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의 발인이 11일 경기 성남시 성남시립의료원에서 치러진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도심 장외집회 연단에 올라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맹비난했다.

9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 씨의 발인은 이날 오전 7시 50분경 성남시립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검찰이 부검을 원치 않는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부검 영장을 기각했고 전 씨의 발인식은 예정대로 이날 장례식장 내부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전 씨의 영정 사진을 든 상주를 스무 명 남짓의 유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전 씨의 부인과 두 며느리는 계속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은 화장을 마친 뒤 오전 11시 반경 장지 용인 아너스톤으로 이동했다. 

유족들은 기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에게 '이제 정치를 그만하라'는 유서 내용은 이 대표를 위해서, 이제는 그만 두고 쉬라는 의미일 것" "'정치 내려놓으라'는 말은 '정치질을 그만 하라'는 의미로 평소에 그런 얘기를 우리에게도 조금씩 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의 최근 발언을 거론하며 "이런 친일 본색이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내심이다. 참으로 이완용이 울고 갈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치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이 다시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 모양을 만들어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자들의 상처에 난도질을 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16~17일 방일과 한일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부 초청장 말고 일본이 양보한 것이 대체 한 개라도 있나. 간도, 쓸개도 다 내줬는데 전범 기업의 배상도, 수출규제 제재 해제 조치도 없지 않나"라며 "세계에 자랑할 이 대한민국이 일본에는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이라는 뜻)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굴욕적 배상안 강행 뒤에는 한일 군수지원 협정과 한미일 군사동맹이 기다리고 있다"며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을 군사 훈련의 이름으로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일, 한반도가 진영 대결의 전초 기지로 전락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며 "군사외교적 자율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그래서 더더욱 이번 강제동원 배상 협상안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참석해 "윤석열 정부가 역사를 팔아먹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굴욕감을 줬다.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정의당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연단에 오르는 이정미 대표를 향해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정의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점 등을 항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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