 이후인 1996년 10월, 딩쉐쑹을 통해 한국 정부에 반환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침략하여 적화에 앞장섰던 인물에게 가짜 독립운동가 월계관을 씌워 정율성로를 조성하고, 그곳에 침략자의 흉상을 세우고, 그를 기리는 동요제를 실시하고, 기념사업과 시설물 건설에 117억 원의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정상 국가의 공직자들이 해야 할 일인가? 그런 일들을 앞장서서 찬양 고무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인가?

광주광역시 남구에 조성된 정율성로 입구에 세워진 정율성 동상.
광주광역시 남구에 조성된 정율성로 입구에 세워진 정율성 동상.

#. 상관 구타 탈영병, 독립군을 몰살한 자에게 건국훈장 1등급 추서

홍범도 또한 심각한 문제적 인물임은 필자가 여러 차례 칼럼과 동영상을 통해 제기한 바 있다. 그는 평양감영 나팔수로 입대하여 군 복무 중 상관을 구타하고 탈영한 사람이다. 신분을 숨기고 황해도 종이 제조소에서 일하던 중 또 다시 주인을 구타하고 도주, 금강산 신계사에 머리 깎고 입산한다. 절에서 만난 비구니와 정분을 통해 임신시켜 함경도로 도주하여 포수로 생계를 이어갔다.

심지어 그는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 자유시 참변 당시 우리 항일 무장 독립군을 몰살시키는 소비에트 적군 편에 가담했던 사실이 사료를 통해 밝혀졌다. 일부 국수주의 사학자들은 그가 독립군 몰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가 고려혁명군 대대장에 임명되어 소비에트 적군(러시아 인민혁명군) 제5군 산하로 예속된 사실, 1922년 2월 모스크바에서 레닌으로부터 ‘혁명정권에 협조한 감사의 표시’로 금화 100루블, 군복 한 벌, 홍범도 이름이 새겨진 권총을 선물 받은 사실로 미루어보면 그가 우리 무장 독립군을 몰살하는 편에 가담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자유시로 유인된 한국 독립군을 몰살하는 데 협조한 대가로 레닌으로부터 선물받은 권총을 차고 모스크바에서 기념촬영을 한 홍범도(왼쪽).
자유시로 유인된 한국 독립군을 몰살하는 데 협조한 대가로 레닌으로부터 선물받은 권총을 차고 모스크바에서 기념촬영을 한 홍범도(왼쪽).

이후 홍범도는 소련공산당 당적을 취득하고 연해주에서 농사를 짓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해 카자흐스탄에서 사망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청렴결백 애국심의 표상이다. 상관 구타 탈영병, 우리의 독립군을 몰살하는 편에 가담했던 소련공산당원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육사 교정에 흉상을 설치해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에게 문재인 정부는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봉오동·청산리 전투에 참여했다 하여 건국훈장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 국민이 잘 모르니 제멋대로 독립운동의 영웅으로 날조

정율성·홍범도의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공산주의자이고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 외국인으로 귀화한 사람이란 점이다. 정율성은 중국공산당·북한노동당 당적과 중국 국적을 취득하여 중국 인민이 되었고, 홍범도는 소련공산당 당적과 소련 국적을 취득하여 소련 인민이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이념과 사상에 충실했고,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버리고 새로운 국적을 선택하여 그 나라에 충성을 바친 사실이 사료를 통해 확고부동하게 입증되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공산주의자라도 그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면 독립운동가로 서훈하고 예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그런데 정율성의 활동 내역을 정밀 추적하면 독립과 관련한 투쟁 경력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해방 후부터 일관되게 대한민국의 주적의 편에 서서 대한민국 말살에 앞장선 사실이 발견된다. 이런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행위는 명백한 이적 행위다.

홍범도는 함경도 포수 시절과 연해주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벌인 사실, 봉오동·청산리 전투 참여 사실 등이 독립운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봉오동, 청산리 전투와 관련하여 일본 측 사료가 공개되면서 양 전투의 결과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일본 측 사료에 대해 우리 독립운동사 연구자들이 제대로 된 사료와 근거로 반박하지 못하는 한 지금까지 주장해온 우리 독립군의 대승·대첩 주장은 우리 독립군의 패배 혹은 무승부로 정정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홍범도가 자유시에서 우리 독립군을 몰살시키는 편에 가담했고, 그에 대한 공로로 레닌으로부터 선물까지 받은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그를 현재와 같은 건국훈장의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 수훈자의 예우, 해군 잠수함명에 부여된 홍범도함의 명칭은 박탈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대한민국의 전략자산인 잠수함에 붙여진 홍범도함은 명칭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전략자산인 잠수함에 붙여진 홍범도함은 명칭 변경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처럼 한국 독립운동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를 비롯하여 역대 정부가 독립운동동을 이처럼 부풀리고, 날조하고, 거짓으로 도배질하는 일이 가능했을까? 국민들이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틈을 이용하여 좌익, 친공 학자와 언론이 우리 독립운동사를 판타지 소설처럼 부풀렸고, 정부는 그러한 세력이 창작해낸 가짜 역사를 근거로 일을 벌인 것이다. 독립운동사가 오늘과 같은 가혹한 현실에 처한 것은 결국 국민의 무관심, 무지를 이용한 좌익, 친공세력의 맹활약 덕분이다.

