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반등세로 여름 재유행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자 정부는 코로나19의 재유행을 공식화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사이에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수준의 확산이 계속 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재유행이 빨라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을 공식화하며 BA.5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름철 이동량 증가와 실내감염, 면역효과 감소 등을 재유행의 원인으로 꼽았다.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5는 코로나19 우세종이던 BA.2(스텔스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하며 감염이나 백신으로 생긴 면역을 회피하는 성질을 지녔다. 방역당국은 조만간 BA.5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위협적인 것은 BA.5가 면역회피 특성이 있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을 형성한 사람이라도 쉽게 감염 또는 재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BA.5 변이의 증상이 다른 경우보다 더 심하지는 않다고 한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위중증이 심하게 높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유행하거나 유행했던 나라들을 보면 치명률이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역시 지난 8일 브리핑에서 "BA.5만의 독특한 증상을 별도로 범주화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위중증률이나 사망률은 특별히 큰 차이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중순~5월 초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여름철 이동량과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에어컨 사용 등이 늘어난 것도 유행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 장시간 부유해 10m 이상까지 확산할 수 있다.

예방접종과 기존 면역의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재유행의 원인이다. 확진으로 생긴 자연면역은 3~6개월간 지속된다. 올봄 오미크론 유행으로 형성된 면역효과의 하락은 앞으로 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오는 13일 방역 조치 강화 대책을 발표한다.

손 반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예측모형의 추세와 중증·사망 피해 정도를 판단하면서 방역조치 변경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다양한 방역조치들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변경한다면 어떤 식으로 변경할 수 있을지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실시됐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회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확진자 수가 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12일(98명) 이후 100명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준중증 병상, 중등증 병상의 가동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망자 수도 지난달 12일 이후 20명 미만이다.

이미 적지 않은 국민이 백신을 접종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정부는 재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오는 17일까지 연장된 '7일간 의무 격리'의 해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해제 결정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