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진흙탕 땅 굳고, 서방 무기 지원 확보 
젤렌스키, 보급·전술·시점 등 상세보고 받아
러, G7 무기 지원에 '확전'으로 위협
이틀간 키이우에 드론·미사일 100대 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에서 둘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를 방문해 현장 지휘관의 보고를 받고 있다. [AP연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연이틀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한 대반격 개시 시점을 확정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동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진군할지를 이미 결정했다면서 임박한 대반격을 예고했다.

그는 "최고사령부 회의에서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전술 부대 사령관들의 보고가 있었다"면서 "탄약 보급, 새로운 여단 훈련, 우크라이나군 전술 등에 대해서뿐 아니라 (대반격) 시기에 대해서도 보고가 이루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것(대반격 시기 보고)은 최고로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언제 진격할지 시기에 대한 것이다. 결정은 내려졌다"면서 "그동안 준비해온 여단들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과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보도에 따르면 이틀째 계속된 새벽 공습에 이어 이날 러시아는 주간에도 키이우 도심을 겨냥해 미사일을 퍼부었다. 이달 들어서만 15번째 공습으로 개전 이후 최대 규모다. 

2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이 격추되면서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지난 2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우크라이나군에게 요격된 러시아군의 드론이 폭발하고 있다. [AFP연합]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시민들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군 대규모 공습에 지하철역으로 대피해 있다. [AP연합]
2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우에서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사인 주택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연이틀 100기 이상의 드론(무인기)·미사일 공격을 쏟아부은 것에 대해 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의 준비 태세를 허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최근 G7(7국)의 우크라이나의 지원 결정에 대해 오히려 이를 ‘확전 위협’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AFP 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8일 자국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전투기 지원 움직임에 대해 “서방국가들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단계적 확전 행위”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 진영으로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AP연합]

러시아의 무차별 공습에 대해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도 "우크라이나군이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하는 시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며 임박한 대반격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이같은 발언들은 지난 몇개월 동안 끊임없이 논의돼온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작전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을 통해 전문가들은 최근 건조한 날씨로 해빙에 따른 진흙탕 땅이 굳어졌고,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전력 보강도 이루어지면서 대반격 작전의 조건이 갖추어졌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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