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등병인 지난 1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무단으로 자진 월북한 것에 대해 탈북 외교관들은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이를 활용할 것이라며 북한 측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 출신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강력한 대미 외교 지렛대가 생겼다”며 “북한이 트래비스 킹을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대내 선전에 활용하고 미국의 대북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도 RFA에 북한이 주한 미군 병사를 반드시 대미 정책에 활용할 것이라며 다만 미북협상이 재개되는 순간까지만 그는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전 대사대리는 “북한이 향후 어떤 행보를 할지 고민하고 있을 텐데, 여기에 월북 미군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 중일 것”이라며 “중국 및 러시아와의 무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미 협상 창구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월북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 호재지만 시간이 갈수록 관리 차원의 인력 및 비용에 대한 북한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월북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 장기적으로 골칫덩어리”라며 “월북 미군 장병이 생기면 전문 경호 및 감시팀, 통역관, 전용 차량 및 기사, 숙소 등을 꾸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한미 핵협의그룹 첫 회의가 열리고 미 전략핵잠수함이 방한한 날에 미군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북한이 북중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미국인을 돌려보낸 예가 있지만 자진 월북 미군의 경우 적군에 자진 투항한 사건이라 돌려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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