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사진 하나가 전부인 글이다. 제목은 1962년 라디오 연속극 ‘남과 북’의 주제가에서 가져왔다. 노래는 1983년 이산가족 찾기 이벤트의 배경음악으로 쓰여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누렸다. 문법상 틀린 문장이지만 유명해서 그냥 쓴다.

(사진 찍어 놓은 것도 몇 년 전이고 글로 쓰려고 한 것도 여러 번이지만 매번 다른 글감이 생기는 바람에 이제야 쓴다. 반포 고속터미널 지나갈 때마다 짜증이 났다. 출동하려는 경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 광고판 때문이다. 남성이다. 그리고 (이런 표현 좀 그렇지만) 총체적으로 ‘찐따’상이다. 마치 이렇게 생긴 남성이 장난전화나 잘못 전화를 거는 전형적인 인물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 차별적이고 모멸적인 그림을 수년 째 방치하는 경찰은 제 정신인가. 지역에 이 따위 그림이 있는 것을 보아 넘기는 서초 구청장은 눈이 없는가. 지나치면서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는 남성들은 화가 나지도 않는가. 양성 평등 떠들어대는 페미니스트들은 다른 젠더에게 가해지는 이미지 폭력에는 그 어떤 관심도 없는가. 그리고 만약 그림의 모델이 여성 찐따상이었더라도 댁들은 침묵했겠는가. 21세기 대한민국의 수도에서 벌어지는 이 반문명적인 작태에 나만 분개하는가)

남정욱 객원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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