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드루킹 사조직 '경공모' 관계자 전언 보도
양측 만난 횟수도 8~9회 아닌 15회…경공모 회원 중 공무원 29명

'문재인 대통령 측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대선 전 정치 관련 입장문을 인터넷에 올릴 때 '드루킹'(실명 김동원·48·구속기소)씨로부터 감수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15일 보도했다.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이 만난 횟수도 기존에 알려진 8~9회보다 많은 15회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주도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인(私人) 최순실씨로부터 직접 대통령 연설문을 감수받았다는 등 대부분 허위·과장으로 판명된 의혹 제기로 탄핵에 이른 선례가 있는 만큼, '만 단위' 개수의 기사에 댓글 작업을 벌인 여론조작범과 여권 핵심부 정치인이 더욱 긴밀하게 얽힌 '중대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김 전 의원은 드루킹과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초기 "드루킹에게 감사 인사는 보냈으나 상의하듯 문자를 주고받진 않았다"고 했지만, 거짓 진술이었다는 더욱 확고한 정황이 '양파처럼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형국이다.

조선일보는 드루킹이 조직한 인터넷 카페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대선 두 달 전인 2017년 3월 김 전 의원이 드루킹에게 자기 명의로 배포할 입장문을 감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입장문은 자신의 3월 16일 인터뷰에 대해 해명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문재인 대선 캠프는 민주당 남인순 의원을 여성본부장으로 영입했는데, 일부 지지층이 "남 의원 의정 활동이 왜곡됐다"며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히자 캠프 대변인이던 김 전 의원은 한 매체에 "(남 의원 영입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것은 성평등에 반대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선 김 전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김 전 의원이 3월 18일 진보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 올린 '회원 여러분, 김경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1000자 분량)이 드루킹의 첨삭을 거쳤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경공모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드루킹에게 입장문 원고를 보내면서 수정을 요청했다"며 "경공모 회원들은 드루킹 지시를 받아 그 입장문에 '멋지다' '소통해줘 감사하다' 등의 지지 댓글을 달았고, 인터넷에 퍼날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실제 이 입장문에서 'love***' 'kimc***' 'myj****' 등 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가 10여개 발견됐으며 드루킹 핵심 측근 '초뽀'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댓글도 있다고 지목했다.

한 보안 전문가는 "입장문을 '텔레그램''시그널' 같은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주고받고 삭제했다면, 경찰이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드루킹과 만난 횟수 역시 김 전 의원 스스로의 주장(8~ 9회)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드루킹은 지난주 경찰 조사에서 "2016년 7월쯤 처음 만난 뒤 지난 2월까지 국회 인근에서 15회 안팎 만났으며, 국회 앞 고깃집 등을 이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선 전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활동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2016년 10월~2018년 3월 드루킹 일당이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댓글 9만 건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 10일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3개 포털 사이트에 자료 보존 조치를 요청했다.

경찰은 2016년 11월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들이 김 전 의원에게 보낸 후원금 2700만원에 대해 "후원금을 낸 회원 200여 명 중 80%가 각자 김 전 의원 공식 후원 계좌로 돈을 넣었다"고 했다.

경찰은 또 경공모 회원 4500여 명 중 경찰을 포함한 공무원이 29명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댓글 조작 및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해 21명을 추가로 입건, 총 30명을 수사하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