#. 한국 독립운동사는 국수적 민족주의의 산물

극단적이고 폐쇄적인 국수주의를 뜻하는 쇼비니즘(Chauvinism)이란 용어가 있다. 애국·애족(愛族)·애향심이 극단으로 치달은 나머지 전체주의화하여 파시즘으로 폭발한 상태를 뜻하는 용어다.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설명할 때 이보다 더 적확한 용어를 찾아보길 힘들 정도로 한국 독립운동사는 쇼비니즘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독립운동과 관련한 단행본이나 논문, 저술을 읽다 보면 이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환타지 소설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무기 수준이나 훈련이 형편없고, 병력도 극소수에 불과하며 보급이나 병참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우리 독립군은 싸웠다 하면 백전백승 운운하는 날조된 역사가 21세기 중반을 달리는 현재에도 버젓이 권위 있는 학설로 존재한다. 그런 학설에 이의를 제기하면 학계·언론·사회단체라는 이름의 좌익세력들이 인민재판을 벌여 적폐 세력이니 토착왜구니 친일파의 낙인을 찍는다.

그런 낙인이 무서워 침묵하는 사이, 우리의 독립운동사에서 ‘역사적 사실’은 증발해 버리고 거짓과 조작, 날조된 가짜가 판을 치는 정글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날조된 가짜 역사를 선동하는 세력에 의해 전략무기인 잠수함에 홍범도함이란 이름을 붙여 놓고, 지자체는 정율성로를 조성하여 기념사업을 빙자하여 기백억 원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면 독립운동사에 관한 한 한국은 가히 쇼비니즘 천국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그동안 필자는 펜앤드마이크를 통해 우리 독립운동사가 얼마나 거짓으로 도배질 되어 있었는지를 폭로해 왔다. 그런 문제 제기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소위 우파 진영 인사라는 사람으로부터  “우리 독립운동을 그렇게까지 매도해 되나" 하는 항의를 받았고, "신성한 독립운동을 매도하는 것을 보니 저놈은 매국노, 토착왜구가 분명하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매국노라면, 대한민국은 거짓말로 도배질 된 독립운동사만 앵무새처럼 읊어대는 인간들만 애국자인 세상인가?

#. 육사 교정의 독립운동가 5명 모두 문제적 인물

한국의 독립운동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현실 인식 작업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독립운동사를 처절하게 공부하고 가르치고 전파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독립운동의 현실을 직시하도록 경종을 울린 증언자가 조선의용대원으로 중국에서 일본군과 전투 도중 총상을 입고 체포되어 다리를 자른 김학철이다. 그는 우리의 독립투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우리 독립운동사는 신화에 가까울 정도로 과장되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로는 민족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신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이제 우리는 과장과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과거사를 미화시키는 작업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157명 사살, 300여 명 부상, 같은 해 10월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 1개 여단을 사살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봉오동·청산리 전투 전과는 적어도 300배 이상 과장되었다.

우리의 항일무장투쟁은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은 정신의 투쟁이지, ‘대첩’이나 ‘혁혁한 전과’는 불가능한 전력이었다. 일본군과 맞닥뜨렸을 때 열에 아홉 번은 졌다. 어쩌다 한 번 이긴 경우도 일본군 서너 명 정도 사살하면 대전과로 여겼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자꾸 지면서도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는 날까지 계속 달려든 것이다. 그 불굴의 정신만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안경환, ‘조선의용대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옹과의 병상 인터뷰’, 『월간 참여사회』, 2001년 9월호)

문재인 정부가 육사 교정에 세운 5인의 독립운동가 흉상 중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홍범도뿐만 아니라 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나머지 네 명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물이다. 육군사관학교는 하루빨리 나머지 네 명의 흉상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육사 교정에 세운 독립운동가 흉상. 이번에 철거된 홍범도 뿐만 아니라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 김좌진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육사 교정에 세운 독립운동가 흉상. 이번에 철거된 홍범도 뿐만 아니라 지청천, 이범석, 이회영, 김좌진 모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물들이다.

#. 자유민주시민교육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지름길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다.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가치는 자유·인권·법치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국가다. 그러한 자유민주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성숙하고 책임 있는 민주시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한 시민은 저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교육을 통해 육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참다운 민주시민교육이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일까? 미국 교육 분야의 석학(碩學) 로버트 프리먼 버츠는 자유민주시민교육의 핵심 콘텐츠를 다음 세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 건국의 역사와 이념(국가가 지향하는 목표).

둘째, 헌법의 정체성(헌법 내용과 정신, 법치주의).

셋째,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덕목(국민의 국가에 대한 권리와 의무, 권한과 책임).

과연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이 나라 사람들에게 이러한 교육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시행한 적이 있는가? 불행하게도 전교조와 좌익 교수, 좌익 언론은 버츠의 정의와는 정반대 교육을 40여 년 시행해 온 결과가 정율성·홍범도 논란 아니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자유민주시민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고, 국격을 높이는 일이며, 제대로 된 역사관을 정립하는 지름길이다.

김용삼 대기자 dragon00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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