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계의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행사로 알려진 ‘선밸리 콘퍼런스’가 7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인 선밸리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미국 투자은행인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개최해왔다. 대형 인수합병(M&A)이나 협력 등이 논의되는 자리이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주짓수 대결이 실제로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MBN 캡처]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주짓수 대결이 실제로 성사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MBN 캡처]

7월의 선밸리 콘퍼런스는 ‘억만장자의 사교모임’...올해 참석에 관심 쏠리는 인물은 저커버그와 머스크

첨단 산업과 투자 업계 거물들이 참석해 ‘억만장자 사교모임’으로 꼽힌다. 사교 활동뿐 아니라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회의로도 유명하다.

블룸버그와 버라이어티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참석자 명단에는 '단골'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컴퍼니 CEO,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이 이름을 올렸다. 루퍼트 머독 폭스코퍼레이션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 등도 자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참석했으나 올해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 참석 가능성도 있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국내 언론 관점에서 볼 때, 최대 관심 인물은 저커버그, 머스크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3인이다.

말싸움 끝에 현피 뜨기로 한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띠동갑’...체격은 머스크가 좋지만 나이와 기술은 저커버그가 우세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나란히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만나게 될 경우 세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말싸움 끝에 흥분을 참지 못한 채 주짓수 대결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특징을 갖고 있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트위터, 스페이스X의 CEO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CEO이다.

두 사람은 띠동갑이다. 머스크는 51세, 저커버그는 39세로 12살 차이이다. 머스크는 190㎝ 가까운 키인데 비해 저커버그는 170㎝를 조금 넘는다.

머스크는 지난해 팟캐스트에서 어린 시절 태권도, 유도, 주짓수 등을 수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부터 주짓수를 연마해온 저커버그는 지난달에 한 주짓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체격 면에서는 머스크가 유리하지만 나이나 주짓수 수련 기간 등으로 보면 저커버그가 우위에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저커버그는 아마추어 주짓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실력면에서는 저커버그가 우위로 평가된다. [사진=MBN 캡처]
저커버그는 아마추어 주짓수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실력면에서는 저커버그가 우위로 평가된다. [사진=MBN 캡처]

글로벌 ICT산업의 판도를 좌우하는 인물들인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소위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대결을 선언한 것은 사소한 시비 끝에서였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한 사용자가 트위터를 통해 메타가 트위터의 대항마로 '스레드(Threads)'라는 이름의 SNS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머스크에게 보내며 "스레드가 진짜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머스크는 "무서워 죽겠네. 전 지구가 조만간 아무 대안도 없이 저커버그 손가락에 지배당하겠네"라고 조롱조로 답글을 달았다. 스레드는 트위터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비비꼬면서 강조한 한 셈이다.

이에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그(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농담을 던졌다. 머스크는 발끈했다. "나는 철장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했다. 철장 싸움은 종합격투기(MMA)의 링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커버그도 뜨겁게 반응했다. 이 같은 머스크와 트위터 사용자 간의 대화를 캡처한 화면과 함께 "위치 보내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현피 장소를 보내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트윗을 날리며 응수했다. 옥타곤은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사용하는 철망을 두른 팔각형 링이다. UFC는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진담인 것으로 보인다. 22일 테크 전문매체 더버지(The Verge)가 '이 언쟁이 진담이냐'는 질의에 메타 대변인이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보여주는 그대로다"라고 답했다면서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대결은) 진심이며 세부 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격투기 대결, 성사되면 역대 최대인 10억달러 흥행 예상

두 CEO간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격투기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1조3천억원)에 달하는 흥행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종합격투기 UFC 링인 옥타곤에서 대결하면 유료 시청(PPV)은 100달러(13만원)로, 전체 흥행 수입은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역대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경기였던 2017년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권투 대결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당시 PPV는 80달러(10만4천원). 메이웨더가 2억7천500만 달러(3천570억원), 맥그리거 8천500만 달러(1천105억원)를 각각 챙겨갔다. 둘의 대결은 6억 달러(7천800억원)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대결이 성사되면 그 흥행수입은 두 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지난 22일 TMZ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것(머스크-저커버그 간 대결)은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면서 온라인 설전 직후 머스크, 저커버그와 직접 통화를 해서 대결 의사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화이트는 "저커버그가 먼저 전화를 걸어 와 '머스크가 진심인가요'라고 물었다"면서 "이에 머스크에게 연락하자 '저는 정말 진지합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에게 주짓수를 가르치는 프리드먼, ‘케이지 대결’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

두 CEO가 동일한 스승 밑에서 주짓수를 수련하는 사진과 동영상도 공개됐다. 인공지능(AI) 연구자인 렉스 프리드먼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와 유튜브에 저커버그가 자신과 함께 주짓수를 훈련하는 12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저커버그가 프리드먼을 상대로 주짓수 기술을 사용하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이어 28일에는 머스크가 자신과 대련하는 사진을 올렸다. 머스크가 프리드먼의 몸을 위에서 누르는 모습과 기술을 걸어 넘기는 모습이었다.

프리드먼은 머스크와 대련하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MBN 캡처]
머스크는 스승인 프리드먼과 대련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MBN 캡처]

프리드먼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저명한 AI 연구원이다. 팟캐스트도 운영하는 등 대중과 소통하는 인물이다. 또 15년 이상 주짓수를 해온 검은띠 보유자이며 유도와 레슬링도 10년 넘게 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프리드먼은 두 사람의 주짓수 훈련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격투기 대결에 대해서는 탐탐치 않게 생각하는 듯 했다. 저커버그에 대해서는 "마크는 1년 좀 넘게 주짓수를 훈련해왔고 겸손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자세는 영감을 준다"고 말했고, 머스크에 대해서는 "그의 체력과 힘, 기술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을 ‘일론의 오랜 친구’이자 ‘저커버그의 새로운 친구’로 소개하면서 “두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무술가의 길을 걷는 것을 보니 신이 난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이 무술 수련을 통해 더 나은 리더이자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격투기를 훈련하되 케이지 안에서는 싸우지 않는 것이 세상을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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