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 의원 측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동안 '탄핵'이라는 주제어가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내부에서부터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주제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한 문제가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먼저 '탄핵'이란 단어를 꺼내든 것은 안 후보 측이다. 안 후보가 지난 17일 자신을 '민주당 DNA'라 비판한 김 후보에게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찬성하신 분이 그런 말씀 하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응수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안 후보를 향해 국민의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탄핵을 둘러싼 양 후보의 책임론까지 번졌다. 당시엔 공이었던 '탄핵 주도'가 이제는 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 캠프의 김시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철수 후보가 17일 대구유세에서 김기현 후보를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신 분'이라며 또다시 국민의힘을 '탄핵'의 강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 "오히려 '국민의당이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했고,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탄핵을 자기 공으로 삼던 안철수 후보의 발언은 지금도 선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30명이 넘는 현역 국민의당 의원을 이끌고 탄핵을 앞장선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이 발언을 잊었는가"라고 역공에 나섰다. 나아가 "적반하장의 정치공세가 안철수 후보 새 정치의 철학이자 본질인가"라며 "안 후보가 자랑하는 국민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외에 한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라고 반문했다.

이에 유권자들 사이에선 양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당시엔 '자신의 공'이라며 주도했던 문제가 이제는 '당신 탓'이라며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 후보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은 불명확하다. 다가오는 토론과 각종 인터뷰를 통해 이를 확인할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탄핵은 당내에서 아직까지도 민감한 사항으로 다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양 후보의 속시원한 답변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